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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은 있고 ‘재판민원’ 의혹은 없다[기자수첩] 언론은 왜 ‘손혜원 의원’에게만 올인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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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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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21  09:12:44
수정 2019.01.21  09: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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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로부터 손혜원,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제공=뉴시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들의 ‘재판 청탁’ 의혹이 흐지부지되고 있다. 민주당은 서 의원에 대한 징계를 유보한 채 원내 수석대표직 사퇴로 그쳤고, 자유한국당은 이를 용인하는 등 짬짜미를 형성하고 있다. 자신들의 이해관계 앞에서는 만사 제쳐놓고 손을 맞잡는 행태에 허탈함을 넘어 분노마저 치민다.” 

오늘자(21일) 한국일보 사설 <여야, 국회의원들의 ‘재판 청탁’ 뭉갤 생각 하지 마라> 가운데 일부입니다. 주말을 비롯해 오늘 발행된 전국단위종합일간지들이 대부분 ‘손혜원 의원 파문’을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비슷한 시기 제기됐던 ‘재판 청탁’ 의혹은 언론의 ‘감시 레이더’에서 사라졌습니다. 한국일보 지적처럼 “여야의 반응이 이상하리만치 잠잠”하지만 상당수 언론의 관심은 ‘손혜원 의원’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아니 조금 거칠게 말하면 손혜원 의원 파문에 사실상 올인하고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한국일보 홈페이지 캡처>

손혜원 의원 파문에 사실상 올인하는 언론…‘재판 청탁’ 의혹은 침묵 

저는 언론의 이 같은 행태가 도무지 이해가 안 갑니다. ‘재판 청탁’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과 관련한 의혹이 불거지면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서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이던 2015년, 강제추행미수죄로 재판받는 지인의 아들이 실형을 면할 수 있게 해달라며 사법부에 영향력을 넣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은 ‘다툼의 여지’가 있는 손혜원 의원 사건에 비해 상당히 명징한 사건입니다. 서 의원 본인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국회의원의 ‘재판 청탁’ 의혹이 검찰 수사로 일정 부분 드러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핵심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상고법원 설치 관철을 위해 의원들의 재판 민원을 수단으로 한 ‘입법 로비’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이뤄졌다는 겁니다. 

그런데 상다수 언론은 ‘손혜원 의원’은 집중적으로 보도를 하는 반면 ‘서영교 의원’을 비롯한 재판 민원 의혹은 상대적으로 작게 취급합니다. 아니 손혜원 의원 보도량과 비교해보면 사실상 침묵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저는 자유한국당이 ‘재판 거래’에 대해 사실상 침묵하고 있는 건 이해하는(?) 대목이 있습니다만 언론이 자유한국당과 비슷한 태도를 보이는 건 도무지 이해가 안 갑니다. 

자유한국당이 왜 ‘재판거래’ 의혹에 대해 소극적이냐구요? 양승태 대법원의 ‘입법 로비’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의 이상한 대응을 한번 볼까요.  

자유한국당은 지난 17일 국회 윤리위원회에 손혜원 의원에 대한 징계요구서를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재판 청탁 의혹이 제기된 서영교 의원에 대해선 징계를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이뿐인가요. 자유한국당은 하루 뒤인 18일 ‘손혜원 랜드 게이트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까지 출범시켰습니다. 그런데 서영교 의원에 대한 대응 조처는 없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재판 청탁’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의원들 이름도 거론이 됐기 때문입니다. 무슨 말이냐? 자유한국당 역시 ‘재판청탁’ 의혹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 자유한국당 김순례(오른쪽), 김현아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목포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의 국회윤리위 징계요구안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재판 청탁’ 의혹 자유한국당의 침묵…하지만 언론은 ‘침묵 대열’에 동참하나 

‘재판 청탁’ 의혹은 서영교 의원에게만 제기된 게 아닙니다. 전병헌 전 민주당 의원도 양승태 대법원 로비 대상이 됐다는 게 검찰 판단이고 자유한국당은 이군현·노철래 전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이번 파문 이전이긴 하지만 지난해 판사 출신의 3선인 홍일표 한국당 의원도 사법부의 입법 로비에 연루된 정황이 법원행정처 문건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유한국당이 서영교 의원 징계를 요구하면 어떻게 될까요. 지난 19일 한겨레는 관련 내용을 보도하면서 ‘같은 기준’을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적용해야 하는 딜레마에 놓이게 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서영교 의원 파문’에 침묵하는 이유입니다. 

언론이라면 ‘한국당의 이런 꼼수’를 비판해야 하는 게 기본 아닌가요. 물론 자유한국당 ‘꼼수’와 함께 사법개혁에 목소리를 높여온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파문에 대해 미온적인 조치를 내린 것도 문제 삼아야 합니다. 

   
▲ 좌로부터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이군현·노철래 전 의원, 홍일표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제공=뉴시스>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은 ‘양승태 사법부’ 시절 자행됐던 사법농단에 목소리를 높이면서 사법개혁을 추진해 온 정당인데 정작 민주당 소속 의원의 ‘재판 청탁’ 의혹이 제기되니까 징계조차 내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중 잣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문제는 상당수 언론이 자유한국당의 ‘이중적 태도’는 물론 ‘재판 청탁’ 의혹 보도를 거의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면과 화면을 보면 ‘손혜원 의원’만 있고 ‘재판민원’ 의혹은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최소한 한국일보 오늘(21일) 사설처럼 “손혜원 민주당 의원의 부동산투기 의혹에 대해서는 거세게 삿대질하면서도 그보다 더 구조적이고 심대한 사안인 재판 청탁에 눈감는 한국당의 행태도 마찬가지다. 한국당 의원들도 재판 청탁 명단에 등장했기 때문인데, 초록 동색이 따로 없다” 정도의 비판은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언론, 당신들에게 묻습니다. 여러분은 왜 이렇게 ‘손혜원 의원’에게만 올인하는 겁니까.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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