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10년 일제에 국권을 빼앗긴 ‘경술국치(庚戌國恥)’ 107주년을 맞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서 논평을 내놓았다. 분명 똑같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논평임에도 불구하고 방점은 달랐다. 민주당은 전날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故하상숙 할머니를 언급했지만 자유한국당은 안보문제를 거론하며 또다시 ‘코리아 패싱론’을 꺼내들었다.

▲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자료사진).<사진제공=뉴시스>

강훈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9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어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하상숙 할머니가 향년 89세로 별세하셨다. 끝내 일본의 진심어린 사과를 듣지 못하시고 눈을 감으신 할머니의 안타까운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경술국치일의 뼈아픈 역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경술국치일 107주년을 맞아 나라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우리나라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희생하신 순국선열들의 넋을 기린다”고 전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1910년 8월 29일 당시 대한민국은 세계 열강의 각축장이 되어 우리의 운명을 우리 손으로 결정할 수 없었다. 이는 힘이 없어서 벌어진 일이었다”며 “지금 대한민국이 맞이한 운명도 그때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전 대변인은 “우리가 힘을 가지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운명이 북한의 위협과 이를 바라보는 세계의 대응에 의해 결정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이것이 바로 ‘코리아 패싱’”이라며 “힘이 있어야 국가와 국민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유한국당은 ‘강한 안보’ 확충을 위해 전술핵 재배치를 당론으로 채택했고, ‘경제 대국’이 되기 위해 FTA를 주도해 나간 정당”이라며 “앞으로도 국가와 국민을 지킬 수 있는 힘을 키우기 위해 제1야당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다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 지난해 8월 서울 현충원에서 열린 ‘106주년 경술국치일 상기행사’에서 가슴에 ‘경술국치’ 리본을 단 참석자들.<사진제공=뉴시스>

한편,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무기력하게 뺏겨버린 주권으로 인해 고통받아야 했던 선조들과 주권을 되찾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호국영령들께 고개 숙여 감사와 추모의 마음을 전한다”며 “107년이 지난 오늘의 한반도 안전은 위기 한가운데에 있다.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에도 정부의 무능력한 대응은 한반도를 자꾸 불안으로 몰고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 대변인은 “치욕적인 역사에 또 다른 아픔인 위안부, 강제징용 문제 역시 여전히 진행 중이다. 어제 또 한 분의 위안부 할머니께서 눈을 감으셨다”며 “‘생의 마지막은 고국에서 보내고 싶다’던 할머니의 간절한 마음을 새겨 남아계신 할머니들의 상처를 어루만져 드릴 수 있도록 정부가 문제해결에 앞장 서 줄 것을 당부 드린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손 대변인은 “경술국치 107주년을 맞아 정부는 강한 안보와 유연한 외교로 우리 국민께 다시는 이런 아픔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며 논평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