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이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내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 사무실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품을 차량에 싣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찰의 ‘우병우 수사’에 대해 26일 “왜 빙빙 돌아가며 헛발질하는지 그 사정은 뻔하지만 그래도 참 딱하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날 SNS에서 “청와대 파견나갔다 돌아온 검사들과 아직 근무 중인 민정비서관에게 우병우로부터 국정농단과 관련한 어떤 지시를 받았고 무슨 보고를 했는지 수사하면 간단할 일을”이라며 이같이 일갈했다.

조 의원은 “수사 참 어렵게 한다”며 “대통령도 없는 청와대 메인서버를 압수수색하는 것이 아직도 그리 난감한 일이라면, 검찰총장, 특수본부장, 검찰국장 등 특수본 수사책임자에게 우병우와 통화한 내역을 들이대며 구체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무슨 통화를 했는지 확인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조 의원은 “오늘 김수남 검찰총장이 ‘고독한 결단을 하느라 김밥 한줄 사서 홀로 산행을 할 것이다’에 500원 건다”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청구 여부를 결론내지 못하는 것에 대해 “고심하는 척 보여지기 위한 시간끌기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24일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영풍문 앞에서 일부 자료를 임의 제출받았다. 검찰과 특검은 청와대 압수수색에 대한 영장을 3차례 발부 받아 4번 시도했으나 매번 무산됐고 이번에 5번째 시도했으나 이뤄지지 못했다.

법원이 발부한 영장에 적시돼 있는 특별감찰반실·민정비서관실·민정수석실 등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직권남용 혐의를 규명하는데 압수수색이 필요한 장소로 검찰은 보고 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은 앞서 최순실씨 등에 대한 의혹을 내사하다 사실상 해체된 특별감찰관실과는 다른 조직이다. 민정수석이 장악할 수 있는 청와대 파견 검사를 비롯해 검찰·경찰·국세청 등의 수사 인력 10~20명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한 사정당국 관계자는 “우 전 수석이 민정비서관에서 민정수석으로 승진한 이후 과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등에서 우 전 수석과 호흡을 맞췄던 인력들로 조직이 짜였다”며 “사실상 우 전 수석의 친위 조직”이라고 말했다고 <중앙>은 전했다.

박영수 특검팀의 이정원 변호사는 21일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이석수 특별감찰관 내사 중단 압력, 수사 정보 유출, 세월호 수사 방해와 직권남용 등은 우 전 수석 밑에 실행자(행정관)들을 불러 조사해야 하는데 별 핑계를 다 대면서 피해 다니고 나오지를 않았다”며 “그런 분들이 우 전 수석 영장실질심사 때는 그런 사실이 없다는 진술서를 집어넣더라”라고 밝힌 바 있다.

우 전 수석 영장기각 당시 윤장석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비롯해 우 전 수석과 청와대에서 근무한 6명의 검찰 출신 인사들이 우 전 수석 구속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자필 진술서를 냈다. 윤장석 민정비서관은 특검의 청와대 압수수색 영장 집행 무산 당시 압수수색팀과 연풍문에서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원혜영 민주당 의원은 검찰이 임의제출 형식으로 자료를 받은 것에 대해 “이런 식이라면 유의미한 증거를 찾아낼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원 의원은 “탄핵이 이루어졌음에도 청와대를 범죄의 성역으로 만드는 이들, 언젠가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 한광옥(왼쪽부터) 대통령비서실장, 박흥렬 경호실장.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