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외자 의혹’이 불거져 자리에서 물러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한겨레TV> 시사탐사쇼 ‘김어준의 파파이스’ 119회에 출연했다.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3년 2개월 만이다.

3일 <한겨레>에 따르면, 채 전 총장은 ‘눈치도 없이 법대로 하다가 잘렸나?’라는 질문에 “인정”이라며 “자기(박근혜 대통령)만 빼고 법대로였다”고 말했다. 채동욱 전 총장은 당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지휘했다.

채 전 총장이 “(댓글 수사 때는) 법대로 수사하라는 게 가이드라인이었다”고 밝히자, 사회자는 ‘워딩이 법대로 하라였나’고 재차 확인했고, 채 전 총장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진제공=뉴시스>

그런가하면 채 전 총장은 이날 ‘최재경 민정수석 아래서 검찰이 최순실 수사 제대로 할 수 있을까?’란 질문을 받고,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며 “주변의 여러 가지 인연들이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래도 마음을 비우고 한다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검찰이 왜 권력 말을 잘 듣는지’에 대해서는 “인사권(때문)”이라며 “말 잘 들으면 승진시키고, 안 들으면 물 먹이고 그렇게 하다가 이번 정권 들어와서는 검찰총장까지 탈탈 털어서 몰아냈다. 그러면서 바짝 엎드리게 되고, 또 검사들이 평범한 직장인으로 돌아갔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채 전 총장은 특히 “검찰을 하수인으로 만든 권력자들, 자기 욕심만 채우려고 권력에 빌붙은 일부 정치검사들.. 그러다가 (검찰이) 이 지경까지 된 것 아닌가싶다”며 “검찰의 책임이 크다”고 자성했다.

이어 “이 정권 초기에 정의를 바로 세우지도 못하고 중도에 물러났던 저의 책임 또한 크다”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마지막으로 검찰을 믿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후배 검사들에게도 “검사들에게 쥐어있는 칼자루는, 법을 우습게 알고 제멋대로 날뛰는 바로 그런 놈들을 죽이라고 국민들께서 빌려주신 것”이라며 “마지막 기회다. 최순실 사건 제대로 해라. 사랑한다”고 전했다.

채동욱 전 총장이 3년 2개월 만에 공식석상에 등장해 이 같은 이야기를 털어놓자 네티즌들은 “드뎌, 진짜가 나타났다”, “법무부장관은 채동욱으로 추천합니다”, “특검에 채동욱과 윤석열을 임명하자”, “채동욱을 특검장으로”, “박근혜, 당신 손에 인사권이 웬말인가”, “검찰에 손 못 대도록 권한 바꿔야”, “이번 정권 지난 이슈들, 다 털어봐야 되는 거 아닌가”,

“검찰의 현주소를 정확히 짚었구나. 검찰의 인사권을 대통령한테서 뺏자”, “검찰, 마지막 기회다. 사람으로 돌아올”, “소신대로 하는 사람이 인정받아야”, “검찰 총장 인사권, 국민에게 돌려줍시다”, “꼭 시청할게요~”, “특검, 채동욱을 지명하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