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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택 교수는 왜 조선일보에 칼럼을 쓰는 걸까[언론비평] 촛불 이후 각종 ‘개혁’에 반대 목소리 내온 조선일보에 대한 입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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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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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05  08:47:05
수정 2018.11.05  09: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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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는 지난 정권하에서의 재판 거래 혐의로 권위와 신뢰를 잃어버렸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재의 사법부가 권력으로부터 매우 독립적인 존재로 보이지는 않는다. 촛불 집회 당시에는 적폐 청산 대상 1호였던 검찰은 새로운 권력을 돕는 적폐 청산의 주체가 되었다. 2년 전 편향됐던 언로는 또다시 다른 쪽으로의 편향으로 이어졌고, 권력을 잃은 반대파의 울분과 탄식은 ‘가짜 뉴스’로 재갈을 물리려고 한다.” 

오늘자(5일) 조선일보에 실린 강원택 서울대 교수(정치외교학부)의 칼럼입니다. 제목이 <‘촛불 2년’, 무엇이 바뀌었을까>입니다. ‘촛불혁명’으로 집권한 문재인 정부가 과거 정부와 다를 거 없다는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 부서 위에 군림하는 청와대의 권력은 더욱 강화되었고 그만큼 하위 행정 부서의 자율성은 약화되었다”는 대목 – 제가 보기에 강원택 교수의 문제의식(?)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사법개혁에 저항하는 사법부 문제점에 대해선 왜 언급이 없는 걸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강원택 교수 주장에 대부분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조선일보에 실리는 칼럼 가운데 강원택 교수의 글은 동의하는 부분이 ‘그나마’ 많았었는데 이번 칼럼은 그러기가 매우 어렵더군요. 

다른 건 논외로 하더라도 지난 9년간 ‘이명박근혜 청와대’ 앞에 철저히 종속적이었던 국가기관들과 지금의 사법부·검찰을 ‘동일선상’에 놓는 것 자체가 공정한 태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강 교수는 ‘지난 정권 하에서 재판 거래 혐의로 권위와 신뢰를 잃어버린 사법부’가 현재 사법개혁 움직임에 어떤 태도를 보이고 있는지 그리고 재판거래 수사에 어떤 저항(?)을 하고 있는지 보이지 않는 걸까요? 

그런데 재판거래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고위 법관들이 법원 내부게시판에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듯한 글을 계속 올리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침묵한 채 “현재의 사법부가 권력으로부터 매우 독립적인 존재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강 교수 지적이 온당하다고 보지 않습니다. 

또 정권교체 이후에도 재판거래에 연루된 의혹 당사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계속 기각시키는 현재의 사법부 문제점은 언급하지 않은 채 “현재의 사법부가 권력으로부터 매우 독립적인 존재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강 교수 지적이 공정하다고 보지도 않습니다. 

강원택 교수는 “촛불 집회 당시에는 적폐 청산 대상 1호였던 검찰은 새로운 권력을 돕는 적폐 청산의 주체가 되었다”고 했지만 저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그나마 ‘사법개혁’에 가장 적극적인 곳이 검찰 정확히 말해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체제’의 검찰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제가 강 교수의 칼럼을 ‘기계적 균형’을 가장한 매우 편파적인 칼럼이라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강원택 교수가 가장 먼저 질문을 던져야 하는 곳은 조선일보 

저는 무엇보다 강원택 교수가 ‘양승태 대법원 시절’ 벌어진 재판거래 의혹과 관련해 그동안 조선일보가 보도한 ‘논조’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가 궁금합니다. 조선일보는 재판거래 의혹이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재판거래는 없었다’는 쪽에 힘을 싣는 보도를 계속 해왔기 때문입니다. 

특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이 지난 5월25일 법원행정처 컴퓨터에서 찾아 공개한 문건을 보면 ‘조선일보 보도 요청사항’(2015년 9월20일) 등의 문건도 다수 발견됐습니다. 

당시 특조단이 보고서에서 ‘양승태 사법부’에 비판적인 판사들의 움직임과 관련해 “보수언론을 통해 대응 논리 유포→고립화 전략 추진. 진보 성향 판사들의 돌출성 언행 전략 등 부각” 따위 방안을 검토했다고 밝힌 대목이 있는데 단정할 순 없지만 진보성향 판사들에 대한 비판을 보수언론을 통해 부각시키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미 고발뉴스를 비롯해 일부 언론이 의혹을 제기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이른바 법원행정처 문건에서 조선일보는 다수 등장하고 있습니다.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사법부 개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온 조선일보 보도를 감안하면 제대로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강원택 교수는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눈을 감으면서 ‘현재 사법부는 권력에 독립적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이명박근혜 정권 시절 기득권 세력들이 여전히 개혁에 저항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은 채 “권력을 차지한 얼굴들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저는 ‘사법개혁’과 ‘적폐청산’에 가장 강하게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곳이 조선일보라고 생각하는데 그곳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는 강 교수는 ‘조선일보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습니다. 제가 강원택 교수 칼럼에 동의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 좌로부터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진제공=뉴시스>

‘기무사 개혁’ ‘사법개혁’에 반대 목소리 내온 조선일보…강원택 교수 입장은?

지난 7월 ‘기무사 계엄령 문건’과 관련해 강원택 교수가 조선일보에 기고한 칼럼을 저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는 당시 고발뉴스를 통해 강 교수의 칼럼에 상당 부분 동의하면서도 한 가지 아쉬운 점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강원택 교수는 야당의 대응만 비판했지만 야당 못지않게 ‘기무사 개혁’을 방해하고 진상조사에 태클을 걸었던 것은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보수’언론이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강원택 교수 칼럼에 야당 비판만 있고 ‘보수 언론’에 대한 비판은 없다는 점을 지적했지요. 

이번에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개혁에 미온적’이라고 비판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권력을 차지한 얼굴들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라는 지적은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마찬가지로 ‘기득권 세력의 저항으로 개혁이 더디다’는 비판과 ‘권력을 차지한 얼굴들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는 비난 역시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강원택 교수는 ‘청와대 권력’이 더 강화되고 여당은 기득권 집단이 됐다는 점을 주목했지만 저는 강 교수가 왜 여전히 개혁에 저항하고 있는 과거 기득권 세력에 대한 비판은 소극적인지 의문이 듭니다. ‘기무사 개혁’ ‘사법개혁’에 반대 목소리 내온 조선일보에 ‘개혁’과 관련한 글을 기고하는 것도 제가 보기엔 모순적으로 보입니다. 강원택 교수는 왜 조선일보에 칼럼을 쓰는 걸까요.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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