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유고 되자 대통령도 유고 상태”…콘크리트 지지층 등 돌려
박근혜 대통령의 고립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그의 콘크리트 지지층이 실종됐다. 여당 내에서 지지층들이 비판세력으로 돌아섰다. 대통령의 나팔수였던 종편 채널은 칼과 총이 되어 대통령을 공격하고 비난한다. 어제의 지지층이 오늘은 모두 반대와 비판을 합창하고 있다. 모두가 앞 다퉈 등을 돌리고 험담을 쏟아낸다.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정치권의 거국내각 구성 요구를 일축한 채 일방적으로 신임 총리를 내정하는 등 일부 개각을 강행해 ‘불통정치’라는 파문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대통령은 얼마 전 대국민 사과를 했다가 공개적으로 거짓말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하지만 침묵하면서 반성의 태도는 내비치지 않고 있다.
대통령은 지지율이 10% 이하로 떨어지는 등 식물 대통령의 단계를 지나 증오 섞인 혐오와 경멸의 대상이 되고 있다. 더 이상 청와대에 머물기 어려운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최순실이 유고가 되면서 현직 대통령도 유고 상태다.
대통령은 얼마 전 공개리에 국민에게 사과하고 자신의 과오 일부를 자백한 뒤 청와대에서 회의조차 하지 않아 정신적 지주 상실에 대한 극단적인 허탈감에 빠지지 않았나 하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최순실 없이는 대통령 집무를 챙겨갈 능력이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도 제기된다. 이런 상태가 극적으로 개선되지 않을 경우 ‘하야’와 같은 사태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열흘전만 해도 개헌을 주도하겠다는 등 떵떵 거리던 대통령이 동굴에 혼자 남아 있는 꼴이 된 것은 대통령의 자업자득이다. 대통령이 된 뒤에 최순실의 아바타가 되어 최씨를 위해 봉사하는 대통령 짓을 한 필연적인 결과다. 대통령은 청와대와 행정 조직 위에서 최순실이 군림하도록 만들어주어 화를 자초한 것이다. 이번 사태의 최종 책임자는 대통령이라는 사회적 합의의 무게는 점차 커질 듯하다.
검찰이 진상규명을 외면한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언론들에 의해 밝혀진 ‘박근혜게이트’의 실상은 모두를 놀라게 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여성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될 사례로 박 대통령이 거론되는 등 국격 추락이 심각하다. 최순실은 무상으로 청와대를 드나들었고 청와대 비서실과 일부 정부 부처 공직자들 위에 상관으로 군림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대통령은 집권 이후 문고리 3인방 등 최순실의 사람들 외에는 청와대 비서실 수석들이나 장관들조차 독대를 거의 하지 않은 채 최순실에게만 매달린 것이 확인되고 있다. 청와대 안에 최순실이 추천한 사람 다수가 진입했고, 고급 침대 3개가 호적상 미혼인 대통령의 청와대 본관으로 들어갔다는 희한한 사실도 공개되었다.
최순실과 한 패가 된 세력들을 빼고, 대통령의 과거 지지층 다수가 대통령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면서 비아냥거리고 있다. 대통령 위에 군림한 ‘무녀 대통령’이 존재하는 것이 명확해 지면서 민심은 더욱 싸늘해지고 있다. 그 무녀가 대통령과 정부 조직을 이용해 축재를 하고 이권을 챙긴 것에 그들은 분노하고 있다.
그런데 대통령과 최순실의 관계를 알고 있었을 청와대나 정부, 당 고위직들이 여전히 최씨를 모른다고 한 목소리를 내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청와대와 문체부, 그리고 새누리당 고위층 등은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을 텐데 최순실을 모른다고 잡아뗀다. 왜 그럴까?
그들은 최순실이 대통령을 앞세워 관가를 종 부리 듯 하면서 이권을 챙긴 범죄를 저질렀고 그래서 이 사태의 핵심 책임자는 대통령이라서 자기들은 모른다고 잡아떼면 책임 추궁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얄팍한 계산을 한 결과로 보인다. 개인적 이익 챙기는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간쓰레기’들의 추악한 모습이다.
박 대통령 대선 참모 등 핵심 지지층 다수가 등을 돌린 것은 최순실의 전횡과 독식에 대한 분노가 폭발한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대통령 핵심 지지층들은 자신들을 외면한 대통령에 대해 더 이상 얻어낼 것이 없다고 결론을 내린 모습이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천박한 군상들이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현 정권은 집권 이후 큰 사건이 터지면 다른 사건으로 덮어버리는 짓을 반복하면서 위기를 모면했다. 세월호 참사 때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한 의혹 등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도피와 사망으로 덮어버린 경우 등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그 때와 차이가 있다. 최순실에 대한 의혹과 범죄의혹이 커질수록 그것은 바로 대통령에 대한 의혹과 범죄의혹으로 직결된다는 사실이다. 공작정치의 한계가 무엇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부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