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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에 ‘양승태 기자회견’ 기사가 없다[신문읽기] 전직 대통령 수준의 경호 배치 … 그는 ‘피의자 신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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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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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11  10:02:15
수정 2019.01.11  10:3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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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법농단' 의혹 사건의 정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검찰 소환일인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11일 검찰에 출석하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대법원에서 대국민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대법원이 장소 제공을 거부하면 정문 앞에서 입장 표명을 강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하는 그가 대법원을 기자회견 장소로 택한 의도는 뻔하다. 전직 ‘사법부 수장’임을 강조해 법원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이다. 사법 불신 사태의 책임을 통감하기는커녕 마지막까지 신변 챙기기에 골몰하는 행태가 안쓰럽다.” 

오늘자(11일) 한국일보 사설 <대법원에서 입장 발표하겠다는 ‘피의자 양승태’의 오만> 가운데 일부입니다. 전직 대법원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나가는 건 헌정 사상 처음입니다. 더구나 양 전 대법원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자행된 ‘사법 농단’ 사태의 몸통으로 지목됐습니다. 많은 언론이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입니다. 

‘오만’ ‘황제출석’ 등으로 강도 높게 양승태 비판한 언론 

‘그런’ 그가, 경향신문 표현에 따르면 “대법원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여론전”을 펴려고 합니다. ‘대한민국 의전서열 1위’였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도 검찰청사 앞 포토라인에 서서 입장을 밝혔는데 ‘어떤 자격과 권한’으로 자신은 법원 앞에서 입장을 발표하겠다는 걸까요. 

오늘(11일) 오전 9시 양 전 대법원장은 대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전직 대통령 수준의 경호 인력이 배치됐습니다. 저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아니라 ‘양승태 전 대통령’이 기자회견 여는 줄 알았습니다. 

그가 대법원에서 검찰 청사로 이동하는 과정에도 경찰 병력이 배치됐습니다. 대체 ‘피의자 신분’인 양 전 대법원장이 무슨 권리로 ‘이런 특혜’를 누리는 걸까요. 그는 사법농단 의혹에 대해 “이 사건에 관련된 여러 법관들도 각자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적어도 법과 양심에 반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사법 농단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겁니다. 

물론 양 전 대법원장 혐의는 검찰 수사와 재판을 통해 최종적으로 밝혀질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미 언론보도 등을 통해 그가 재판에 개입하고, 법관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입니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차장은 구속됐구요. ‘혐의 전면부인’으로 일관할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오늘(11일) 발행된 전국단위종합일간지들이 일제히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강도 높게 비판한 이유입니다. 양 전 대법원장의 이 같은 행태는 사법 농단의 또 다른 모습이자 국민을 무시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경향신문은 사설 제목을 <피의자 양승태의 ‘황제 출석’ 용납할 수 없다>로 뽑았습니다. 

왜 조선일보는 ‘양승태 기자회견’을 싣지 않았나 

양 전 대법원장의 기자회견 ‘강행’에 대한 평가는 신문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하지만 대부분 1면 혹은 관련 기사 등을 통해 종합면에서 비중 있게 보도했습니다. 침묵한 언론은 없었다는 얘기입니다. 아! 한 군데 있네요. 조선일보입니다. 

처음엔 제가 ‘착각’을 한 걸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조선일보를 열심히 뒤졌습니다. 하지만 없었습니다. 오늘(11일) 조선일보 지면엔 ‘양승태 기자회견’ 관련 기사가 없습니다. 다른 신문과 비교 한번 해보시죠. 조선일보의 ‘이런 지면배치’가 상식적이고 온당한 것인지 정말 의문이 듭니다. 

<MB 땐 있었는데…양승태 조사실엔 왜 ‘침대’가 없을까> (경향신문 12면) 
<피의자 양승태의 ‘황제 출석’ 용납할 수 없다> (경향신문 사설)
<양승태, 檢 포토라인 설까… 오늘 대법원 회견 강행 ‘충돌’ 예상> (국민일보 14면)
<양승태, 대법원내 회견 불허에 밖서 강행> (동아일보 1면)
<대법원 청사 밖 ‘구속촉구’ 집회 예정… 양승태, 기자회견 가능할지 불투명> (동아일보 8면)
<양승태 대법 회견 강행…법원 노조 “결사 저지”> (서울신문 1면)
<전직 대통령급 예우·자정 전 조사 완료 목표… 입장 발표는 강행할 듯> (서울신문 6면)
<‘사법농단’ 피의자 신분 양승태 11일 검찰 출석> (세계일보 1면) 
<포토라인 거부한 양승태…수싸움은 이미 시작됐다> (세계일보 8면)
<양승태 오늘 검찰 출석…대법 정문 앞 회견하는 까닭은> (중앙일보 14면)
<초유의 대법원장 검찰 출두…양승태 혐의 자체가 방패?> (중앙일보 14면)
<7개월 만에 모습 드러내는 양승태… 거짓으로 밝혀진 ‘놀이터 기자회견’>(한겨레 12면)
<양승태 ‘대법 기자회견’ 고수에… 법원노조 “결사저지”> (한국일보 8면)
<대법원에서 입장 발표하겠다는 ‘피의자 양승태’의 오만> (한국일보 사설)

   
▲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의 핵심 피의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검찰 소환조사를 앞두고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동아·중아일보도 비중 있게 보도한 ‘양승태 검찰출석 및 기자회견’을 조선일보는 오늘(11일) 지면에서 침묵했습니다. 조선일보가 ‘양승태 사법농단 의혹’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이 같은 침묵’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이미 언론을 통해 보도됐지만, 양승태 대법원은 상고법원 도입과 관련해 조선일보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습니다. 공개된 법원행정처 ‘문건 리스트’에 따르면 칼럼과 기고문을 비롯해 전문가 좌담회, 설문조사, 기획보도 등을 내부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물론 실제 실행됐는지 여부는 수사 등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 자체만으로도 논란의 여지가 많다는 점입니다. 조선일보의 ‘양승태 검찰 출석과 기자회견’ 침묵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유입니다. 

‘법관 블랙리스트는 없다’는 논조 고수하고 있는 조선일보

김이택 한겨레 논설위원은 지난 10일 칼럼에서 “조선일보는 양승태 대법원이 부적절하게 법관 명단을 작성하고 사찰한 사실까지 드러난 지금도 ‘법관 블랙리스트는 없다’는 논조를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조선일보는 ‘양승태 사법농단 의혹’은 물론 ‘법관 블랙리스트 파문’과 관련해 상당히 소극적인 보도로 일관했습니다. 심지어 ‘양승태 대법원’을 옹호하는 사설을 실은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11일) 지면에선 ‘양승태 기자회견’ 기사도 없습니다. 

‘이 모든 것’을 우연의 일치로 봐야 할까요?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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