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오전 청와대 충무실로 주한대사로부터 신임장을 제정받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기야 한자리 숫자가 나왔다. 역대 대통령 중 한자릿수 지지율은 IMF 구제금융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이 기록한 6%(한국갤럽) 이후 처음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외부적 요인이 겹쳤지만 박 대통령은 순전히 개인 잘못으로 한자리수를 기록했다.

내일신문이 디오피니언에 의뢰해 지난달 31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한달전 대비 무려 25.0%p나 급락한 9.2%를 기록했다.

‘최순실게이트’는 콘크리트 지지층의 역린을 건드려 50‧60세 이상, 영남권, 보수층 등이 무섭게 돌아섰다.

전달 대비 50대 40.0%→7.9%, 60세 이상 64.5%→20.8%, 대구‧경북 지역 44.3%→8.8%, 부산·울산·경남 35.1%→13.5%, 보수층 69.6%→20.2%, 새누리당 지지층 77.2%→32.4%으로 폭락했다.

응답자 10명 중 3명이 ‘최순실 사태로 지지했지만 지지하지 않게 됐다’(33.1%)고 응답했고 ‘박 대통령이 스스로 하야 해야 한다’는 응답이 67.3%로 나타났다.

또 ‘박 대통령이 수사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에 79.9%가 동의하는 등 박 대통령에게 책임있는 행동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은 것이 주목된다.

이날 발표된 문화일보-엠브레인 여론조사에서도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13.7%로 폭락했다.

특히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동반하락해 더불어민주당과 10%p 이상 차이를 보였다. 민주당 37.5%, 새누리당 26.2%, 국민의당 15.5%, 정의당 5.5% 순이었고, 무당층은 15%였다.

이에 대해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국민의 분노가 점점 더 비등점을 향하고 있다”며 “국민은 다 안다”고 경고했다.

이은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은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20%대가 무너졌을 때 분명하게 사과하고 사태 수습에 나서야 했다”며 “대통령이 완전히 숨어 버리니 한자릿수로 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 대통령의 수사를 요구하는 여론이 70%가 넘는 등 국민은 대통령을 무섭게 지켜보고 있다”며 “대통령이 확실하게 공식 사과하고 수사를 받겠다고 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심각한 것은 이런 상황에서도 사태가 수그러들고 있다고 잘못 판단하고 뒤집어보려고 하는 세력이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 소장은 “대통령이 행동을 안취하면 국민들이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황인데 차분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국민의 인식이 대단히 높다는 것”이라고 민심을 분석했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여소야대를 만들어낸 국민의 힘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자릿수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청와대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다”면서 “두 자릿수대 지지율이 깨지는 것은 사실 시간문제였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관계자는 “사태가 위중하기 때문에 대통령도 여러 조치를 하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국정 운영에 흔들림이 있으면 큰일이니 차질 없이 하면서 수습책을 마련하기 위해 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디오피니언 여론조사는 지난달 31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RDD 방식의 유선전화면접조사(39%)와 모바일 활용 웹조사 방식(61%)을 병행해 실시됐다. 응답률은 20.3%,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엠브레인 여론조사는 지난달 29~30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유선 49.4%, 무선 50.6%)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12.2%,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