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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공정성’은 정치권력과의 관계가 전부?[기자수첩] ‘폴리널리스트’ 비판은 타당…왜 유독 정치권력만 강조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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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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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10  10:13:31
수정 2019.01.10  10:3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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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도한 신임 국민소통수석과 여현호 신임 국정홍보비서관. <사진제공=뉴시스>

※ 이 글은 오늘(1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방송된 ‘행간’을 수정·보완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9일) 6명의 신임 비서관을 임명했습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인사는 국정홍보비서관입니다. 최근까지 한겨레에 기자로 있었던 여현호 전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을 신임 국정홍보비서관에 임명했기 때문입니다. 

하루 앞선 지난 8일 문 대통령은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에 윤도한 전 MBC 기자를 임명했습니다. ‘청와대 2기 홍보라인’을 기자 출신으로 모두 기용했습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까지 포함하면 3명 모두 기자 출신입니다. 

언론계, 기자에서 청와대로 직행 ‘폴리널리스트’ 비판 

‘청와대 2기 홍보라인’에 대한 언론계·시민사회 시선,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대략적인 반응을 한번 볼까요. 다음과 같습니다. 

“청와대는 현직 언론인에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수석 자리를 제안했고, 현직 언론인은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사실에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현직 언론인들이 청와대로 직행하던 과거 정권의 삐뚤어진 언론관과 얼마나 다르다고 할 수 있는가.” (언론개혁시민연대 1월9일 논평) 

“여현호 전 선임기자의 청와대행은 한겨레가 ‘언론인 윤리에 어긋난다’고 줄곧 비판해온 행태에 해당함을 분명히 밝힌다. 권력의 현직 언론인 공직 발탁은 언론과 권력의 건강한 긴장 관계를 허물고, 언론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한다. 청와대에도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힌다.” (전국언론노조 한겨레신문지부 1월9일 성명)

“공영방송의 언론인은 특히 엄정한 정치적 독립과 공정성, 정확성을 요구받는다. 그래서 당사자의 진정성이나 직업 선택의 자유를 떠나, 감시와 견제자에서 정치 행위자로 직행하는 행태는 방송 독립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역행하고, 현역 언론인들의 진정성을 퇴색시키는 일이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1월8일 성명)

이 같은 비판, 어떻게 보시는지요. 저는 타당한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윤도한 신임 국민소통수석. 지난해 12월31일 MBC에서 명예퇴직했습니다. MBC에서 청와대로 가는데 걸린 시간은 8일.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은 지난 7일 한겨레에 사표 제출했습니다. 비서관에 임명된 건 어제(9일)입니다. ‘포지션 이동’에 걸린 시간이 이틀밖에 안 됩니다. 

언론계와 시민단체들은 권력을 감시하는 견제자에서 곧바로 청와대에 직행한 거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합니다. 언론인으로 있을 때 진정성이나 직업 선택의 자유는 인정하지만, 두 사람의 청와대행으로 한겨레와 MBC 현역 언론인들의 진정성이 퇴색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지적입니다. 

언론의 자율성과 공정성은 정치권력과의 관계에 국한되지 않는다

특히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윤도현 수석과 여현호 비서관을 언급하며 ‘이들’이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로 직행했던 언론인들과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지적했습니다. ‘청와대 2기 홍보라인’ 주축들 역시 ‘폴리널리스트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겁니다. 

타당한 지적이지만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활동한 언론인들. 이를테면 이남기 전 SBS미디어홀딩스 사장, 윤두현 전 YTN 보도국장, 민경욱 전 KBS 앵커, 정연국 전 MBC 시사제작국장과 이들을 단순 비교하는 건 무리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직 언론인으로 있을 때의 평가’와 ‘청와대 직행’은 별개로 평가할 대목입니다. 그런 점에서 시민단체와 언론계에서 나오는 비판은 충분히 귀담아 들을 부분이 있습니다. 

제가 안타깝게 생각하는 건, ‘다른 부분’입니다. ‘폴리널리스트’에 대한 비판은 정당하고 타당하지만 왜 유독 우리는 언론의 자율성을 정치권력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판단할까. 이런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오늘(10일) 조선일보가 <방송사 명퇴 8일만에 수석… 신문 칼럼쓰다 바로 비서관>(8면)이란 기사에서 ‘기자’ 윤도한과 여현호의 청와대행을 강하게 비판했더군요. 그런데 이전 정권에서 ‘조선일보 기자 출신 폴리널리스트’에 대해 조선일보가 이런 기준을 적용했던가요. 

적어도 한겨레는 오늘(10일) 자사 지면을 통해 여현호 ‘전 한겨레 기자’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조선일보 지면에서 ‘이런 모습’을 본 적은 거의 없습니다. 조선일보 ‘비판’이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는 이유입니다. 

이런 지적을 꼭 하고 싶습니다. 언론의 자율성과 공정성은 정치권력에 대한 견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정치권력 못지않게 ‘자본권력’ ‘사법권력’ ‘종교권력’ ‘사주로부터의 독립’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상당수 언론은 정치권력을 제외한 ‘다른 부문의 기득권 권력’은 별로 주목하지 않습니다. 혹시 ‘다른 권력’에 비해 정치권력이 상대적으로 만만하기 때문인가요? 

이인용 전 MBC기자가 삼성으로 갈 때 이를 비판한 언론이 몇이나 있었나요. 언론인의 재벌행에 대한 비판. 일부 언론을 제외하곤 거의 없었습니다. ‘종교권력’과 ‘사주로부터의 독립’과 관련해 우리 언론이 얼마나 제대로 된 목소리를 냈나요. ‘폴리널리스트’ 비판은 타당하지만 언론의 자율·공정성을 ‘정치권력’과의 관계에서만 바라보는 시각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 이인용 전 MBC 기자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친정권 프레임’과 ‘반작용의 딜레마’를 조심하라! 

또 하나 언급할 것은 ‘친정권 프레임’과 ‘반작용의 딜레마’에 관한 겁니다. 전국언론노조 한겨레신문지부가 어제(9일) 발표한 성명에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권력을 감시하던 언론인이 하루아침에 권력 핵심부의 공직자로 자리를 옮겼다. 이는 한겨레 보도 공정성에 대한 독자들의 신뢰를 해치는 일로서 매우 유감스럽다.” 

문재인 정부에서 한겨레와 MBC 구성원들은 앞으로 계속 ‘이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사 출신 기자들이 청와대 2기 홍보라인 주축이 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 적대적이고, MBC·한겨레에 비판적인 보수신문에서 주요 사안마다 ‘친정부 프레임’을 들고 나올 수도 있습니다. MBC와 한겨레는 ‘정부를 옹호하는 매체’다 이렇게 비판할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이럴 때 한겨레와 MBC에서 ‘반작용의 딜레마’가 작동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 회사 출신들이 청와대 홍보라인으로 갔지만 우리는 그럼에도 권력을 견제하고 공정하게 보도한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정부 비판에 나설 수 있다는 겁니다. 저는 이 자체가 ‘보수언론 프레임’에 말려드는 거라고 봅니다. 

답은 복잡한 것 같지만 간단합니다. 프레임에 말려들지 말고 ‘사안’별로 가는 겁니다. 권력을 옹호하냐, 비판하냐는 기준이 아니라 ‘정부 정책에 문제점이 있느냐 없느냐’가 우선돼야 한다는 겁니다. 

시시비비를 가릴 것은 명확히 가리고, 관습적인 양비론을 지양하는 보도를 꾸준히 하게 되면 독자와 시청자들은 ‘제대로 된 비판’을 하는 언론이 어디인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언론의 자율성과 공정성은 정치권력과의 관계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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