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6일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지검장)는 우 전 수석의 ‘세월호 수사 압력’ 의혹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일 박영수 특검은 수사 종료 후 기자단 오찬에서 해당 의혹과 관련해 “솔직히 (압력이) 인정되는 것”이라며 영장을 재청구했다면 100% 발부됐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구속영장이 기각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월22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우 전 수석은 지난 2014년 6월5일 해경 본청 압수수색 당시 검찰 수사팀에 전화를 걸어 ‘해경 상황실 전산 서버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지 말라’는 취지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특수본 관계자는 3일 “우 전 수석과 관련해 46명을 소환해 조사했다”며 “여러 가지 내용을 강도 높게 진행해 왔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에는 세월호 참사 당시 광주지검 형사2부장으로 근무하며 수사를 지휘한 윤대진 부산지검 2차장검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우 전 수석은 김경일 전 해경 123정장에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하려던 검찰에 외압을 넣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검찰은 세월호 사건 수사를 강행했다는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변찬우 변호사도 조만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당시 광주지검장이었던 변 변호사는 윗선 반대에도 김 정장에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후 고검장으로 승진하지 못하고 검찰을 나와 변호사 개업을 했다.

검찰은 우 전 수석에 대한 소환 조사를 마친 뒤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우 전 수석에 대한 검찰 소환 조사가 늦어진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4일 논평을 통해 “대체 우 전 수석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해 전‧현직 장관과 대기업 총수는 물론, 박 전 대통령도 구속된 마당에 검찰이 이제야 우 전 수석을 불러들이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을 비롯, 전대미문의 국정농단 부역자들을 불러들여 헌정 사상 유례없는 칼날을 휘둘렀다 하더라도 우 전 수석에 대한 무딘 접근으로는 땅에 떨어진 검찰의 국민적 신뢰를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대한민국의 검찰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른 행동으로 사회정의를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우 전 수석에 대한 검찰 수사가 그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런가하면 조응천 의원은 SNS에 “우병우 수사보도에 불만 표출한 검찰, ‘아무것도 안하다니..’”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고는 “우갑(병)우 혐의를 입증하느라 겁(검)찰이 46명을 참고인으로 조사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음에도 언론이 부정적 논조로 보도한다며 많이 서운했던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근데 46명이 아니라 460명을 불러 조사하면 뭐하나”며 “우갑우에 대한 겁찰 수사 진정성의 바로미터는 현직 겁찰총장, 특별수사본부장, 겁찰국장 등 핵심 수사지휘라인에 대한 소환조사 여부”라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우갑우와 썸타는 것도 아니고 민감한 시기에 왜 그리 자주, 그리고 장시간 동안 통화했는지 철저히 수사해야만 우갑우의 직권남용, 직무유기, 공무상비밀누설 혐의가 밝혀질 것”이라며 “과연 겁찰이 자기 목을 칠지, 아님 또 성동격서 식으로 눈속임을 할지 자못 흥미진진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