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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에는 ‘휘문고 횡령’ 보도가 없다…왜?[기자수첩] 조선일보는 왜 이렇게 ‘명문사학’ 비리에 관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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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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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05  08:35:51
수정 2018.12.05  08:4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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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문고의 학교법인 전·현직 이사장이 수십억대의 학교발전기금을 횡령해 적발됐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55억원 가량의 교비를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학교법인 ‘휘문의숙’ 전 이사장 민모 씨와 휘문고 전 교장·행정실장 등 8명을 업무상 횡령 혐의로 조사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습니다. 이들은 2008년 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운동장, 강당, 식당 등 학교 시설물을 한 교회에 빌려주고 53억 원을 받은 뒤 교비로 사용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황당한 것은 이들이 ‘개인적으로 사용한 용처’입니다. 전 이사장 민모 씨 등은 휘문고 명의의 법인카드로 단란주점 등에서 4천5백만 원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명예 이사장인 김모 씨 역시 재단 명의 법인카드로 호텔·음식점 등에서 2억3천만 원을 사용했습니다. 

   
   
▲ <사진출처=YTN 화면캡처>

중앙일보와 채널A도 보도한 휘문고 횡령 비리 의혹…조선일보는 ‘침묵’ 

경찰에 따르면 ‘휘문의숙’ 관계자들은 이들의 횡령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기 때문에 많은 언론이 관련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대략적인 제목만 간단히 추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53억 학교 돈 빼서 호텔·단란주점 ‘펑펑’… 휘문고 재단 이사장 등 9명 검거> (국민일보 12월4일)
<휘문고, 기막힌 횡령 백태…학교 돈으로 단란주점> (머니투데이 12월5일)
<단란주점·묘지 관리를 교비로… 휘문고 이사장 등 8명 檢 송치> (서울신문 12월5일자 12면)
<‘강남 8학군’ 휘문고 법인 이사장, 학교 돈 55억 빼돌렸다 적발> (중앙일보 12월4일) 
<‘휘문고’ 재단 이사장 모자, 교비 빼돌려 호텔·단란주점서 펑펑> (한겨레 12월5일자 13면)
<‘사학비리’ 휘문고 이사장·교장 등 55억 원 교비 횡령> (SBS 12월4일)
<휘문고 재단 명예 이사장, 공금 55억 횡령> (YTN 12월4일)
<휘문고 일가, 발전기금 받아 단란주점·호텔서 사용> (채널A 12월4일) 
<휘문고 발전기금 53억 꿀꺽…법인카드로 유흥비 펑펑> (MBN 12월4일)
 

이번 ‘휘문고 횡령비리’ 의혹은 지난 3월 서울시교육청이 사학비리를 특별감사한 이후 적발된 내용이고, 경찰 또한 자체 첩보를 입수해 수사를 해왔다는 점에서 상당히 근거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검찰 수사 등을 지켜봐야 하지만 비리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입니다. 

흔히 말하는 ‘강남 8학군’의 대표적인 사학에서 이런 비리가 불거졌다는 점만으로도 ‘뉴스가치’는 충분히 있습니다. 많은 언론이 관련 내용을 보도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유독 ‘휘문고 사학비리’ 기사가 보이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 조선일보와 TV조선입니다. 물론 어떤 사안을 보도할 것인가? 이는 언론사가 전적으로 판단할 일입니다. 

하지만 오늘자(5일) 3면에서 <최고 법관들의 불법… 文정부가 임명한 5인, 위장전입 22차례>라는 제목으로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대법관들’을 준엄하게 꾸짖은 조선일보라면, 이보다 몇 배 ‘죄질’이 좋지 않은 ‘명문사학 전현직 재단 이사장 횡령 비리 의혹’은 사회면 주요기사로 보도해야 하는 게 일관성 있는 태도 아닐까요? 

‘조선일보 휘문고’로 포털에서 검색하면 조선일보 주최 ‘청룡기 고교야구’ 기사가 뜬다

재밌는 건 포털에서 ‘조선일보 휘문고’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하면 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청룡기 고교야구대회 기사가 ‘종종’ 보인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기사입니다. 

“고교야구 최강을 가리는 제73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이 11일부터 23일까지 13일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펼쳐진다. 전국에서 총 40개 팀이 출전해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팀을 결정한다. 최근 다섯 차례 대회에선 수도권 팀이 네 번 우승했다. 올해도 덕수고와 서울고, 휘문고 등이 우승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청룡기 드라마’ 내일 개막… 서울팀 강세에 지방팀 도전장 / 2018년 7월10일 조선일보) 

또 다른 특징은 휘문고 출신 스포츠선수들 기사가 많이 검색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조선일보의 ‘휘문고 관련 기사’는 주로 스포츠 관련 기사가 많은 게 특징입니다. 

물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휘문고 비리 의혹’ 기사가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좀 이상합니다. 

지난 11월15일 ‘조선비즈’ 기자가 쓴 <경찰, 휘문고 법인 건물 소유 임대업자 130억대 횡령 수사>라는 제목의 기사인데 “서울 휘문중·고교가 속한 학교법인 휘문의숙 소유의 건물 임대업자가 입주민 보증금 130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는 쪽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학교법인 ‘휘문의숙’ 비리 의혹 부분은 간단히 언급하고 넘어갑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이번 경찰 수사 결과, 임대업자 신모 씨는 ‘휘문의숙’ 이사장의 지인으로 밝혀졌는데 경찰에 따르면 이사장이 주택임대관리업에 등록도 하지 않는 신씨와 임대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저는 조선일보가 11월15일에 보도한 후속차원에서라도 ‘휘문고 횡령 의혹’은 보도를 해야 한다고 보는데 조선일보도 침묵, TV조선도 침묵입니다. ‘명문고’ ‘특성화고’ ‘자사고’ 관련 사안은 비중 있게 보도하는 조선일보가 유독 해당 학교에서 발생하는 비리 의혹은 상대적으로 적게 보도한다고 느끼는 건 저만의 생각일까요?

노파심에서 하는 얘기지만 설마 ‘휘문고 횡령 비리’ 의혹을 보도하지 않은 이유가 ‘청룡기 고교야구 대회’ 때문은 아니겠지요? 아닐 거라 믿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다시 질문을 던집니다. 조선일보에는 ‘휘문고 횡령 비리’ 의혹 보도가 없습니다. 대체 왜?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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