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휴업상태였던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박모닝’이 부활했다. ‘문준용 씨 특혜의혹 조작’ 파문과 관련,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가 문 씨 관련 의혹까지 아우르는 ‘특검’을 주장하자 “사과부터 하라”고 일침을 놓은 것. 국민의당 뿐만 아니라 보수야당에서도 이참에 ‘문준용 의혹’을 조사하자는 주장이 번지는 분위기다.

정 전 의원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모닝, 박지원 대표님 안녕하십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국민의당 대표로서 선거를 총지휘하셨던 모습이 선합니다. 문재인 후보 공격의 최선봉장이었던 분, 5월5일도 어김없이 문 후보를 공격했더군요”라는 말로 포문을 연 정 전 의원은 “조작에 대해 정치 도의적 책임을 지실 분이 특검이라뇨? 당시 정말 몰랐습니까?”라고 따져물었다. 5월 5일은 문준용 씨에 대한 취업 특혜 의혹이 제기된 날이다.

이에 앞서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박지원 전 대표는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당원에 의해 조작됐다고 하면 그것도 잘못이지만 문준용 씨의 모든 채용비리 자체가 어떻게 되었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가 돼야하기 때문에 특검으로 가서 국민의혹을 사실을 규명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 조작사건과 문준용 씨 채용의혹에 관한 두 가지 건을 모두 수사해야 한다는 말씀이냐”는 질문에 박 전 대표는 “모두 해야한다”며 “저희당원에 의해 이런 것이 조작됐다고 하면 이것도 굉장히 나쁜 일이니까 철저히 하자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 전 대표는 이번 파문에 대해 “저에게는 전혀 보고한 사실이 없고 그 내용도 몰랐다”며 “검찰 조사가 진행 중에 있지만 저는 지금까지 최소한 보고나 내용을 받지 않았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꼼수는 통하지 않습니다. 방귀 뀐 사람이 성낸다고 특검을 공세카드로 들고 나오셨습니까? 이게 통할 거라 생각하십니까? 조작당시 대표로서 사과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공격을 하시다니. 지금 복싱하십니까? 공격의 최선의 방어라고. 참 딱하십니다”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허위사실조작유포가 적폐청산의 대상이다. 민주주의 꽃인 선거에서 허위사실을 조작해 유포한 죄가 민주주의 적”이라며 “그것도 공당에서 버젓이 저지른 범죄가 근절해야할 적폐청산이다. 선거당시 국민의당 대표로 선거를 총지휘했던 박지원의 입을 계속 주목하겠다”고 밝혔다.

▲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던 박지원 전 대표.<사진제공=뉴시스>

정 전 의원은 “박지원 전 대표, 사과부터 하십시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고 부끄러워 쥐구멍이라도 찾을 판에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특검으로 공격하다니요”라며 “이게 박주선 비대위원장이 사과할 문젭니까? 당시 대표로서 선거를 총지휘하신 분이 사과해야지요?”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마지막으로는 “때찌, 그럼 못써요. 당장 사과하세요”라는 표현도 곁들였다.

자한당도 ‘문준용 관련 의혹’ 특검 주장…바른정당 “檢, 문준용 관련 의혹 파헤쳐야”

이번 조작사건과 문준용 씨 특혜 의혹을 함께 특검에서 다루자는 주장은 비단 박 전 대표 뿐만이 아니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마타도어, 공작 정치는 구태 중의 구태”라면서도 “국민의당 녹음파일이 조작이라고 문준용 씨의 취업 특혜 의혹 자체가 조작인 것은 아니다”는 논리를 폈다.

김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귀걸이에 점퍼 차림, 12줄 자기소개서 등으로 공공기관에 취직한 과정에서 퇴직과정에 이르기까지 의구심을 품고 있다”며 “이미 국회에 특검법이 발의되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나 민주당도 관련 의혹에 대해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면 특검을 거부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신환 바른정당 대변인은 따로 특검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더 이상 문준용 씨에 대한 취업특혜 의혹이 제기되지 않기 위해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특혜 논란에 대해 종지부를 찍는 것이 맞다”며 “검찰은 문준용 씨와 관련된 모든 의혹들을 낱낱이 파헤치고 진실을 가려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반면,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의당을 향해 “조작을 시인한 정당이 ‘문준용 씨 취업 관련 특검 주장’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물타기 시도’를 하는 것이라면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같은당의 표창원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당의 특검 제안과 관련, “가해자들이 피해자를 조사하자고 주장하는게 말이 되느냐”며 “변명과 피해자 비난은 범법자들이 취하는 최악의 추악한 선택. 용서와 이해의 선의를 원천봉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