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멘붕’이다.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당이 제기했던 문준용 씨 특혜 의혹이 조작된 것으로 판명나자 일부 국민의당 인사들은 27일 라디오 인터뷰와 개인 성명 등을 통해 참담하고 어이없다는 뉘앙스의 심경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은 대선 당시 이 사건을 전혀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 문준용 씨 특혜의혹 조작사건과 관련, 대국민사과를 한 후 취재진과 만난 국민의당 박주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과 의원들.<사진제공=뉴시스>

지난 대선 당시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던 박지원 전 대표는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그런 충격적 내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어떻게 당에서 이런일이 있었을까”라는 반응을 보였다.

박 전 대표는 “2~3일 전에 당직자로부터 이러한 일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공명선거지원단장 등 공식적으로 보고를 해서 사실대로 밝히는 것이 좋다. 그리고 지금 현재 검찰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하면 철저히 숨김없이 밝히는 것이 당을 위해서나 국민을 위해서 필요하다, 이렇게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이상돈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당의 시스템이 허술해서 그런 것이냐, 아니면 정신이 없어서 그랬던 것이냐”는 질문에 “그 부분이 참 뭐라고 변명할 수 없는 것이다. 너무 한심한 거고. 그부분에 대해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정도 심각성 같으면 선대위 회의같은 걸로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한번 사전에 스크린 하지도 않았던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며 “한심하고 창피하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고 탄식했다.

문병호 전 최고위원도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어째 이런 일이 이었나 할 정도로 황당했다.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 같다”며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정말 그건 공당으로서 창피한 일이고 부끄러운 일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당 내에서 철저한 진사조사를 해서 책임질 사람은 확실하게 책임지고 형사 고발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주홍 의원은 개인성명을 통해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명색이 ‘공당’에서 이런 끔찍한 범죄행위를 획책하다니 국민의당 소속이라는 게 부끄럽다”며 “철저한 진상조사에 절대 협조할 것이고, 협조해야 할 것이다 당 자체적으로도 즉각 진상조사 특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라는 표현으로 ‘멘붕’을 표현한 황 의원은 “거듭거듭 죄송하다. 정말 부끄럽다. 머리숙여 사과, 또 사과드린다”고 연신 자세를 낮췄다.

이상돈, ‘안철수 책임론’에 “정치적 책임 면할 수 없다”

하지만 이들 국민의당 인사들은 지난 대선 당시 이번 사건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황 의원은 “조금 전 조간신문에서 보도를 접하게 됐다”며 “내일 있을 장관 인사청문회 준비로 밤늦도록 의원회관에 남아 준비하느라 신문을 통해 알게됐다”고 설명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당시 발표가 대선 나흘 전이었는데 공명선거추진단에서 이런 발표를 하겠다고 하기 전에 지도부에도 이 사실을 알렸느냐”는 질문에 “저에게는 전혀 보고한 사실이 없고 그 내용도 몰랐다”며 “검찰 조사가 진행 중에 있지만 저는 지금까지 최소한 보고나 내용을 받지 않았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답했다.

안철수 당시 후보에 대해서도 “저는 몰랐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며 “상식적으로 보더라도 책임있는 지도부 또 관계자라고 하면 이러한 것을 ‘조작해서 해라’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병호 전 최고위원은 신율 교수가 “이유미 씨를 아시느냐”고 묻자 “저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 신 교수가 “이 사람이 안철수 전 대표의 제자고 안철수 대선캠프 회고록의 저자 맞느냐”고 거듭 질문을 던졌지만 “거기까지는 저도 잘 모르겠다”며 “잘 모른다는 설도 있고, 그동안에 안 대표님 선거에 상당히 많은 도움을 줬다는 설도 있고 그런데 정확히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상돈 의원은 “(이 사건을) 정말 모르셨느냐”는 김현정 앵커의 질문에 “지난번 대선 때는 여러 가지 이유로 중앙무대에 제가 잘 안섰다”고 말했다. ‘몰랐다’는 의미인 셈이다. 

다만, 이 의원은 “당시 이 문제가 나왔을 때 조금 솔직히 미심쩍었다. 왜냐하면 선거를 며칠 앞두고 이런 중대한 사안을 제기할 것 같으며 주장하는 사람이 실제로 나와야죠”라며 “거기에 비해 문재인 후보 측의 반론은 굉장히 구체적이고 보다 자신있어 보이더라”고 언급했다. 또한, “저는 법조인이기에 앞서 정치의 흐름을 봐온 사람으로서 선거를 여러번 직접 치르기도 하고 그러지 않았나. 좀 미심쩍었다”고도 말했다.

▲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와 이상돈 의원(자료사진).<사진제공=뉴시스>

또한, 이 의원은 ‘안철수 책임론’에 대해 “이거(이번 사건)를 알고 그럴 사람은 아닌데 여하튼 본인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자신이 데려 온 사람이 사고를 일으킨 것 아닌가”라며 “거기에 대해서는 응당 정치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본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문병호 전 최고위원은 안철수 전 대표의 ‘결자해지’를 주장하는 목소리와 관련, “과연 어디까지 보고가 됐고 안철수 후보도 그것을 알고 있었느냐, 여러 가지 따져봐야 할 문제”라면서도 “지금까지 파악한 바로는 공명선거추진단 정도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고 아마 박지원 상임(선대)위원장에게도 정확히 보고가 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좀 더 진상파악이 된 다음에 얘기를 해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한편, 박지원 전 대표는 이번 사건을 특검을 통해 수사해야 한다는 생각을 나타냈다.

박 전 대표는 “검찰에서 수사를 해도 (결과가) 나올 수 있지만 일련의 사태를 국민들은 굉장히 불신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 당원에 의해 조작됐다고 하면 그것도 잘못이지만 문준용 씨의 모든 채용비리 자체가 어떻게 되었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가 돼야하기 때문에 특검으로 가서 국민의혹을 사실을 규명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이에 진행자가 “이번 조작사건과 문준용 씨 채용의혹에 관한 두 가지 건을 모두 수사해야 한다는 말씀이냐”고 묻자 “모두 해야한다”며 “저희당원에 의해 이런 것이 조작됐다고 하면 이것도 굉장히 나쁜 일이니까 철저히 하자는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