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1대 한국 PD연합회장으로 송일준 MBC PD가 선출되었다. 한국 PD연합회 18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에서 열린 전국운영위원회에서 투표권을 가진 운영위원 33명 중 28명이 참여해 21표를 얻은 송일준 PD가 차기 PD연합회장으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송 PD는 1984년 MBC PD로 입사해 <아주 특별한 아침>, <화제집중>, <PD수첩> 등 시사 교양프로그램을 연출했다. 특히 <PD수첩>은 진행도 맡았다. 현재는 MBC PD협회장을 맡고 있다.

송 PD는 당선 직후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공영방송을 정상화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반드시 올해 안에 MBC를 정상화 시키겠다”고 밝혀 MBC 정상화 의지를 나타냈다. MBC 정상화에 대한 복안이 있는지 궁금하여 지난 23일 서울 상암 MBC에서 송 PD를 만나 당선 소감과 함께 언론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다음은 송일준 PD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송일준 차기 한국 PD연합회장 ⓒ 이영광 기자

“MBC는 흉기로 전락…공영방송 정상화가 시급한 과제”

- 제31대 한국PD연합회장으로 당선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소감 부탁드려요.

“방송계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어요. 공영방송은 붕괴되다시피 하고 특히 MBC의 경우 흉기로 전락했다는 말까지 듣는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공영방송을 정상화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시급한 과제이지요. 그 다음 아시다시피 OBS 같은 경우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고 소유자의 방송에 대한 철학이나 인식이 빈곤해서 정상적인 방송을 하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또 독립 PD들이 해외에서 취재하다 교통사고로 사망했는데 그들의 죽음에 방송사와 독립 PD들간의 불공정한 계약, 그로 인해서 독립 PD에게 돌아가야 할 제작비가 충분히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 같은 것들이 일정한 관련이 있다고 말할 수 있어요. 이것 말고도 방송계에는 많은 현안이 있죠.

그런 시기에 30년이 된 한국PD연합회장에 당선됐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많은 일을 할 기회가 되어 기쁘기도 하지만 책임감에 어깨가 무거운 것 또한 사실입니다. 게다가 PD 연합회라는 게 정부처럼 결정하고 해결할 권한을 가진 단체가 아니에요. 문제를 제기하고 목소리를 높이는 역할이 중요한 단체이기 때문에 연합회장이 되어 기쁜 마음보다는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어요. 현안을 해결하는 데 어떤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 어떻게 출마하게 되었나요?

“한국PD연합회는 방송계에 종사하는 3천 명의 PD가 가입돼 있어요. 독립 PD들도 가입돼 있습니다만 30년 전에 PD 연합회를 설립한 MBC와 KBS가 주축을 이루고 있어서 두 방송사 PD 협회장이 교대로 연합회장을 맡아 왔죠. 하지만 작년에 최초로 오기현 SBS 협회장이 연합회장이 되었고 1년 동안 훌륭하게 직무를 수행해왔어요. 기존 관례대로라면 MBC PD 협회장인 제가 자동으로 연합회장이 되는 순서였죠.

그러나 일각에서 ‘PD 연합회 역사가 30년이 됐으니 각 PD 협회의 회장 가운데 능력이 있고 의욕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연합회장을 할 수 있는 거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어요. 물론 과거에도 명시적으로 금지돼 있었던 건 아니지요. 아무튼, 그런 계기를 마련해보자는 얘기가 있었고 그래서 올해 처음으로 시도되게 된 것이죠. 마침 송규학 독립 PD 협회장이 연합회장에 도전해 보겠다고 해서 경선이 치러지게 된 거죠.”

- 선거 과정에서 협회 회원들을 많이 만나셨을 텐데 회원들의 요구는 무엇이었나요?

“회원들의 요구는 평상시에 연합회의 정기 운영위원회를 통해서 나오는 얘기들을 통해 잘 알고 있어요. 예를 들어 아리랑 국제방송 같은 경우 기금이 거의 고갈되고 제작비 삭감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요. 주무 부처인 문체부의 무능력과 무대책이 가장 큰 문제이겠지만 아리랑 국제방송사의 사장으로 오는 사람이 정권의 낙하산이다 보니 염불보다는 잿밥에만 더 신경을 쓰는 상황도 무시할 수 없어요. 그런 문제 해결에 PD 연합회가 힘을 보태달라는 거죠.

또 OBS 같은 경우에 타당한 이유 없이 사원들을 해고하는 등 방송 사유화의 문제가 심각해요. 지금 직면하고 있는 회사 존망의 위기에서 PD 연합회가 목소리를 더 크게 내달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붕괴 상태에 있는 공영방송 KBS, MBC 정상화에 힘을 쏟아 달라는 등 다양한 요구들이 있어요. 그러나 앞서 얘기했듯이 PD 연합회장이 그걸 해결할 수 있는 정책 당국자는 아니지요. 그래서 한계는 있지만, 그럼에도 회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열심히 일해야 되겠죠.” 

▲ <사진제공=뉴시스>

- 중앙위원들이 송 PD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세요?

“그건 저에게 투표한 사람에게 물어보셔야죠(웃음). 이영광 기자도 알지만 제가 MBC PD 협회장이나 연합회장을 할 사번은 아니에요. 십몇 년 더 젊은 후배들이 해야 할 자리인데 아시다시피 그동안 방송계 사정 특히 MBC 상황이 굉장히 어려웠잖아요. 그래서 정년이 얼마 안 남은 선배인 제가 MBC PD 협회장 일을 맡았던 것이고 그러다 보니 연합회장까지 하게 된 거죠.” 

- 당선 직후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영방송을 정상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반드시 올해 안에 MBC를 정상화 시키겠다”라고 하셨어요. 정상화 시킬 복안은 무엇인가요?

“PD 연합회장으로서 MBC와 KBS라고 하는 두 공영방송을 정상화 시킬 방안이라고 하면 일단 KBS 협회장과 협력해 가면서 서로 힘을 보태 시위를 하고 국민 여론에 호소하고 해서 국정농단 세력의 부역세력이 여전히 장악하고 있는 상황을 종식시키는 것, 국민을 위해서 일할 수 있는 언론인다운 방송인다운 사람들이 공영방송사의 주요 자리를 맡도록 하는 것이 되겠죠. 제가 몸담고 있는 MBC 경우에는 노조가 주축이 될 수밖에 없지만 직종별 협회와 힘을 합쳐서 회사 정상화를 앞당기는 데 힘을 보태야겠죠.

특히 파업 전이라도, 아시다시피 <PD수첩> PD들이 지난 7월 21일 제작을 중단한 이래, 시사매거진2580 기자들, 전체 시사 제작국 PD와 기자들이 제작중단을 결의했고, 이어서 콘텐츠제작국 PD들, 또 오늘(23일) 저녁 6시를 기해서는 비제작 부서에서 일하고 있는 PD들이 업무 중단 선언을 했잖아요. 이렇게 PD 협회 차원에서 관여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있죠. PD 협회 운영위원회를 통해서 투쟁 방향을 결정하고 부서별 특성에 맞춰서 합당한 투쟁 방안을 마련하면서 MBC 정상화를 위한 여러 조치를 해나갈 것입니다.” 

“‘미국산 쇠고기’ 보도로 야만적 언론탄압 당했지만 기꺼이 감수할 일”

- <PD수첩> 진행하셨잖아요. 지금 <PD수첩> PD들의 제작중단으로 한 달 넘게 결방되고 있는데 파업이 아닌 상황에서 장기간 결방은 처음이에요. 이건 어떻게 보세요?

“<PD수첩> PD들이 노조의 파업이 아닌 데도 불구하고 제작 중단을 선언하고 나선 것은 매우 어려운 결단이지요. 노조 파업과 달리 법률적 보호를 받기가 상대적으로 어렵지요. <PD수첩>은 그동안 MBC 뉴스가 그런 것처럼 국민에게 올바른 정보 공정하고 균형 잡힌 정보를 전달하기보다는 오히려 국민을 오도하고 특정 정치세력에 부역함으로써 흉기가 돼버린 상황, 그렇게 최악의 상황으로 <PD수첩>이 떨어지는 걸 막기 위해서, 중요하거나 민감한 이슈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그런 것들을 참고 견디며 해왔어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촛불을 든 국민들이 부정하고 부패한 대통령을 몰아낸 마당에 MBC는 여전히 그 부역세력에 의해 장악된 상황이란 말이에요. 시대가 바뀌었는데도 <PD수첩>을 관리하는 보직자들은 당연히 해야 할 이슈조차도 못 다루게 하니까 PD들로서는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어서 제작 중단에 들어간 거죠. 즉 의미 없는 방송을 계속하기보다는 제작 중단이라는 어떤 의미에서 극단적인 행동을 통해서 국민에게 <PD수첩>이 놓여 있는 상황을 알리고 공영방송 MBC가 처한 상황을 호소해서 이 상황을 하루라도 빨리 종식시키고 옛날처럼 정말 국민이 알아야 할 문제들을 마음 놓고 다룰 수 있는 상황으로 <PD수첩>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지요.

제작 중단이 오래 길어지는 것은 방송하는 PD 입장에서는 매우 속상한 일이지만 의미 없는 방송을 하면서 지금 MBC를 지배하고 있는 사람들의 체제를 유지시키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더 큰 피해를 국민들에게 주는 것이기 때문에 감수해야 한다고 봐요. 다만, 하루라도 빨리 이 상황을 종결시켜서 과거의 영광스러운 <PD수첩>으로 되돌아가야 하겠지요. 더 좋은 방송을 할 수 있는 MBC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것이 시청자들에게 또 국민들에게 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MBC에서 겪었던 부당한 일 몇 가지 소개해 주세요.

“엄청 많죠. MBC 구성원들은 수없이 많은 부당한 일을 겪어왔어요. 영화 <공범자들>을 보면 알 수 있지만 그건 빙산의 일각이에요. 2008년 4월 <PD수첩>이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를 방송한 후 조그맣게 진행되던 촛불 집회가 단숨에 엄청나게 커졌지요. 성난 국민들은 이명박 정부의 위험한 결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죠. 결국, 이명박 대통령은 사과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그리고 미국과 재협상을 통해서 ‘과거대로 30개월 이상의 소는 수입하지 않는다’는 등 다시 국민의 건강을 일정 수준이나마 보호할 수 있는 조치를 취했어요.

그렇지만 그 후 이명박 정권은 <PD수첩> 죽이기를 시작으로 공영방송을 장악하기 위한 조치에 본격적으로 착수했지요. 검찰을 동원해서 제작진 5명을 체포하고 재판에 회부해서 3년 동안 재판을 받게 했지요. 거기에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 매체, 극우단체들이 나서서 마치 <PD수첩> 제작진이 무슨 체제전복 세력이라도 되는 양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온갖 비난을 퍼부었어요. 그로 인해 엄청난 정신적 고통을 겪었죠.

MBC가 이명박, 박근혜 정권과 유착한 세력에 의해서 완벽하게 장악된 후, 당연히 언론으로서 해야 할 방송을 했고 대법원까지 가서 무죄판결까지 받았음에도 회사는 <PD수첩>이 회사의 명예를 훼손했느니 이미지를 훼손했느니 하면서 징계를 하고 그 징계가 부당하다고 법원에 호소해서 무죄를 받아오면 다시 또 조금 약한 징계를 하고 하는 식으로 괴롭혔어요. 회사와의 소송이 끝없이 계속되고 많은 다른 사원들처럼 모든 승진 인사에서 배제되고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부서에서 쫓겨나고 하는 등의 불이익을 9년 동안 당해왔어요. 이것은 나만의 일이 아니라 MBC의 많은 사원이 비슷한 고통을 당해왔어요.” 

- 시간을 되돌려 2008년으로 간다면 미국산 쇠고기 보도할까요?

“당연하죠. 물으나 마나 한 질문이죠. 언론은 그런 이슈를 다뤄야 언론인 거예요. 국민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초래할 정부의 정책 결정이 있다면 그것을 긴급하게 다뤄서 상황을 알리고 위험하니 재고해야 한다는 방송을 해야 언론이죠. 그걸 외면하면 언론이 아니죠. 그리고 언론의 자유와 관련해서, 그런 긴급하게 다뤄야 할 이슈를 다루다가 그중 일부 사실과 다른 내용이 포함됐다고 해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은 언론 선진국은 물론 우리 법원의 판례이고 바로 그것이 언론의 자유를 보호하는 중요한 울타리인 거예요.

비록 우리가 이명박 정권의 야만적 언론탄압에 의해 엄청난 고통을 겪어왔지만, 다시 그런 상황이 온다고 하더라도 그 문제는 당연히 취재해서 방송해야 할 것이고 그 때문에 다시 고초를 겪는다 하더라도 기꺼이 감수해야지요. 그렇지 않으면 제가 공영방송사에서 월급 받고 화면에 나와 잘난 척 입바른 소리를 할 자격이 없죠. 그런 사람은 공영방송사에서 기자나 PD로 일하면 안 되죠.” 

▲ <사진출처=MBC PD수첩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편 화면캡처>

- 30년 근무하고 있으시잖아요. 그래서 MBC가 망가지는 걸 보는 게 힘드셨을 것 같은데.

“당연하죠. 저도 그 안에 몸담고 있었고 망가지는 걸 몸소 겪었어요. 사실 과거엔 MBC에 다니는 기자 PD들이 밖에서 볼 때 약간 건방지다고 할 정도로 프라이드가 강했고 부정부패하고는 거리가 멀었죠. 또 국민들에게 최고로 신뢰받는 방송사였죠. 그런데 지난 이명박근혜 정권 동안 MBC는 국민들이 가장 미워하는 방송사가 되었어요. 최근엔 아예 미움조차 없고 보지도 않는 방송사가 되어버렸어요, 이것은 MBC가 대한민국 최고의 공영방송사였던 시절을 아는 사원에겐 견딜 수 없는 고통이고 치욕이죠.

그렇지만 공영방송다운 방송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의식 있는 기자들과 피디들이 현업에서 거의 다 밀려나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어요. 너무너무 비참하고 분노할 수밖에 없었지요. MBC의 양심 있는 사원들은 MBC가 그렇게 전락해 가는 걸 보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에 시달렸죠. 가령, 이우환 PD처럼 스케이트장 관리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오는 분노, 좌절감 등으로 마음에 엄청난 상처를 받았어요. 심지어는 분노조절 장애, 심한 우울감으로 심리치료를 받는 사원들까지 생기고. MBC가 정상화 되면 회사는 사원들에게 집단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예요. 그런 상황을 바라보는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죠. 비참하고 고통스러웠어요.” 

“외주의 혼탁해진 풍토도 제대로 점검해 바로 잡아야”

- 송 PD께서는 “공영방송이 정상화 되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많이 있다. 공영방송이 정상적인 기능을 할 때는 갑질하는 PD들이 발붙일 수 없는 환경이었는데, 공영방송이 망가지니 을의 위치에 있는 독립 PD들에게 갑질을 하고 독립 PD들이 피해를 본다”며 “독립 PD들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는 데에 더 힘을 쏟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독립 PD들에 대한 갑질이 언론장악으로 인한 문제점으로 보세요?

“MBC가 좋은 공영방송이었을 때 외주 문제가 없었다는 게 아니에요. 바깥에서 볼 때 불공정하다는 문제는 여전히 있었지요. 그런데 MBC가 정상적인 공영방송사였을 때는 외주사를 선정하는 데 있어서 부정이나 의혹이 발붙이기 어려운 환경이 어떤 방송사보다 잘 만들어져 있었어요. 저도 외주 제작 관리를 제법 했어요. 외주제작센터장일 때 외주 관련해서 들리는 안 좋은 소문들을 일소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했어요. 예를 들어 외주사를 선정할 때 공개적이고 투명한 절차 가령 평가위원회 갖은 걸 만들어서 각 외주사가 낸 기획안을 평가위원들이 각자 평가하고 점수를 매겨서 단순 합계로 1등을 발표하는 제도를 만든다거나 부정한 방식으로 접근하거나 부정행위를 꾀하다 적발되면 가차 없이 퇴출시킨다거나 해서 어느 방송사보다 깨끗하고 공정한 외주 관리 시스템과 문화를 만들어 놓았지요.

잘 유지되던 것이 김재철 이후 심하게 무너졌다는 얘기를 듣고 있어요. 좋은 제도가 있었음에도 그걸 무시하고 PD들이 볼 때 어느 날 엉뚱한 외주사가 낙하산처럼 내려오는 일이 있었어요. 제가 직접 당사자인데 아침방송 프로그램에서 어떤 외주사가 정상적 절차를 밟지 않고 부정한 뒷거래를 하려다 피해자의 제보에 의해서 적발된 케이스도 있는 등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소문이 많이 들리는 상황으로 바뀐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MBC가 정상화 되면 외주의 혼탁해진 풍토도 다시 한번 제대로 점검해서 바로 잡을 필요가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공영방송 정상화 또 MBC 정상화는 정말로 실력 있는 공정경쟁을 원하는 외주사가 MBC에 와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다는 의미에서 외주의 상당 부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던 것이에요.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쳐야 할 문제들은 있겠지요. 예를 들어 독립 PD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듯 불공정한 계약 가령 방송사가 독립 PD들이 따온 제작비 협찬금을 너무 많이 가져간다든가 하는 문제들이 있겠죠. 그것도 공영방송으로서 MBC가 정상화 되면 점검을 해보고 불공정하다고 판단되면 시정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 훨씬 더 공정하고 깨끗한 피디들이, 독립 PD들의 처지라든지 그런 것에 공감하고 도와주려고 하는 경우가 생길 것이고, 회사 차원의 노력도 있을 것이라서 공영방송 정상화는 그런 문제의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 임기가 1년이잖아요. 임기 내에 주안점은 어디에 두실 생각이신가요?

“임기가 1년이 될지 잘 모르겠어요. 왜냐면 제가 내년에 정년퇴직해요. 저도 정년 후 인생을 준비해야지요. 그래서 임기를 다 채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임기 동안에 앞서 말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힘닿는 대로 노력할 생각입니다. 평상시 같으면 PD 연합회장은 저보다 십수년은 젊은 후배 PD가 해야 할 자리에요. 비상상황이다 보니 제가 하게 된 것인데 나이 드니 좋은 게 있긴 해요. 방송 관련 단체들이나 관련 당국의 담당자들과 비교하면 제 나이가 적지 않아요. 한국에선 나이가 중요하잖아요(웃음), 그런 강점을 잘 살려서 임기 동안 최대한 열심히 해볼 생각입니다.”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GO발뉴스>는 이상호 기자가 만든 건데 MBC가 좋은 시절이라면 밖에 나가서 고생할 이유가 없어요. 공영방송이 불의한 권력 국정농단 세력에 부역해온 세력에 의해 완전히 장악되고 보수 언론이 여론을 주도하던 시기에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GO발뉴스> 같이 작지만 제대로 된 언론들이 목소리를 냈기 때문에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었던 것이죠. 수없이 많은 사람이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오게 한 원동력이 되기도 했고요. 거기에 많은 팟캐스트도 큰 역할을 했지요. 독자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GO발뉴스> 같이 작지만 우리 사회의 정말 소중하고 소금 같은 언론들에 관심을 갖고 많은 후원을 해주십사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