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종면 “2012년때는 ‘표심 왜곡 안돼, 헌법적 책무 다할 뿐’이라 했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예정보다 일찍 4.13 총선 투표용지 인쇄에 들어가 야당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4년 전에는 선거 9일전에 인쇄에 들어갔던 사실이 재주목되고 있다.
선관위는 30일 서울 구로갑‧을의 투표용지 인쇄를 시작으로 31일은 경기 남양주와 수원 팔달, 안산 단원구에서, 다음달 1일은 경기 의정부와 파주, 여주‧양평에서 조기 인쇄 작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선관위는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투표용지는 후보자등록마감일 후 9일 이후(4월 4일)부터 인쇄하지만 인쇄시설의 부족 등 선거관리에 지장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해당 위원회의 의결로 인쇄일을 4월 4일 이전으로 변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대변인은 30일 국회 브리핑에서 “공직선거관리규칙 71조의 2에 따르면 투표용지 인쇄시기는 후보자등록마감일 후 9일인 4월 4일 이후”라며 “야권 후보 단일화를 방해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심을 갖게 한다”고 반발했다.
김 대변인은 “즉각 모든 인쇄를 중단하라”며 “선관위는 공정 선거 관리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하며 선거관리에 대한 어떠한 오해나 시비도 없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앙선관위가 인쇄 시설 부족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2012년 대선 당시에는 선거 9일전에 투표용지 인쇄를 시작했다.
2012년 11월 20일 오마이뉴스 <투표용지 인쇄시기 늦춘 선관위는 야권 편향?> 기사에 따르면 선관위는 대선 투표용지를 인쇄 시기를 늦춰 12월 10일부터 찍기로 했다.
이에 새누리당이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의 단일화 시점을 투표용지 인쇄 전날인 12월 9일까지로 연장해준 게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선관위는 “이번 결정은, 유권자에게 후보자와 관련된 정보를 정확히 제공하여 유권자의 의사가 왜곡되지 않고 선거결과에 그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한 조치”라며 “선관위의 당연한 헌법적 책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인쇄시설 문제와 관련 선관위 관계자는 “과거에는 일부 지역에서 인쇄시설 미비 등의 문제로 일반 투표소용 투표용지를 부재자투표소용 투표용지와 함께 인쇄한 곳도 있으나, 지금은 모든 구·시·군 선관위에 투표용지 발급기가 보급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활용하면 수량이 적은 부재자투표소용 투표용지를 인쇄할 수 있다”면서 “일반투표소용 투표용지의 인쇄시점을 관리상 무리가 없는 시점까지 늦춘 것”이라고 말했다.
노종면 YTN 해직기자는 페이스북에서 “인쇄시설 부족해서 투표용지를 미리 찍는다고 하죠? 거짓말이다”며 “2012년 대선 때는 불과 9일 전에 인쇄를 시작했다. 그때는 새누리가 야권후보 단일화 봐주는 거냐고 으르렁 댔다”고 되짚었다.
그는 “그리고 중앙선관위는 헌법상 책무를 다할 뿐이라며 이렇게 대꾸했다. “일찍 인쇄하면 후보 사퇴 등으로 표심 왜곡될 수 있다. 과거처럼 인쇄시설 미비 걱정 없다””고 선관위의 달라진 태도를 꼬집었다.
한겨레신문은 선관위의 ‘투표용지 조기 인쇄’ 방침을 박근혜정부의 선거 개입으로 해석하는 만평을 31일 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