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선거구 획정 잠정 합의에 대해 소수 야당들은 25일 “기득권 짬짜미”,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질식시키는 합의”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새누리와 더민주 원내지도부는 23, 24일 잇따라 회동을 갖고 20대 국회의원 정수를 ‘지역구 253석+비례대표 47석’으로 하는 선거구획정안을 잠정 합의했다. 새누리당의 안이 관철된 것으로 지역구 수를 늘리고 비례대표 수는 그만큼 희생시킨 안이다. 소수정당의 최소의석 보장제와 선거 연령 하향 조정 등은 장기 논의 과제로 넘어갔다.

▲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서비스법과 테러방지법, 선거구 획정 등 남은 쟁점사안 협의를 위한 여야 원내지도부 '3+3회동'에 앞서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가 악수를 나누며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에 대해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국회 본청 농성장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의에서 “사태의 주범은 새누리당”이라며 “부당하게 누려온 기득권만 움켜쥐고, 왜곡된 민주주의를 바로잡을 생각은 애당초 없었다”고 성토했다.

또 심 대표는 “언제부터인가 양당 간 협상은 새누리당에게 호랑이 곶감 따는 일이 됐다”며 “19대 국회가 대통령의 법안자판기로 전락하게 된 것은 제1야당의 이런 지독한 무기력과 무책임 때문”이라고 더민주도 싸잡아 비난했다.

심 대표는 “선거구 획정이 비례축소로 끝나는 것은 정치개혁을 향한 국민의 열망을 짓밟는 일”이라면서 “양당독점 체제에 대한 국민들의 정치 불신이 하늘을 찌르는 상황에서 자행된 양당의 기득권 담합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대양당을 규탄했다.

정진후 원내대표는 “그나마도 민심을 올곧게 반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비례대표 의석수 54석을 7석이나 줄이면, 한국 민주주의의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또 정 대표는 “새누리당은 야권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조치들마저 거부함으로써 게리멘더링도 서슴지 않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며 “민주주의가 아니라 의회독재를 하기 위해 제도마저 유리한 것만 고집하고 있다”고 여당을 비판했다.

정 대표는 “새누리당은 한 손엔 기득권을, 다른 한 손엔 대통령 관심 법안을 움켜쥐고서 국민을 협박하고 있다”며 “기득권과 욕심을 내려놓지 않는다면 19대 국회는 대한민국 국회 역사상 가장 부끄러운 국회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서비스법과 테러방지법, 선거구 획정 등 남은 쟁점사안 협의를 위한 '3+3회동'에 앞서 여야 원내지도부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용익 의원, 이목희 정책위의장, 이종걸 원내대표,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 김정훈 정책위의장,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 강석훈 의원, 김용남 원내대변인. <사진제공=뉴시스>

녹색당도 24일 논평을 내고 “지금 선거구 협상과 함께 국회에 걸려 있는 쟁점법안들의 경우 찬반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결코 이렇게 회기내에 서둘러 타결되어서는 안 된다”고 연계 처리를 반대했다.

녹색당은 “쟁점법안은 새누리당이 스스로 거두거나 원내 야당이 처리를 막아낼 수 있는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두 거대 양당은 비례대표 의석 축소와 그로 인한 정치 다양성 침해를 획책하고 있다”고 양당을 비판했다.  

또 녹색당은 “국민의당도 엄청난 책임이 있다”면서 “이들은 정권교체를 운운하면서도 새누리당에게 유리한 고지를 만들어주고 있다”고 국민의당을 비난했다.

녹색당은 “비례대표 축소안에 무게를 실어준 것도 이들”이라면서 “‘호남 자민련’조차 후한 평가이다. 이런 식으로라면 ‘그냥 자민련’이라는 평가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