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대영 KBS 사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한국방송공사·한국교육방송공사에 대한 국정감사가 정회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 EBS에 대한 국정감사가 26일 오전 파행된 데 이어 오후에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오전 과방위 국정감사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방송통신위원회 항의 방문으로 파행됐다. 이에 다른 정당들의 요청으로 국회법 제50조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간사가 사회권을 행사해 속개하기로 결정했다. 그러자 자유한국당은 ‘정회 꼼수’로 또다시 무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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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방통위 항의 방문에 참여했던 신상진 과방위원장은 ‘몸이 아파 병원에 간다’며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사회권을 넘기고 불참했다. 

박대출 위원장 직무대행은 “위원장이 갑자기 건강상 이유가 생겨 병원에 가느라고 사회권을 제게 넘겼다”며 “방통위 보궐 이사 선임과 관련해 긴급 논의가 필요하니 정회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국정감사는 여야 합의에 의해 정해진 일정이다, 자유한국당은 의원총회가 있으면 하라”며 “왜 자유한국당의 주장만으로 전체 국감을 파행으로 몰고 가는가”라고 반대했다. 

방통위의 방문진 보궐이사 선임 결정 날짜를 두고서도 이견이 오갔다. 

박대출 의원은 “보궐이사 인선을 국감 이후로 한다고 했다가 갑자기 어제 방침을 뒤집고 오늘 전격적으로 회의를 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이은권 의원도 “이효성 위원장이 국감 끝나고 이사 선임을 하도록 검토하겠다고 분명히 했음에도 갑자기 선임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성수 민주당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방통위가 보궐이사 선임의 건을 국감 이후로 하기로 했다고 하는데 들은 사실이 없다”며 “허욱 부위원장이 나와 있으니 직접 확인해보자”고 요청했다.

허욱 부위원장은 “국감 이후로 늦추기로 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허 부위원장은 “월요일에 방통위원 5명이 회의를 했는데 25일 공식적으로 상임위를 열어 방문진 이사 선임을 하자고 했다”며 “일부 위원이 굉장히 반대해서 원만한 방통위 운영과 국감이 진행중인 상황을 감안해서 잠시 늦추자는 것만 합의가 됐다”고 말했다. 

허 부위원장은 “그러나 국감 이전이냐 이후냐는 확정하지 않았다”며 “30일 할 수도 있고 국감 이후에 할 수도 있다고 논의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허 부위원장은 “이런 가운데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이 기자단감회를 통해 방통위가 해임을 결정하지 않으면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방통위의 조사 감독권 거부에 이어 25일 현장조사도 거부했다”고 말했다.

허 부위원장은 “주무관청인 방통위의 위상 문제이고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는 상황으로 판단돼 어제 긴급회의를 열고 오늘 오전 선임을 결정하자고 정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답변에 박대출 의원은 “허 부위원장의 답변의 요지는 연기하기로는 했는데 30일인지 국감 이후인지 결정된 게 아니다는 것”이라며 “이번주 내에 안하는 것은 분명하고 다음 주 이후로 미룬다는 사실은 명확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허 부위원장은 “아니다”며 “날짜를 확정짓지는 않았다”고 재차 부인했다. 그는 “국감 이전에 할지 이후로 할지를 결정하지 않고 25일은 연기한다라고만 합의했던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새민중정당은 일정대로 국정감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박대철 의원은 오후 3시경 “정회 요청을 받아들여 감사 중지를 선언한다”며 정회를 선포했다. 

고대영 사장은 KBS 새노조 소속 조합원들과 기자들의 질문 세례에도 입을 꾹 다문 채 국정감사장을 빠져나와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를 타고 국회를 떠났다. 

▲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한국방송공사·한국교육방송공사 국정감사에서 신상진 위원장으로부터 사회권을 이어받은 박대출 간사가 정회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한편 민주당 현근택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오늘 언론노조 KBS본부‧KBS기자협회가 보도 무마를 조건으로 국정원의 돈을 받았다는 혐의로 고대영 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며 “형법상의 뇌물죄, 국정원법위반, 방송법위반이며 모든 언론인들의 자존심을 짓밟는 부끄러운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현 부대변인은 “고대영 사장은 당장 사퇴해야 한다”며 “다음 주에 해외출장은 간다고 하니 검찰은 조속히 출국금지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 “철저한 수사를 통하여 진실을 밝히고 무너진 언론인들의 자존심을 회복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