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회사 웹젠의 김병관(43) 이사회 의장이 3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에 이어 문재인 대표의 두 번째 인재영입 인사이다.

김병관 의장은 이날 입장의 변에서 “흙수저와 헬조선을 한탄하는 청년에게 “노오력해보았나”를 물어선 안된다”며 “염치없는 말이다. ‘꼰대’의 언어일 뿐이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패기와 열정으로 넘을 수 없는 절벽이 청년들 앞에 있다. 떨어지면 죽는 절벽 앞에서, 죽을 각오로 뛰어내리라고 말해선 안 된다”면서 “저는 열정으로 도전하는 청년에게, 안전그물을 만들어 주고 싶다”고 밝혔다.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 입당 기자회견을 함께하며 원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그는 “우리의 미래 먹거리로 일컬어지는 문화컨텐츠산업, 바이오산업, ICT 등 기존 제조업기반의 산업구조를 넘어 새로운 산업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비정규직문제, 청년고용문제, 청년주거문제 등 청년세대를 좌절하게 만드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청년들이 역동적으로 벤처를 창업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져야 한다”면서 “제도적인 준비 없이 창업만을 권장하는 현재 제도는 실패로 인한 새로운 n포세대만 양산할 뿐이다. 창업안전망을 만드는 일 만큼은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임을 자부한다”고 밝혔다.

1973년생인 김 의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대학원을 거쳐 넥슨 개발팀 팀장으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벤처기업 ㈜솔루션홀딩스 공동창업했으며 2003년 네이버의 전신인 NHN에 인수되면서 초기 멤버로 합류했다. 이어 ㈜NHN 게임스 대표이사, ㈜웹젠 대표이사를 역임한 ‘자수성가형’ 창업자로 현재 보유 주식 평가액이 2000억원이 넘는다.

김 의장은 자신의 정치참여에 대해 중학생 아들이 부탁한 게 있다며 “지난주에 같이 영화 스타워즈를 보고 오면서, 다크사이드(Dark Side)의 유혹에 빠지지 말라는 것이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흔히 정치인에 대한 인상이 좋지 못한 것은, 다스베이더, 카일로 렌처럼 어둠의 포스에 굴복한 정치인들이 많기 때문”이라며 “저는 거기에 물들지 않고 혁신을 물들이는 사람이 되겠다,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불어넣는 사람이 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의 입당에 영입 1호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트위터에 “감동과 감사의 마음으로 격하게 환영한다. 정말 감사하다”고 환영했다.

MBC ‘복면가왕’의 김형석 작곡가는 “혁신의 가장 어려운 시작은 알곡과 쭉정이를 가려내는 것”이라며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시기이겠지만 원칙과 소신으로 뚜벅뚜벅 가는 문 대표님의 지금의 모습이 좋다”고 밝혔다. 또 그는 “김 병관님 입당을 축하합니다. 아드님의 바람처럼 세상이 다크 사이드에 빠지지 않도록 힘써 달라”고 격려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페이스북에 “안철수 의원 탈당하는 날, 표창원 박사 입당. 김한길 의원 탈당하는 날,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 입당”이라며 “살라미(salami) 썰기식(式) 순차 탈당 전략에 대응하여 티 본 스테이크(T-bone steak) 내놓는 식의 영입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장군 멍군’ 계속 될 것”이라며 “‘연합 식당’의 틀이 깨진 이후 야권 셰프 구성의 전면 개편이 전개되고 있다. 손님들은 누가, 누구와 손을 잡고, 무슨 ‘요리’를 내놓으려는지 응시하고 있다”고 판세를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