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게이트’와 관련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수영 국가대표 박태환 선수를 협박한 데 이어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가 늘품체조 시연회 참석 거절로 피해를 당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014년 11월 26일 문화체육관광부는 박근혜 대통령도 참석한 늘품체조 시연회를 열었다. 최순실씨의 측근 차은택씨 주도로 2년 개발 완성을 코앞에 둔 ‘코리아 체조’를 제치고 갑자기 정부예산을 따낸 행사로 손연재 선수와 양학선 선수등 체조스타들도 함께했다.

19일 KBS에 따르면 김연아씨도 참석 요청을 받았지만 평창 동계올림픽과 유스 동계 올림픽 홍보로 정신이 없고 자신의 이미지와도 맞지 않는다며 거절했다.

관련해 장시호씨의 측근은 늘품체조 시연회가 끝난 후 “(장시호씨가) 김연아는 찍혔다고. 쟤는 문체부에 찍혔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왜라고 물었더니 (장시호씨가)찍혔어. 안좋아(라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 <사진출처=KBS 화면캡처>

이후 공교롭게도 김연아씨는 대한체육회가 선정하는 2015년 스포츠영웅에서 제외됐다. 당시 12명의 후보 가운데 인터넷 투표에서 82.3%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최종 심사에서 당초 규정에 없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배제됐다.

수영선수 박태환씨도 2016년 리우 올림픽 출전 포기 여부 논란 당시 김종 전 차관으로부터 협박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SBS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지난 5월 25일 박태환씨와 소속사 관계자들을 만나 박태환씨가 출전을 포기할 경우 기업의 스폰서를 받도록 해주겠다고 회유했다.

그러면서 김 전 차관은 ‘박태환이 체육회의 뜻대로 올림픽 출전을 포기하면 각종 특혜를 주겠지만, 반대로 출전을 강행할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압박했다.

“(올림픽에 가서) ‘금메달 땄으니까 광고 주쇼’ 그러면 광고 들어와? 대한체육회서 인정하지 않으면 어거지로 나가서 그러면 어느 광고주가 태환이에게 붙겠냐 이거야?”

“(박태환 모교인) 단국대학교 교수 해야 될 것 아냐? 교수가 최고야. 왜냐하면 교수가 돼야 뭔가 할 수 있어. 행정가도 될 수 있고 외교로 나갈 수 있고 다 할 수 있어. 그래서 교수 하려는 거야.”

“(박태환과) 서로가 앙금이 생기면 정부도 그렇고.. 정부가 부담가지면 대한체육회도 그렇고..예를 들어 단국대학이 부담 안가질 것 같아? 기업이 부담 안가질 것 같아? 대한체육회하고 싸운 애인데.예를 들어 대한체육회하고 싸워서 이겼어. 이긴 게 이긴 게 아니라고 난 그렇게 보는 거예요.”

또 김 전 차관은 당시 논란이 됐던 대한체육회의 이중처벌 규정에 대해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바꿀 수 없다며 박태환씨의 희생을 강요했다고 SBS는 보도했다.

김 전 차관은 “기자들 다 신경 쓰지마. 내가 원고 하나 써서 그거 읽고 끝”이라며 “딱 결정문 읽어버려. (질문에) 대답하지 마”라고 박태환씨에게 침묵을 종용했다.

“기자들 다 신경 쓰지 마. 딱 내가 원고 하나를 써서 그거 읽고 끝! 딱 결정문 읽어버려. 그리고 질문 없습니다. 대답하지 마.”

이에 대해 김 전 차관은 “박태환이 먼저 만나자고 해서 만났을 뿐”이라며 ‘기업 스폰서 부분은 사례를 들었을 뿐이고, 자신은 박태환을 리우에 보낼 권한도 없고, 리우에 가지 말라고 한 적도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 10일 오후 충남 아산 배미수영장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 수영 남자 일반부 자유형 200m 결승 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박태환(인천)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SNS에는 비난과 경악의 의견들이 쏟아졌다. “세상에 김연아까지 건드린 거야”, “국보급 선수까지 지 맘대로 요리하려 하다니, 진짜 최악”, “정말 박근혜 정권에서 멍든 사람 많구나. 악마들이 분명하다”, “손을 안댄 데가 없구나”, “김연아 박태환까지 건드려, 니들은 건들지 말아야 할 영웅들을 건드렸다. 지옥 끝까지 가보다”, “와 진짜, 그때 박태환이 흘린 눈물의 의미를 알겠다, 진짜 분노가 치민다”, “눈만 뜨면 스트레스받아 죽을 지경, 박근혜 정부 싹 다 망해버려라. 새누리당 해체시키고”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은 “국민적 영웅에게 정말 천박하고 더러운 짓을 한 셈인데, 이 정권이 퇴진할 이유가 하나 더 추가됐다”며 “그리고 김연아 선수에게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더할 나위없이 미안하면서도 대견한 마음이 든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