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더좋은나라 전략연구소 이사장)이 9월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영란법 관련 한국농축산연합회 회장단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경북 경주에서 잇따라 발생한 지진으로 전국이 깜짝 놀란 가운데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이 “하늘도 노한 북한 김정은의 핵실험 도박” 때문이라고 주장해 빈축을 사고 있다. 정 의원은 청주 상당교회 안수집사이다.

정 의원(충북 청주시상당구)은 지진 발생 직후인 12일 오후 9시 30분 SNS에 올린 글에서 “이번 지진은 지난 9월 9일 북한의 핵실험이 여파가 아닐까하는 걱정도 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핵실험 결과 인공지진이 5.2~5.3 정도로 2차 세계대전 때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졌던 원자폭탄의 최대 80% 위력으로 관측되는 등 북한의 역대 핵실험 중 가장 강력한 것으로 세계 각국 전문기관들의 관측‧분석”이라며 “그래서 혹시나 이번 서울에서까지 느낄 정도의 경주 내륙지진이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한 것은 아닌지 정말 걱정스러운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아울러 정 의원은 핵실험으로 인한 백두산 화산의 폭발 가능성도 지적했다. 그는 “백두산의 화산도 점점 폭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며 “북한 김정은의 무모한 핵실험이 백두산 천지 화산의 폭발, 한반도의 대규모 지진이라는 참혹한 자연재해를 일으키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의원은 “김정은이 제발 하늘을 노하게 하는 짓을 당장 중단하고 남북한 동포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상생공영의 길을 선택하길 간절히 바라는 것이 하늘의 뜻이 아닐까요”라고 다시 하늘을 언급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지진으로 전국에서 진동이 감지되는 등 전 국민이 불안에 떠는 상황에서 4선 국회의원의 이 같은 발언에 SNS에서는 비난이 쏟아졌다.

정 의원은 국민안전처의 늑장대응과 홈페이지도 마비, 메신저 카카오톡 먹통, 국가재난주관 방송사인 KBS 아닌 JTBC가 특보를 하고 있는 상황 등 세월호 이후에도 반복되는 허술한 재난 대응 시스템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네티즌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북한 탓하는 저 마인드, 참 새누리스럽다, 대단하고 존경스럽기까지 한다”, “북한이 없으면 정치가 안 되지?”, “할 말이 없다. 욕할 힘도 없다”, “북핵 실험에 하늘이 노했으면 북한에 지진이 나야지 왜 남한에 나나, 우리가 시켰는가”, “대한민국의 이과 출신들은 어이를 상실했다고 전해진다”, “자연지진과 인공지진은 지진파의 모양에 따라 단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소한의 사실은 확인하고 말씀해주셨으면 덜 짜증나겠네요”, “괴담이 퍼지고 있습니다”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

앞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가 “하나님을 멀리한 데 따른 하나님의 경고”라고 말해 거센 비난을 받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