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유승민, 스스로 결단하라”…대구 <매일> “질 나쁜 책임회피”
4.13 총선 후보자 등록이 당장 24일부터 시작되는 상황임에도 새누리당이 유승민 의원에 대한 공천 결정을 거듭 보류, 사실상 낙천시키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문화일보>는 21일 “유승민 ‘경선 없이 낙천’ 방향 가닥”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이한구 공천관리 위원장은 유 의원 공천에 대해 “낙천시키지 않으면 다른 사람(공천 탈락한 친유승민계 의원)들과의 밸런스(형평성)에 문제가 생긴다”는 인식인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 개인적으론 경선 없이 유 의원을 낙천시키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도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서 “유승민 의원 스스로는 (당이 바라는) 불출마 (선언)를 안 할 것으로 본다”며 “(21일) 공관위가 결정하고 최고위가 추인해주는 절차를 빨리 밟아야 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당초 21일 최고위원회에서 유승민 의원 공천 여부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22일 최고위원회를 열어 이에 대해 막판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총선의 후보자 등록이 오는 24~25일이고 새누리당의 공천자대회가 23일로 예정돼 있는 것을 감안하면 유승민 의원 공천 여부는 늦어도 22일까지는 확정돼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최고위는 이혜훈 전 의원과의 서울 서초갑 경선에서 패배한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해서는 다른 지역구에 투입하기로 했다. 지역은 새누리당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긴 진영 의원의 지역구인 용산이 유력하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김태호 최고위원은 이날 비공개 회의 후 “(조윤선 전 의원은) 우수한 당의 자원인데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자는 데 만장일치 동의가 있었다고 보면 된다”며 “지금 갈 수 있다면 용산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한편, 이한구 위원장이 유승민 의원에 “스스로 결단하라”고 촉구한 데 대해 대구 <매일신문>은 20일 “‘유승민 공천’ 빨리 결정하고 국민 평가 받아라”라는 제하의 사설을 통해 “참으로 기회주의적이고 비겁한 태도”라고 강력 비판했다.
사설은 “책임을 지기 싫으면 공천 ‘칼자루’도 쥐지 말았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유 의원에 대한 탈당 요구는 매우 질 나쁜 책임 회피”라고 질타했다.
사설은 또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유 의원의 공천 배제는 이미 확정됐으며, 유 의원이 끝내 탈당하지 않을 경우 비례대표 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탈락을 슬쩍 끼워 넣을 관측이 나오고 있다”며 “사실이라면 더욱 비겁한 꼼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 ‘물타기’로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는 우리 국민의 수준을 얕봐도 한참 얕보는 것”이라며 “공천을 배제하기로 했으면 당당하게 공표하고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