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 “김병준 총리 지명? 국민을 우롱한 것”

[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98]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

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사람들은 연일 저녁 촛불 집회를 열어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촛불 집회를 열고 있다. 때문에 지난 4일 한국 갤럽 조사에 의하면 박 대통령 국정 수행지지도는 5%를 기록했다. 이는 1997년 외환 위기로 기록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국정 수행지지도(6%)보다 낮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 궁금해 지난 1일 여의도에서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을 만났다. 김 위원장은 “지금 여러 가지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현재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국민 여러분이나 저나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제가 정윤회 문건 사건이 있을 때부터 소문을 많이 들었지만, 이 정도일 것이라고는 상상을 못 했다”면서 “지금 드러난 것으로 보면 사실상 대통령을 거의 뒤에서 조정해 왔다 싶을 정도로 전방위적으로 개입해 왔다는 게 느껴진다”고 씁쓸해했다.

최순실 씨가 귀국하자마자 체포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일반 피의자라면 그럴 수도 있다고 하겠는데 이 경우는 관련자들과의 증거인멸 가능성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입을 맞출 시간을 준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하는 것과 검찰이 일부로 시간을 준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 있디다”고 주장했다.

야당의 대응에 대해 김 위원장은 “물론 야당이 현 상황으로 가기만 하면 집권할 수 있으니 몸 사리자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그것은 잘못이지만 성급하게 강한 발언만 할 수 없는 것이 잘못하다가는 상대의 함정에 빠지거나 성급하게 주장을 내놓다가 상대를 도와주는 게 될 수도 있고 지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고 어떤 폭탄이 터질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신중한 대응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참여정부에서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국무총리로 지명한 것에 대해 김 위원장은 “대통령이 직접 죄상을 고백하고 국정운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하지 않는 이상 의미가 없다”면서 “게다가 총리 지명자는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하고 대통령은 모른 척하고 있으니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김 위원장은 “한동안 새누리당과 청와대는 어떻게든 현 상황에서 더 악화되지 않게 버텨보려고 할 텐데 제가 보기에는 이미 대세가 기울여졌기 때문에 어떤 시도를 하던 진상은 결국 다 밝혀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 ⓒ go발뉴스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 ⓒ go발뉴스

다음은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전방위적 개입, 보좌진‧친박 어떻게 침묵했는지 이해 안돼”

- 최순실 게이트로 국민 모두가 긴 한 주를 보냈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최순실 게이트 상황이 심각해져서 여러 가지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죠. 지금 여러 가지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현재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국민 여러분이나 저나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 처음 보도를 보고 어떤 느낌이었어요?

“과거에 이미 제가 정윤회 문건 사건이 있을 때부터 소문을 많이 들었어요. 최순실 씨가 실세라거나 청와대에서 최순실 씨에게 여러 가지 자료를 갖다 준다는 것, 그리고 대통령의 옷 입는 부분부터 최순실 씨가 관여하는 부분이 많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 정도일 것이라고는 상상을 못 했어요.

지금 드러난 것으로 보면 사실상 대통령을 거의 뒤에서 조정해 왔다 싶을 정도로 전방위적으로 개입해 왔다는 게 느껴져요. 제가 이 정도 소문을 들었다면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들이나 여당에서 대통령과 가깝다는 정치인들이 이런 걸 몰랐을 리가 없는데 어떻게 침묵하고 있었는지 그 점이 잘 이해 안갑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최순실 씨가 청와대에 자유롭게 들락거렸다고 하잖아요. 그러나 청와대는 출입이 까다롭다던데.

“100% 아무도 모르게 들어가진 쉽지 않죠. 그런데 오늘 보도에도 났고 저도 예전에 지적한 적이 있지만, 청와대에 소속된 부속실 등의 차량을 이용하고 경비하는 쪽에 이야기를 해놓으면 일일이 검문을 안 할 수도 있어서 일부가 눈치는 챘겠지만, 대다수 직원은 모르게 드나드는 건 가능했겠죠.”

- 위원장께서 청와대 방문을 해보셨을 텐데 어땠어요?

“그 당시 전 미국에 있어서 서울엔 제 차가 따로 없었기 때문에 청와대에서 내준 차를 타고 입구에서 운전자가 창을 내린 뒤 신분을 밝히고 들어가는 식으로 했는데 그 경우야 제가 그 차를 탄다는 것이 이미 기록되어 있고 알려진 상황에서 출입한 거죠.”

- 최순실 씨가 대통령 연설문은 물론 인사에까지 개입했다는 것이잖아요. 또한, 청와대 비서진이 최 씨 휴대폰이 닦아서 준다거나 하는 모습이 대통령이 최 씨인가 할 정도던데.

“보도에도 났지만 원래 제2부속실은 영부인을 보좌해서 여러 가지 심부름을 하는 부서인데 이번 경우 영부인이 없다 보니 그것이 사실상 최순실 씨를 보좌하는 부서로 탈바꿈한 것 같아요. 다른 대통령 경우에는 대통령을 곁에서 모셨던 사람 중에 상당수가 부속실에 따라 들어가서 계속 보좌하는 경우가 많은 데 운전기사가 될 수도 있고 수행원이 될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박 대통령의 사람이면서 동시에 최순실 씨가 다루기 편한 사람들을 부속실에 넣어놓고 자기 심부름을 시킨 게 아닌지 추측합니다.”

- 법적으로 그게 가능한가요?

“청와대 직원이 외부인의 심부름을 할 수는 없는 거죠. 그러나 문제는 대통령이 시켰다면 그 사람들이야 대통령의 직원이라서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고 얘기를 하겠죠. 결국, 책임은 대통령에게 가는 것이죠.”

“검찰, 긴급체포 안해…입맞추기 시간 줬나 의구심”

- 지난달 30일 아침 최순실 씨가 돌연 귀국했지만, 검찰은 바로 체포하지 않았어요. 검찰이 증거 인멸의 시간을 벌어줬다는 시각이 있는데.

“귀국 즉시 체포하지 않은 부분에 있어서 일반 피의자라면 그럴 수도 있다고 하겠는데 이 경우는 관련자들과의 증거인멸 가능성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입을 맞출 시간을 준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하는 것과 검찰이 일부로 시간을 준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 있는 거죠. 특히 먼저 조사를 받고 나온 사람 중에 미르재단 사무총장이나 고영태라는 사람을 보면 조사받기 전 언론에 한 얘기와 조사받고 들어가서 한 이야기가 달라지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자기들끼리의 뭔가 입을 맞추고 사건을 축소하려는 시도가 느껴진다고 할 수 있죠.”

- 31일 검찰에 최순실 씨가 출두했는데.

“일단 검찰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구체적으로 뭐가 나와야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동안 제대로 보도를 하지 않던 언론에서 너무 선정적인 것으로 사소한 것을 가지고 요란스럽게 부풀려서 보도하는 건 문제라고 생각을 하고 어디까지나 사건의 본질은 대통령이 어디까지 개입했느냐죠. 분명히 개입한 것은 명백한 것 같은데 어디까지 직접 개입했느냐는 것이기 때문에 최순실이라는 사람 하나만 희생양 만들어서 꼬리 자르기를 한다든지 하는 시도를 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박 대통령도 수사 받아야 한다고 보세요?

“당연하죠. 요즘 하야를 해야 된다거나 거국 내각을 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물론 그렇게 될 수 있겠죠. 그런데 더 중요하고 시급한 것이 사건의 진상을 국민이 아실 수 있게 밝혀야 하는 것이 최우선이죠. 때문에 일단 대통령이 수사를 받아서 명명백백히 진실이 밝혀지고 그런 다음에 물러나든 거국 내각을 하자는 얘기가 나와야지 그것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잘못 다른 얘기가 나오면 국면전환용이나 면죄부용으로 변질될 수가 있기 때문에 꼭 수사를 받고 진실이 밝혀져야 하죠. 또 대다수 헌법학자들이 대통령이 기소는 당하지 않지만, 수사는 당연히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 같아요.”

- 그럼 지금은 거국내각 할 상황은 아니라고 보세요?

“이번에 야 3당에서 합의했듯이 국정조사 그리고 새로운 특별법을 만들어서 특검을 진행하는 것이 우선이고 여당에서 그저 자기네들이 총리 한 사람만 그럴 듯하게 바꾸는 건 정치적인 쇼로서 빠져나가려는 식의 거국내각은 의미 없죠. 일단 진상을 확실히 밝히고 여야가 합의되어 국회에서 새로운 총리를 뽑은 후 대통령이 권한을 국회에서 뽑힌 총리에게 주겠다고 하지 않은 이상 허수아비 총리로 그럴듯한 사람을 뽑는 건 의미 없다는 거죠.”

김병준(가운데) 국무총리 후보자가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 호텔에서 열린 둘째 딸 결혼식에서 환한 표정으로 하객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병준(가운데) 국무총리 후보자가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 호텔에서 열린 둘째 딸 결혼식에서 환한 표정으로 하객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특검도 여야 입장이 다른데.

“과거처럼 특검을 대통령이 선택하고 기간도 짧게 준다면 이명박 정권처럼 기간 연장을 안 해주는 식의 특검이라면 결과가 뻔하기 때문에 그런 식의 특검은 의미가 없는 거죠. 때문에 특별법을 제정해서 더 강력한 특검을 해야죠. 왜냐면 사건의 주범이 대통령이기 때문에 대통령을 수사하려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죠. 그리고 워낙 이 사건이 캐면 어디까지 나올지 모르는 엄청난 사건이고 시간도 많이 걸릴 것이라 지금까지의 특검과는 다른 형태의 특검이 되어야 한다는 거죠.”

“야당, 함정 빠지거나 도와주는 일 되지 않게 해야”

-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대한 불만만큼 야당에 대한 불만도 국민 사이에서는 높아요. 웰빙 야당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오는 데 김 위원장께서는 야당의 대응 어떻게 평가하세요?

“물론 야당이 현 상황으로 가기만 하면 집권할 수 있으니 몸 사리자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그것은 잘못이지만 성급하게 강한 발언만 할 수 없는 것이 잘못하다가는 상대의 함정에 빠지거나 성급하게 주장을 내놓다가 상대를 도와주는 게 될 수도 있죠. 또 지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고 어떤 폭탄이 터질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신중한 대응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저는 봐요. 일단 오늘(1일) 국정조사와 특별법에 의한 특검으로 방향을 잡은 것은 잘한 것이라고 봅니다.”

- 지금 야당의 주장은 대통령이 물러나면 국정 공백이 생겨서 안 된다는 건데 지금 사실상 대통령은 있으나 마나 한 존재 아닌가요?

“야당의 입장은 국정 공백이 생기기 때문에 물러나지 말라는 뜻이 아니고 어쨌든 대통령이 된 사람이니까 지금 상황에서 수사를 제대로 받고 필요하다면 총리에게 권한을 이양하라는 식이죠. 즉 물러나더라도 해야 할 몫은 해야 한다는 입장이죠. 먼저 진상규명을 한 후에 탄핵하든 하야를 하든 그다음 단계에서 결정해야죠. 왜냐면 만약 내일이라도 덜컹 물러나 버린다면 오히려 진상을 규명하는 데에 지장이 있을 수도 있고 물러났다고 해서 그동안 박 대통령의 소위 말하는 콘크리트 지지층에서 그것을 보고 대통령에게 동정표가 다시 갈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생각할 부분이 있는 거죠.”

- 하지만 대통령직을 유지하면 검찰이 눈치 볼 수밖에 없잖아요.

“그러니까 스스로 자신은 더 이상 성역이 아니니까 수사를 제대로 받겠다는 선언을 하라고 요구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을 경우엔 국정조사와 특별법에 의한 특검으로 조사하겠다고 얘기를 하는 거죠.”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대통령은 국정에서 손을 뗄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국정에서 손 뗄 것”을 촉구했다.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대통령은 국정에서 손을 뗄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국정에서 손 뗄 것”을 촉구했다. <사진제공=뉴시스>

- 지난달 30일 청와대 비서진 개편이 있었잖아요. 김 위원장께서는 페이스북에 “여우 피하려다 호랑이 만난 격”이라고 평가하셨어요.

“이번에 민정수석으로 온 분이 과거 중요한 정치적 사건에 많이 손을 댔던 사람이고 검찰 내에 인맥이 상당히 있는 사람인데 대통령이 민정수석을 활용해서 검찰을 조정하는 것을 하지 않겠다고 생각한다면 꼭 검찰 출신의 그런 사람을 데려오지 않아도 됐을 텐데 그런 사람을 민정수석으로 임명한 의도가 수상하다고 보고 과연 어떤 세력이 그 사람을 민정수석으로 불러들였겠느냐와 의도를 의심할 수 있다는 거죠.”

“박근혜‧최순실 일당에 부역한 세력 있었기에 가능한 일”

- 2일 참여정부에서 청와대에 있었던 김병준 정책 실장을 국무총리에 지명하는 등 개각했는데 이 건 어떻게 보세요?

“총리가 누구든 비서실장이 누구든 그건 중요하지 않고 대통령이 직접 죄상을 고백하고 국정운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하지 않는 이상 의미가 없습니다. 게다가 총리 지명자는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하고 대통령은 모른 척하고 있으니 국민을 우롱하는 것입니다.”

- 앞으로 어떻게 전망하세요?

“한동안 새누리당과 청와대는 어떻게든 현 상황에서 더 악화되지 않게 버텨보려고 할 텐데 제가 보기에는 이미 대세가 기울여졌기 때문에 어떤 시도를 하던간에 진상은 결국 다 밝혀질 것으로 봐요. 특히 그렇게 믿는 이유는 최순실 씨가 그동안 한 것을 보면 치밀하고 용의주도하게 증거를 감추고 비밀스럽게 일 처리를 하지 않고 너무 흔적을 많이 남겨놓고 다녔어요. 그런 것 때문에 진실 숨기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려요.

“그동안 소문으로만 돌던 얘기가 사실로 드러나서 충격을 받으신 분들이 많으실 텐데 단순히 이 사건은 대통령 한 사람과 측근만의 문제가 아니고 자격이 되지 않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놓고라도 자기들의 권력을 유지하고 했던 정치 세력이 있었기 때문이죠. 한마디로 박근혜-최순실 일당에 부역 세력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임을 국민이 기억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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