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씨 딸 유엔서 ‘물대포 피격’ 사진 들고.. “아버지에 5초만 발언 기회 달라”
백남기 씨의 둘째딸 민주화 씨가 유엔 인권이사회에 참석해 백남기 씨의 상황과 한국 정부의 부당한 집회‧결사의 자유 탄압을 국제사회에 알렸다.
백민주화 씨는 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32차 유엔인권이사회에서 “제 아버지는 작년 11월14일 쌀 수매가 인상을 요구하는 집회에 참석해 경찰의 조준 물대포 사격을 받았고 그 때 심각한 뇌 손상을 입어 200일이 넘도록 의식불명 상태”라며 백남기 씨의 상태를 전했다.
백씨는 또 “한국정부는 시위를 집회가 아닌 범죄로 규정, 임의적으로 금지하고 있다”며 “정부는 집회를 조직했다는 이유로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에게 8년 형을 구형했으며 500명 이상의 집회 참가자들을 체포했거나 소환장을 발부했다”고 알렸다.
백민주화 씨는 아버지 백남기 씨 사건에 대해 “(한국정부의)사과도 없었고, 수사도 없었다”며 “이 땅에서 정의라는 것은 찾아볼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 정부는 “이 사건을 철저히 수사하고 있다”라고 주장하지만, 7개월 동안 자신의 언니인 백도라지 씨에 대한 고발인 조사를 한 차례 진행한 것이 전부라고 지적했다.
민주화 씨는 그러면서 “사람이 누군가를 쳤다면, 당연히 사과하고 자기가 한 잘못을 고치기 위한 모든 일을 할 것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한다”며 “저와 가족들은 진실한 사과와 철저한 수사, 그리고 정의가 실현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언을 마친 백민주화 씨는 “5초만 허락하신다면 제 아버지에게 발언할 기회를 주고 싶다”고 양해를 구하고는 백남기씨가 물대포에 맞아 쓰러져 있는 사진을 5초간 들고 한국 정부의 진실한 사과와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백민주화 씨의 이 같은 발언은 한국 정부의 발표를 정면 반박한 것이다. 백씨의 발언에 앞서 한국정부는 백남기 농민 사건에 대해 “경찰청은 2015년 폭력이 발생했을 때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따라서 물대포를 4번만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백남기씨의 경우는 검찰에서 철저하게 수사했다”며 “합법적 집회 참가자에게 대해서는 문제를 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이 같은 주장에 민주화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곳은 유엔입니다. 정부가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네요. 세상에 너무하네요. 정말 양심은 있나”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