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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2 북미정상회담, 가장 ‘튀는’ 사설을 쓴 언론사는?[비평] ‘단기간내 CVID 이뤄지지 않으면 대북제재 유지해야 한다’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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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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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12  09:06:30
수정 2018.06.13  08:4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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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회담의 관건은 미국이 요구하는 북한의 비핵화와 북한이 바라는 체제안전 보장 사이에서 어떻게 접점을 찾느냐다 … 회담은 상대가 있는 것이라 어느 쪽도 일방적 승리를 거두기는 어렵다. 그러나 비핵화는 북·미 모두 당위성을 인정하고 있는 만큼 분명한 성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마지막으로 김 위원장의 통 큰 결단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북한을 위대하게 만들 단 한 번의 기회를 살려 핵을 버리고 정상국가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역사적 담판의 새날이 밝았다. 이번 회담의 성공으로 한반도에도 평화의 새날이 밝아오길 간절히 기원한다.” (중앙일보 6월12일자 사설) 

오늘자(12일) 중앙일보 사설 가운데 일부를 요약했습니다. 북미정상회담을 바라보는 중앙일보의 시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사실 이런 기조는 중앙일보만의 시각이라 하기는 어렵습니다. 오늘 전국단위종합일간지 가운데 상당수가 ‘비슷한 논조’의 사설을 실었기 때문입니다. 오늘자 한겨레 사설을 잠깐 살펴볼까요? 

중앙일보 “회담 성공으로 한반도에 평화의 새날이 밝아오길 기원” 
한겨레 “이번 정상회담이 평화의 새 시대 여는 자리가 되길 기대” 

“미국은 회담 직전까지도 북한에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의 명문화를 요구했고, 북한은 여기에 맞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체제보장’(CVIG)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 완전한 핵폐기라는 미국의 관심사와 완전한 체제보장이라는 북한의 관심사는 서로 충돌하는 면이 있기 때문에 언제라도 협상이 어긋날 수 있다. 북-미가 지난 몇달 동안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도 여기까지 왔다는 것은, 두 나라가 회담 성공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역으로 보여준다고 할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이 전쟁과 대결의 과거와 결별하고 평화의 새 시대를 여는 ‘통큰 담판’의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 (한겨레 6월12일자 사설) 

짐작하신 것처럼, 중앙일보와 한겨레 사설의 공통점은 ‘이번 회담 성공으로 한반도에 평화의 시대가 열리기를 기대한다’는 취지입니다. 협상이라는 게 상대방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양보와 타협은 필수입니다. 북한이나 미국 모두에게 요구하는 사안이죠. “회담은 상대가 있는 것이라 어느 쪽도 일방적 승리를 거두기는 어렵다”(중앙) “완전한 핵폐기라는 미국의 관심사와 완전한 체제보장이라는 북한의 관심사는 서로 충돌하는 면이 있기 때문에 언제라도 협상이 어긋날 수 있다”(한겨레)는 지적이 겨냥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부분입니다. 그만큼 한겨레가 중앙일보 모두 회담 성공을 바란다는 얘기입니다. 

오늘자(12일) 다른 신문들도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정도의 차이는 조금씩 있지만 비슷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략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번 회담의 핵심은 미국이 원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와 북한이 요구해온 ‘불가역적’ 체제안전 보장 및 제재해제가 어떤 수준에서 거래되느냐일 것이다 … 70년에 걸친 뿌리 깊은 적대관계와 북핵 문제가 한 차례 회담으로 일거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번 회담을 통해 두 정상이 신뢰를 쌓을 수 있다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긴 여정을 함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싱가포르 회담이 평화로 가는 역사적인 이정표가 되기를 한국인은 물론 세계인도 바라고 있다.” (경향신문 6월12일자 사설) 

“북미 정상회담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결단만 남았다. 물론 양 정상이 적대관계 해소에 합의해도 완전한 비핵화와 관계 정상화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북미의 뿌리깊은 적대관계를 감안하면 두 정상이 한 테이블에 앉는 것 자체로 의미가 크다. 과감한 결정으로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것처럼 북미 두 정상이 또 한번의 통 크고 담대한 결단으로 한반도에 평화의 이정표를 세우길 기대한다.” (한국일보 6월12일자 사설) 

“오늘 북-미 정상의 만남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여정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프로세스의 시작’이라고 했고, 김정은은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도 어제 “정상회담 한 번으로 일거에 해결될 수는 없다”며 ‘긴 호흡’을 주문했다. 켜켜이 쌓인 불신을 걷어내고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 이제 시작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순항 여부는 두 정상이 얼마나 견고하고 지속 가능한 합의를 이뤄내느냐에 달려 있다.” (동아일보 6월12일자 사설) 

“무엇보다 ‘빅딜’이 현실화되려면 방법과 시간표가 들어간 로드맵도 제시돼야 한다. 그것이 북·미 사이에 반복됐던 비핵화 합의와 파기의 전철을 밟지 않는 길이다 … 이와 더불어 북한 체제 안전 보장과 직결되는 한반도 종전선언도 나오길 기대한다. 평화협정체결과 북ㆍ미 수교 등의 밑그림도 구체화되길 바란다. 두 정상이 통 큰 결단을 한다면 한반도 정세는 급물살을 타고 평화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서울신문 6월12일자 사설) 

동아 “북미정상 만남,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여정의 출발점” 
한국 “두 정상이 한 테이블에 앉는 것 자체로 의미”
 

동아일보의 경우 “빠른 성과를 내기 위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원칙이 흔들려선 안 된다”고 지적했지만 “켜켜이 쌓인 불신을 걷어내고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 이제 시작되는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북미 정상이 만나는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오늘(12일) 전국단위종합일간지 가운데 유독 ‘튀는’ 사설이 있습니다. 조선일보입니다. 중앙일보와 동아일보와도 ‘궤’를 달리하는 사설을 실었습니다. 

“이번 회담의 성패 판단은 복잡하지 않다. 공동성명이 어떤 미사여구로 포장됐다고 해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를 ‘길지 않은 기간 내에’ 실천한다는 명백한 합의가 없으면 의미가 없다. ‘길지 않은 기간’은 통상 트럼프의 임기인 향후 2년 이내라고 보는 것이 상식이다 … 문제의 핵심은 핵 폐기의 시한을 명시하고 그 시한 내에 CVID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북 제재를 해제하지 않는 것이다. 북이 핵 포기의 진정성이 있다면 이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9·19 성명에도 미·북 수교와 평화 체제 등이 모두 들어 있었다. 이를 실천하는 데는 아무런 장애가 없다.” (조선일보 6월12일자 사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사실 경향신문이 언급한 것처럼 “양 정상이 적대관계 해소에 합의해도 완전한 비핵화와 관계 정상화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완전한 비핵화’에 구체적 시한을 명시한다 해도 검증 등의 과정을 고려하면 최소한의 물리적 시간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CVID를 실천한다는 부분이 합의문에 구체적으로 포함된다고 해도 ‘합의문 조약’이 미 의회를 통과하지 않으면 현실적인 효력이 없습니다. 이런저런 상황을 감안하면 동아일보 지적처럼 “순항 여부는 두 정상이 얼마나 견고하고 지속 가능한 합의를 이뤄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조선일보 사설에서 이런 부분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이번 만남의 역사적 의미 등에 대해서도 최소한 평가해줄 법도 한데 조선일보는 “여러 난관이 남아 있겠지만 전체적인 상황이 기대를 갖게 한다”고 사설 서두에서 간단히 언급한 이후 “문제의 핵심은 핵 폐기의 시한을 명시하고 그 시한 내에 CVID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북 제재를 해제하지 않는 것”이라는 자신들의 속내를 바로 드러냅니다. 오늘자 조선일보 사설 제목은 <‘단기간 내 CVID 북핵 폐기’ 나와야 한다>입니다. 

중앙일보와 동아일보조차도(!) “비핵화는 북·미 모두 당위성을 인정하고 있는 만큼 분명한 성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켜켜이 쌓인 불신을 걷어내고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 이제 시작되는 것”이라고 기대하는 상황에서 조선일보는 “핵 폐기의 시한을 명시하고 그 시한 내에 CVID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북 제재를 해제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조선일보는 이번 ‘6·12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바라기는 바라는 걸까요? 오늘자 사설을 보며 드는 의문입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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