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사찰, 비선보고 관여’ 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구치소 대기를 위해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국가정보원 동원 불법사찰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관이 세번째만에 결국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5일 오전 0시 54분경 우 전 수석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권 부장판사는 “혐의사실이 소명되고 특별감찰관 사찰 관련 혐의에 관하여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권순호 부장판사는 앞서 지난 4월12일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2번째로 청구된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권 부장판사는 당시 “혐의 내용에 관하여 범죄성립을 다툴 여지가 있고, 이미 진행된 수사와 수집된 증거에 비추어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음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아,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지난 2월 1차 때도 직권남용죄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당시 박영수 특검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직무유기, 특별감찰관법 위반, 국회 모욕죄 등 4가지 혐의 사유로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오민석 부장판사는 2월22일 새벽 “영장청구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의 정도와 그 법률적 평가에 관한 다툼의 여지 등에 비추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이에 대해 영장전담판사를 지냈던 이정렬 전 부장판사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 영장 기각 때를 돌이켜 보면 가담 정도가 약하다고 했다”며 “우병우 전 수석은 윗선이니까 가담 정도가 중하다고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첫번째 영장기각 때는 범죄 성립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봤다”며 “그때 혐의가 직권남용죄였다. 이번에도 직권남용죄이다”고 비교했다. 그는 “오히려 1차 때 구속됐어야 했는데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결국 일관성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또 이 전 판사는 “우 전 수석이 이번에 검찰에 출석하며 ‘숙명이라면 받아들이겠다’고 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쪽이나 우병우 전 수석 쪽은 어느 정도 받아들이고 포기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법률적인 것과 달리 일련의 흐름이 우병우나 박 전 대통령 쪽을 집중해서 보호했던 관점에서 MB라인쪽을 상대적으로 신경쓰는 쪽으로 전환하지 않았나는 느낌이 든다”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이 전 판사는 “법리적으로 일관됐으면 그럴 수도 있겠다 하겠지만 왔다갔다 한다, 법리적으로 봐도 앞뒤가 안 맞는 결정들이 나온다”며 “그것이 뒷배경에 대해 의심이나 추측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국정농단 사태 내부고발자인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은 SNS에서 “이제서야.. 이제라도..”라고 촌평했고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쁘다, 국민이 이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