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정보블랙홀…핵실험 징후 전혀 탐지 못할 상황 처해”

김종대 “미국 정보 인원축소‧지원 중단…북한보다 중국 견제 관심”

김종대 정의당 국방개혁기획단장은 북한의 4차 핵실험 사태와 관련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의 징후를 전혀 탐지할 수 없는 정보 공백 상황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김 단장은 8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미 군‧정보 당국은 사실상 북한에 대한 정보의 블랙홀에 빠진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 8일자 노동신문이 수소탄시험 완전성공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에 들어갔다. 1면에 첫 수소탄시험 완전성공소식에 접한 각계의 반향 타이틀 기사에 김종태전기기관차련합기업소에서 결의에 넘치는 관계자들의 환호성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제공=뉴시스>
북한 8일자 노동신문이 수소탄시험 완전성공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에 들어갔다. 1면에 첫 수소탄시험 완전성공소식에 접한 각계의 반향 타이틀 기사에 김종태전기기관차련합기업소에서 결의에 넘치는 관계자들의 환호성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우선 정부가 핵실험 징후를 1개월 전에 포착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으나 실패한 것은 “북한 풍계리 지하 핵실험의 갱도가 꾸준한 확충으로 인해 매우 깊고 넓어져서 핵실험 징후를 외부에서 탐지하기 어려운 충분한 내부 공간을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북한 스스로가 한미의 정보감시자산이 작동하고 있다는 걸 거의 간파하고 있다”며 “그동안 숱하게 공개된 위성 영상사진 등이 북한에 역정보로 제공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단장은 “우리 정부가 이러한 상황 변화를 고려해 대책 마련을 하고 대비해야 했지만 더욱더 정보의 공백상태에 처했다”며 그 이유는 한미 정보공조의 실효성이 떨어지면서 동맹의 기초체력이 약화된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단장은 “한국군의 독자적 대북 정보는 주로 영상이 아닌 신호정보에 의존하는데, 이마저도 탐지범위가 평양~원산 이남에 주로 국한돼 있다”고 설명하고 “북한 후방의 정보에 대해서는 미국의 정보자산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여기서 큰 결함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또 “350명 수준이던 미군의 한반도 정보분석관이 50명 수준으로 축소됐다”며 이로 인해 “범연합정보교환체계(CENTRIXS-K)와 태평양사령부에서 운용하는 미군연합사군사 정보체계(PASS-K)에서 수집한 북한 정보가 분석되지 못하고 대부분 판단 항목이 공란”이라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한국 합참의장이 2회(2009, 2010년) 미 합참의장에게 대책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으나 답장조차 받지 못했다”면서 “이후 여러 차례 정보공백을 보완하는 대책이 촉구됐지만 아무런 보완대책 없이 현재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한국군 정보부대에 지원되던 신호장비와 신호정보도 지원을 중단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이유로 그는 “미국은 북한의 위협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중국을 견제한다는 차원에서 한·미·일의 정보공조체계를 구축하는 동맹정책을 모색하면서 관심을 중국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민구 국방부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지난 6일 북한이 강행한 4차 핵실험 관련 한미 공동대응 방안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이순진(왼쪽) 합참의장과 커티스 스캐퍼로티(오른쪽) 한미연합사령관이 함께 했다. <사진제공=뉴시스>
한민구 국방부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지난 6일 북한이 강행한 4차 핵실험 관련 한미 공동대응 방안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이순진(왼쪽) 합참의장과 커티스 스캐퍼로티(오른쪽) 한미연합사령관이 함께 했다. <사진제공=뉴시스>

“朴정부 대북정보 공백상태인데 단기적 응징 집착 한풀이성 대응만”

김 단장은 “우리 정부는 북한을 감시하는 한미 정보공조의 실효성 저하돼 동맹의 기초체력이 현저하게 약화된 상황을 직시하고 대책을 마련했어야 한다”면서 “동맹의 건강에 중요한 이상이 발생한 것으로 대책을 강구했어야 하나 전혀 그러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단장은 “이번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박근혜 정부와 여당의 위기관리는 처참할 정도로 실패했다”면서 초기 정보관리 실패를 지적하고 다음 단계로 “일단 ‘지르고 보자’는 식으로 의미 없는 대책이 남발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 미국의 전략무기 한반도 배치 ▲ 대북 전단살포 허용 ▲ 한국의 핵무기 보유 ▲ 맞춤형 억제전략 등 떠오르는 대로 대책을 나열”할 것이라며 “위기관리의 목표와 방향, 수단에 대한 인식 없이 단기적 상황관리에 급급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주변국에 의존하려는 처지로 전락”하는 단계 이후 “국민은 차분한 데 반해 정부와 여당이 먼저 혼란에 빠져 실패한 위기관리의 책임을 전가할 대상을 물색할 것”이라고 향후 단계를 분석했다.

김 단장은 “박근혜 정부는 종합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함에도 남북한 긴장을 고조하는 단기적 응징에 집착하는 한풀이성 행태를 보여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해 '8.25 합의' 이후 중단했던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8일 오전 육군 장병들이 경기 연천군 중부전선에 있는 대북확성기 위장막을 걷어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해 '8.25 합의' 이후 중단했던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8일 오전 육군 장병들이 경기 연천군 중부전선에 있는 대북확성기 위장막을 걷어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다음은 북핵 관련 김종대 정의당 국방개혁기획단장 기자회견문 전문

박근혜 정부 위기관리의 두 축이 붕괴
- 정보관리와 한미공조의 이상 징후의 원인과 대책 -


□ 이번 북한 핵실험으로 초래된 안보 위기상황에서 박근혜 정부가 위기관리에서의 실패한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이 정부는 북한이 앞으로 어떤 핵실험을 하든 그 징후를 전혀 탐지할 수 없는 정보 공백 상황에 처했다는 점을 분명히 강조합니다. 북한의 핵실험을 앞으로 탐지하기 어려운 이유는,

○ 북한 풍계리 지하 핵실험의 갱도가 1, 2, 3차 핵실험 당시와 달리 꾸준한 확충으로 인해 매우 깊고 넓어져서 각종 굴착공사나 핵실험 징후를 외부에서 탐지하기 어려운 충분한 내부 공간을 확보했습니다. 정부는 이 점을 간과하고 예전과 같은 감시만으로 핵실험 징후를 포착할 수 있다고 오판하며, “핵 실험은 1개월 전에 징후를 포착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였습니다.

○ 북한 스스로가 한미의 정보감시자산이 작동하고 있다는 걸 거의 간파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숱하게 공개된 위성 영상사진 등은 어느 특정 시간대에 정찰 위성이 영상을 확보하는지 시간대별 운용에 대해 끊임없이 북한에 역정보로 제공되었습니다. 이에 북한은 이를 회피하고 기만하는 방법을 이미 준비한 것으로 보여 집니다.

□ 이런 상황의 변화를 고려하여 국방부를 비롯한 우리 정부 관련기관들은 면밀한 대책을 마련하여 대비했어야 함에도 더욱더 정보의 공백상태에 처하는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보였습니다. 정의당이 확인한 주된 실태를 살펴보면,

○ 한국군의 독자적 대북 정보는 주로 영상이 아닌 신호정보에 의존하는데, 이마저도 탐지범위가 평양~원산 이남에 주로 국한되어 있습니다. 북한 후방에 대해서는 눈과 귀가 거의 멀어있다고 해도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지만, 우리 군은 그동안 근육과 뼈의 힘만 증강하는 첨단무기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과시적 국방정책을 고수하였습니다. 반면 북한 후방의 정보에 대해서는 미국의 정보자산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여기서 큰 결함이 발생했습니다.

○ 350명 수준이던 미군의 한반도 정보분석관이 50명 수준으로 축소되었습니다. 미 국방정보국(DIA) 산하 주한미군 정보여단(501정보여단)에 배속되어 있던 한반도 정보 분석관은 이전에 350~400명 수준을 유지하였으나 이라크 전쟁이 악화된 2008년경부터 잔류인원 50명 정도를 남겨 놓고 중동으로 철수한 후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 이로 인해 범연합정보교환체계(CENTRIXS-K)와 태평양사령부에서 운용하는 미군연합사군사 정보체계(PASS-K)에서 여러 출처에서 수집된 북한 정보가 있지만 이를 분석하지 못한 채 대부분 판단 항목이 공란으로 비워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 합참의장이 2회(2009, 2010년) 미 합참의장에게 대책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으나 답장조차 받지 못했으며, 그 이후로 여러 차례 정보공백을 보완하는 대책이 촉구되었음에도 아무런 보완대책 없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미국은 한국군 정보부대에 지원되던 신호장비와 신호정보도 지원을 중단하였습니다.

○ 이 때문에 북한 핵실험 등에 대한 중요 정보 분석은 상업위성을 활용하는 미국의 민간기관에 이미 역전을 당한 상황으로, 북한의 핵 문제를 그토록 중시한다는 한미 군▪정보 당국은 사실상 북한에 대한 정보의 블랙홀에 빠진 상황입니다. 단지 미국은 북한의 위협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중국을 견제한다는 차원에서 한▪미▪일의 정보공조체계를 구축하는 동맹정책을 모색하면서 관심을 중국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16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 핵을 최우선시한다”는 공동성명도 공염불이 된 것입니다.

□ 이러한 일련의 사정은 이번 북한 핵실험에 대한 정보관리 실패가 예고된 것임을 의미합니다. 중국이 아닌 북한을 주적이라고 하는 우리 정부는 북한을 감시하는 한미 정보공조의 실효성 저하되어 동맹의 기초체력이 현저하게 약화된 상황을 직시하고 대책을 마련했어야 합니다. 이는 동맹의 건강에 중요한 이상이 발생한 것으로 대책을 강구했어야 하나 전혀 그러하지 못하였습니다.

○ 현재 한국군은 정보 현대화를 위한 정보발전에 대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도 국방정책의 기본규범이라고 할 수 있는 <국방기본정책서>와 <합동전력기획서>, <중기국방계획>에 대부분의 사업을 반영하지 않은 채 눈과 귀가 멀고 신경과 혈관이 마비된 상황을 방치하고 있습니다.

○ 반면 근육과 뼈를 증강하는 육▪해▪공군의 작전무기에 치중한 결과, 우리 국방은 눈 감고 주먹을 휘두르는 기형적 모습을 갖추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전력구조에서 킬체인(kill-chaine),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와 같은 의미 없는 대책이 남발되어 온 것입니다.

□ 이번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박근혜 정부와 여당의 위기관리는 처참할 정도로 실패했습니다. 정의당 국방개혁단은 그간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전형적인 안보실패이며, 무능한 위기관리의 실상이 드러난 사례로 판단하였습니다. 그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 1단계 정보에서의 실패 : 위기관리의 가장 중요한 북한 핵 실험의 징후를 포착하는데 실패하였으며, 핵 실험 후에는 정확한 실험 내용을 분석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 2단계 실효성 없는 대책의 남발 : 초기 정보관리에서 실패하자 그 다음 단계에서는 일단 ‘지르고 보자’는 식으로 의미 없는 대책이 남발될 조짐입니다. 북한 핵문제를 구조적으로 해소하는 종합적 대책이 없이 정부와 여당은 ▲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 미국의 전략무기 한반도 배치 ▲ 대북 전단살포 허용 ▲ 한국의 핵무기 보유 ▲ 맞춤형 억제전략 등 그때그때 떠오르는 대로 대책을 나열합니다. 위기관리의 목표와 방향, 수단에 대한 인식 없이 단기적 상황관리에 급급하기 때문입니다.

○ 3단계 대외 의존형 안보 : 한반도 안보의 당사자는 엄연히 대한민국임에도 우리 스스로 한반도 정세를 주도할 수 있는 주도권이 완전히 소진되고, 주변국에 의존하려는 처지로 전락합니다. 우리 스스로 무엇을 해보려는 원대한 비전과 명확한 목표, 위기관리 수단에 대한 인식이 없이 강대국의 지원에서 위로받고 연명하는 초라한 모습을 보입니다.

○ 4단계 책임전가 : 국민은 차분한 데 반해 정부와 여당이 먼저 혼란에 빠져 실패한 위기관리의 책임을 전가할 대상을 물색할 것입니다. 정부가 위기관리 실패의 책임을 대신 짊어질 희생자 찾기에 나서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 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안전과 생존, 합리적인 위기관리를 위한 종합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함에도 남북한 긴장을 고조하는 단기적 응징에 집착하는 한풀이성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박근혜 정부가 우리 위기관리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일 것을 촉구합니다.

정의당 국방개혁기획단장 김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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