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민들이 아베 총리 관저 앞에서 ‘소녀상’ 철거 반대 시위를 벌였다. 한일 ‘위안부’ 협상 이후 일본 내에서 벌어진 첫 ‘위안부 합의’ 반대 시위다.

<한겨레>에 따르면, 4일 오전 도쿄 지요다구에 위치한 총리 관저 앞에서 100여 명의 일본 시민들은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진 ‘소녀상’을 철거하라는 일본 정부의 요구는 파렴치하다며 ‘위안부 합의’ 반대 시위를 벌였다.

‘전후 70년 미니 심포지엄 실행위원회’(이하 실행위)의 우에마쓰 세이지 씨는 이날 ‘안보법 폐지, 아베 내각 퇴진을 위한 1․4 국회개회일 총결집행동’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5분, 10분이라도 좋으니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항의 행동에도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100여 명의 시민들이 ‘위안부 합의’ 반대 시위에 동참했다.

“일본 정부의 소녀상 철거 요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라는 우에마쓰 씨의 선창에 시민들은 “여기 총리관저 앞에 세워라!”라는 구호를 외쳤다. 또 “할머니들의 의사를 짓밟은 합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에는 “말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의 ‘위안부’ 운동을 지원해온 호시카와 가즈에 씨는 <한겨레>에 “정부 간에 ‘소녀상을 철거하지 않으면 돈을 내지 않는다’와 같은 협상은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절대로 소녀상을 철거하면 안 되고 오히려 일본 곳곳의 국립공원과 같은 곳에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한국에서는 사뭇 다른 풍경이 벌어졌다. ‘대한민국 엄마부대봉사단’ 등 보수단체들이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 몰려가 피해 할머니들에게 “이제 아베의 사과를 받았으니, 남은 여생 마음 편히 지내시라”고 시위를 벌인 것. <☞ 관련기사-엄마부대, 위안부 할머니에 “사과받았으니 편히 지내시라”>

‘위안부 합의’를 두고 같은 날 한국과 일본에서 벌어진 상반된 시위 모습을 접한 네티즌들은 “착잡하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