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로부터 전병헌 전 정무수석,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 우병우 전 민정수석 <사진제공=뉴시스>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14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법원의 기류가 바뀌었다”며 기각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

우 전 수석의 영장실질심사를 맡게 될 판사는 전병헌 전 정무수석의 두번째 영장을 기각한 권순호 부장판사로 같은 논리를 적용하면 ‘기각’이라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부장판사는 13일 “피의자의 뇌물 관련 범행이 의심되기는 하나, 이미 드러난 보좌관의 행위에 대한 피의자의 인식 정도나 범행 관여 범위 등 피의자의 죄책에 관해 상당 부분 다툴 여지도 있다”며 전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뇌물 범행이 의심은 되는데 다툴 여지가 있다는 취지의 기각 문구는 본 적이 없는 기각 사유”라며 반발했다. 

노영희 변호사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사실 예전 같으면 상상할 수 없는 기각 사유”라고 말했다. 노 변호사는 “이 정도의 범죄가 소명 되고 증거가 많이 수집돼 있고 객관적으로 여러 핵심 관련자들이 구속돼 있으면 당연히 구속을 시켰다”고 지적했다.  

노 변호사는 “예전 같으면 당연히 영장이 나오는 사안인데 똑같은 패턴으로 기각 사유가 나온다는 것은 앞으로 법원이 영장 발부를 아주 신중하게 하겠다는 얘기”라며 “기류가 바뀐 것 같다”고 분석했다.

우병우 전 수석에 대해서도 노 변호사는 “같은 패턴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우 전 수석의 업무 범위가 매우 애매하고 추상적이기에 그동안 기각됐는데 이번에도 (전 전 수석의 사례와) 같은 판단으로 또 기각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기류가 바뀐 이유에 대해 백성문 변호사는 “명확하게 판단하기는 좀 어렵지만 기점이 딱 김관진 전 국방장관이 구속적부심으로 석방된 이후부터”라고 지적했다. 

백 변호사는 “석방 되려면 사정변경들이 있어야 하는데 전혀 없이 영장전담판사의 판단을 그대로 뒤집었다”고 신광렬 형사수석부장판사의 김관진 전 국방장관 석방을 짚었다.

김태현 변호사는 SBS 라디오 ‘정봉주의 정치쇼’에서 “법원 기류가 완전히 바뀌었다”며 “불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형사소송법의 불구속 수사 원칙을 강화하려는 기류로 바뀌었다”며 “이대로 가면 우병우 전 수석은 물론 최경환, 이우현 자유한국당 의원 등도 기각될 것”이라고 했다. 

백성문 변호사는 “통상 영장을 치면 이틀 안에 영장실질심사를 해야 하는데 우 전 수석의 경우 피의자 방어권 행사 차원에서 변호인 의견서도 내게 해주고 영장심사도 3일 후로 잡았다”며 “기각 의견이 많다”고 법조계 흐름을 전했다. 

그러면서 백 변호사는 “법원의 판단은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제 국민들이 영장전담판사의 이름을 다 안다”며 “어떤 분은 기각요정이라는 별명까지 있다”고 꼬집었다. 

박지훈 변호사는 “불구속 수사에 동의하지만 일반 사건에서 적용하면 된다”며 “이제껏 다 구속을 하다가 지금은 구속은 안된다는 것이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국정농단 사건은 이번에 잘 정리돼야 하는데 초를 친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