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9월12일 당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안전행정위원회 백남기 농민 청문회에서 백남기 농민 딸 도라지 씨(왼쪽)와 부인 박경숙 씨(오른쪽)가 참고인으로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가운데는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민중총궐기 집회 당시 지휘권자였던 강신명 전 경찰청장. <사진제공=뉴시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 백남기씨 ‘외인사’ 수정과 관련 16일 “사건 당시 (박근혜)정권 실세 누구인지 모르지만 경찰의 사과를 허가해주지 않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표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가 지속적으로 사과요구를 했고 문병 요청도 지속적으로 했지만 계속 거부 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표 의원은 “경찰의 사과를 지속적으로 요구했는데 저희가 판단했을 때는 사과를 하고 싶어도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누군지 모르겠지만 허가해주지 않았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되짚었다. 

그 배경에 대해 표 의원은 “경찰이 사과할 경우 2015년 11월14일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 조치가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되고 그러면 1987년 이한열 열사 사망사건”이 될 수 있다고 본 것 같다고 말했다. 

표 의원은 “개헌과 정권교체, 대통령 직선제로 이어졌던 (6.10항쟁), 경찰의 잘못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기에 정권 차원에서 경찰이나 공권력의 책임이 있다고 인정을 해서는 안된다는 지침이 있었던 것으로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구체적 정황에 대해 표 의원은 “정확한 것은 없다”면서도 “익명의 경찰 내부 인사로부터 그 부분에 대한 묵인 정도는 접했다”고 뒷받침했다. 

경찰은 전날 서울대학교병원이 580일만에 고 백남기씨의 사인을 병사가 아닌 ‘외인사’로 변경한 것에 대한 공식 입장을 이날 밝힐 예정이다.

이에 대해 표 의원은 “입장 발표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며 “사과 유효기간은 지났다, 백남기 농민이 살아계실 때 했어야 호용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유족도 사과로 마음이 풀릴 상황도 아니다”며 “당시 행위자와 지휘자가 어떻게 해서 그런 상황이 발생했는지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법적 책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왜 사과와 문병을 하지 않았는지,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경찰이 하지 않았는지 명확하고 소상하게 밝히는 것만이 백남기 사건에 대한 경찰의 잘못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수사권 독립 문제와 관련 표 의원은 “검찰 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데 경찰의 수사권 독립 부분은 그만큼 지지를 못 받고 있다”며 “경찰이 먼저 정치적 중립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표 의원은 “‘국민 한분, 한분의 생명과 자유를 소중히 여기겠다, 법과 절차, 원칙을 준수하겠다’는 부분에서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독자적 수사권을 부여해도 되겠구나’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백남기 사건은 가장 대표적이고 상징적으로 국민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경찰의 태도인데 지금까지의 모습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고 일갈했다. 

▲ 2016년 8월23일 당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경찰청장 이임식에 참석한 강신명(오른쪽) 경찰청장과 차기 경찰청장 후보자 이철성 경찰청 차장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