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권력’, ‘정치판 세월호’, ‘갈라파고스 새누리’.. “외눈박이 종만 설치는 흉가”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언론들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연일 날선 비판을 가하고 있다. 이들은 ‘자폐증 권력’, ‘정치판 세월호’, ‘갈라파고스 새누리당’ 등 강한 어조로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의 패착을 강하게 질타했다.
<조선일보> 양상훈 논설주간은 19일자 “저 病的 오기가 총선 이어 대선도 엎을 것”이란 제목의 기명 칼럼에서 ‘친박’ 역시 박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심각한 폐쇄성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 논설주간은 “이번 총선으로 친박은 정치적으로 죽었다”며 “부산, 서울 강남, 분당이 여당을 거부했으면 거의 탄핵이고 사망선고”라고 봤다.
이어 “죽을 때 확실히 죽어야 다시 살 수 있는 게 정치다. 죽었는데도 돌아다니는 게 좀비”라며 “사망 원인이 자폐증인 권력이 좀비까지 돼 세상과 동떨어진 행동을 계속하면 새누리당이 문제가 아니라 나라가 불행해진다”고 꼬집었다.
그는 “자폐 권력은 ‘남들은 못 했어도 나는 된다’고 확신한다”며 “그러다가 질 수 없는 총선을 졌고, 다음엔 대선까지 망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산사태와 같은 총선 심판에도 자폐 권력이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고개를 쳐들고 있으니 대선 때 제2차 산사태는 이미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이대로면 박 대통령과 친박이 막고 있는 흙더미가 마저 쏟아져 내려 다 쓸고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런가하면 앞서 18일 <문화일보> 박민 정치부장은 새누리 당내 계파 갈등을 두고 ‘정치판 세월호’라고 규정했다.
그는 “혁신 항해에 나서려던 새누리호(號)가 출발도 하기 전에 좌초하고 말았다”면서 “마지막 순간에 최악의 선택을 한 이준석 선장처럼, 새누리호의 배 바닥에 직접 구명을 낸 것은 ‘대주주’인 친박(親朴)세력이었다”고 꼬집었다.
박민 부장은 또 정진석 원내대표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과 혁신위원장 인선안을 보이콧한 친박계의 행태와 관련 “친박, 나아가 새누리당의 정치적 병이 얼마나 위중한지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제대로 된 혁신에 다시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친박은 작은 권력을 지키려다 국민에게도, 박 정권에도 더 큰 죄업을 쌓고 있다. 친박이라는 명칭이 희대의 정치적 오명이 될 날이 머지않았다”고 내다봤다.
<중앙일보> 전영기 논설위원도 20일자 ‘전영기의 시시각각’에서 “박 대통령은 정당 연속성보다 개인 연속성을 중시하는 듯하다”며 “임기 후에도 자신의 영향력이 유지되는 순도 높은 친박당을 만들려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새누리당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언급하며 “반기문은 집권세력의 요즘 사정을 관찰하면서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올라타 대선 게임에 참여하기 어렵겠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한다”며 이는 “민심에서 고립된 새누리당의 도움을 굳이 받아야겠느냐는 인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되면 대선 유력주자에 관한 한 새누리당은 완전히 빈집이 되는 셈이다. 도무지 사람이 없다. 외눈박이 종만 설치는 흉가 같다”며 “갈라파고스 섬처럼 교류와 진화가 중단된 곳. 그게 박 대통령이 원하는 당인가 보다”고 질타했다.
한편,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은 <조선>의 양상훈, <문화>의 박민, <중앙>의 전영기 이 세사람이 ‘쓰리콤보’로 청와대와 ‘친박’을 거칠게 비판한 데 주목했다.
윤태곤 실장은 “세 사람 다, 말하자면 ‘메이저’ 신문의 주류인데다가 정치현장에서 이십년 이상을 버틴 정치 전문가들”이라며 “세 사람 칼럼을 관통하는 지점은 ‘그들’이 갈라파고스에서 배타적 패거리를 형성하고 눈, 귀 막고 살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