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단체가 주도하고 있는 입법촉구 1000만 서명운동에 황교안 국무총리가 온라인 서명으로 참여하며 ‘인증샷’을 총리실을 통해 공개 배포해 ‘관제 서명쇼’ 논란이 일고 있다.

총리실은 20일 황교안 총리가 정부서울청사 국무총리 집무실에서 ‘경제활성화법안 입법촉구 온라인 서명’에 서명했다면서 사진을 공개했다. 개인자격으로 했다지만 서명 장면을 담은 사진을 총리실 차원에서 공개 배포했다.

▲ 황교안 국무총리가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국무총리 집무실에서 경제활성화법안 입법촉구 온라인 서명을 하고 있다. 2016.01.20. <사진=국무총리실 제공>

앞서 박 대통령은 “오죽하면 국민들이 그렇게 나섰겠나”라며 지난 18일 서명 부스를 직접 방문해 ‘길거리 서명’을 했다.

이후 황교안 총리, 유일호 기획재정부 장관,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홍용표 통일부 장관 등의 국무위원들이 서명에 동참했다.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들도 20일 참여했다. 사장단들은 이날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 협의회를 마친 후 1층 로비에 설치된 서명부스에서 일제히 서명을 했다. 삼성에 이어 현대자동차, SK, LG 등 주요 대기업들의 참여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황 총리의 서명 ‘인증샷’에 대해 뉴스타파 최승호 PD는 21일 페이스북에 “21세기의 땃벌떼, 백골단 퍼포먼스”라고 일침을 날렸다.

땃벌떼, 백골단은 1950년대 이승만 정권 당시 활개쳤던 극우 정치깡패들을 말한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집권 연장을 위해 대통령직선제 개헌을 추진하면서 땃벌떼, 백골단 등 폭력단체들을 동원해 의원들을 협박하고 관제 데모를 일으켜 국회 해산을 요구했다.

총리의 서명 사진 공개에 최 PD는  “이 사람은 자기가 서명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국민들이 따라하고 싶어 할 걸로 생각하는 걸까요?”라며 “50년대 사고에서 조금치도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나라를 주무르고 있으니...”라고 혀를 찼다.

앞서 전우용 역사학자도 트위터에서 “1951년 1월에는 땃벌떼, 백골단 등의 깡패조직이 국회가 ‘민의’를 무시한다며 거리로 나섰다. 2016년 1월에는 대한상의 등 경제단체와 대통령이 국회가 ‘민의’를 무시한다며 거리로 나섰다”며 “개인이든 집단이든 ‘본질’은 이름에 있지 않다”고 일갈했다.

네티즌들은 “황교안 총리, 서명 후 숙제 검사 받으려고 인증 샷”(minj*******), “전직도 아니시고 심지어 현직(?)에 계신 분들이신데 왜?”(sin*****), “박근혜정권의 노골적인 관권 총선 선거운동이라네”(yo****), “얼른 ‘인증샷’ 보내야지...(혼나기 전에) 대통령님, 저 서명했습니다.(딸랑딸랑)”(lim****), “대통령도 공무원이므로 집단행동 금지에 위배된다. 검찰은 뭐하나 대통령 잡아들여라!”(듣*), “부정선거로 당선된 댓통답다, 이러고도 뻔뻔하게 ‘오죽하면 국민이 나서겠나’라고 이야기할 수가..”(JAN*****) 등의 반응을 보였다.

네티즌 ‘ss*****’은 “대통령 직접 거리 서명운동은 코메디”라며 “서명은 진정성을 요한다, 압박과 강제성의 서명은 진정성 없다. 교육부가 팩스 꺼 놓는 꼼수에도 국정교과서 반대가 일반인, 교육계, 종교계, 학생들, 해외 동포들의 반대가 봇물 터졌지만 박 정권은 혼이 비정상이랬다”라고 국민들의 서명운동에 박근혜 정부가 보인 반응을 꼬집었다.

‘Apro******’도 “경제살리기 서명운동? 노동자 죽이는 재벌 살리기 서명운동 아니냐!”며 “대통령 한마디에 이렇게 일사천리인 나라가 세월호, 메르스 때는?”라고 성토했다.

네티즌 ‘binla****’은 “어이없는 정부군! 국민의 세월호 600만 서명은 쌩까고 국정화교과서 반대서명도 쌩까고 힘있는 정부가 성냥팔이 코스프레? 제2유신독재로 돌아가기 위해 애쓰는구나?”라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