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별법 개정과 특검 의결 등을 요구하며 20일째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여온 유가족들이 5일 “야3당의 의지를 확인했다”며 ‘사생결단식’ 중단 입장을 밝혔다.

이날 저녁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미사에서 416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특조위 활동 보장에 대해 논의하면서 방법을 찾기로 했다. 정답은 아니지만 정답으로 가는 길을 찾으려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사생결단식을 중단했다”고 밝히며, “그 동안 정말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고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죄송하지만 병문안은 안 오시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조용히, 빨리 회복하고 시급히 다음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박지원 원내대표 등 국민의당 의원들이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릴레이 단식 농성 40일 째인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광화문 광장 세월호 단식농성장을 방문해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의 어머니를 위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앞서 이날 농성장을 찾은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유가족들에게 “야3당 공조협의체를 더불어민주당 우상호‧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와 합의해 구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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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위원장은 “여소야대지만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모든 일정은 3당 원내대표가 합의해야 상정되고, 상임위에서는 3당 간사가 합의돼야 한다”며 “농해수위 위원장이 야당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세월호특별법 개정을)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유가족들은 유성엽 의원의 “현재로선 세월호특별법 개정은 물 건너갔다고 본다. 솔직히 개정은 불가능하다. 정부여당의 완강한 반대를 뚫어낼 길이 없다”는 발언에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상준엄마’ 강지은 씨는 “더 이상 뭘 더 어떻게 유가족들의 뜻을 알려야 하나. 도대체 뭘 더 어떻게 해야 하냐”며 “핑계 좀 그만 대고, 변명 좀 그만 댔으면 좋겠다”고 질타했다. 강씨는 “여기 와서 유가족들 눈물 닦아주고 손 잡아주는 제스처만 하지 말고 제발 좀 방법을 강구해 와달라”고 호소했다.

유가족들을 만나고 돌아간 박지원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여야가 합의했고, 대통령도 약속했건만 왜 이제 와서 안 됩니까, 누가 합니까, 방법을 찾아오라(는 유가족들의 질타에)고개만 떨궜다”고 전했다.

이어 “아무리 설득해도 청와대도 새누리당도 절벽”이라고 토로하며 “그러나 야3당이 협의체를 구성해서 9월말 만료되는 세월호특조위 활동기한 연장을 위해서 빅딜이라도 하면 길이 있을까 구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 자식을 생각하고 끝까지 잊지 않겠다”면서 “단식을 오늘 끝내셔야 해결의 희망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한편, 416가족협의회와 세월호 특조위는 렐레이 단식은 계속 이어간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