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의원들도 “‘임을 위한 행진곡’, 5.18 주제곡으로 해야”

김무성 “왜 중단시켜 국론 분열시키나”…강기정 본회의장서 불러

정부가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상징과도 같은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식에서 퇴출시키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에서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33주년 5.18 기념식을 불과 열흘 가량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공식식순에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을 포함시킬지 여부가 주목된다.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은 8일 열린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은 과거 민주화 투쟁시절 저 자신도 하루에 몇 번씩 불렀던 민주화 투쟁의 주제가였다. 노래 가사 어디어도 반국가적, 친북적 내용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며 “오랫동안 불려왔던 노래를 왜 중단시켜서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는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5.18 기념 행사용으로 별도 노래를 제정하기 위한 예산이 책정돼 있다고 하는데 아까운 예산 낭비하지 말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식 주제가로 선정해 5.18 유가족과 광주시민들이 원하는 바와 같이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심재철 의원도 “애국가를 대신하고자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겠다는 것이 아닌데 굳이 별도의 노래를 만들 필요가 있을까 하는 것에 김 의원의 말씀에 동의를 표시한다”고 거들었다.

같은 당의 하태경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taekyungh)에 “개천절, 한글날 등엔 모두 기념곡이 있다. 국가기념일인 5.18에도 기념곡을 둔다면 기존에 있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일 좋다”는 글을 남겼다. 다만, 하 의원은 “애국가도 부르고 이 노래도 부르는 것이다. 일부 좌파진영에서 애국가는 부르지않고 이 노래만 부르는 것은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하 의원은 “새누리당은 근대화 뿐만 아니라 한국의 민주화도 포용해야한다”며 “만약 새누리당 자체로 5.18 기념식을 한다면 애국가에 이어 임을위한행진곡을 다같이 불렀으면 좋겠다. 새마을 노래는 새누리당 노래고 임을위한행진곡은 민주당 노래라는 이분법은 극복돼야(한다)”는 생각을 나타냈다.

이에 앞서 전날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퍼졌다. 강기정 민주당 의원이 이날 열린 본회의 5분 발언 시간을 통해 이 노래를 열창한 것이다. 강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 북구 갑에는 망월동 구 5.18 묘역이 위치해 있다.

“이 정부가 5.18 기념식장에서 노래를 못부르게 한다고 해서 광주가 참 혼란스럽고 분노하고 있다”고 운을 뗀 강 의원은 ‘임을 위한 행진곡’이 만들어지게된 배경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한 후 “그 노래를 한번 제가 불러볼테니까 들어봐달라”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씩씩하게 불렀다. 본회의장 전광판에는 ‘임을 위한 행진곡’의 가사가 나타났다.

노래를 마친 강 의원은 “이 노래는 5.18 때 많은 광주시민들이 죽어갈 때 살아있는 사람이 그 죽음에 대해 미안해서 불렀던 노래”라며 “1997년 5.18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돼 정부 주관으로 첫 기념식을 할 때도 불려졌고 2002년 (5.18 묘지가) 국립묘지로 승격될 때도 아주 자연스럽게 불려졌다”고 언급했다.

강 의원은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이어져 온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과 언론을 통해 보도된 5,18 공모전 수상작 교체논란 등을 언급한 후 “이렇게 5.18 정신을 계속 능멸하고 지운다면 박근혜 정부를 우리 정부라고 부를 수 없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은 역사이고 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배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8일 현안브리핑을 통해 “강기정 의원이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장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이 노래를 민의의 광장인 국회로 불러낸 것”이라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정하는 것은 ‘5.18 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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