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비판하는 ‘웹툰’을 그렸다는 이유로 해고된 권성민 MBC 예능PD가 항소심에서도 승소했다.

서울고법 민사2부(재판장 김대웅)는 권 PD가 문화방송을 상대로 낸 부당전보 및 해고무효확인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앞서 지난 9월 1심 재판부는 “권성민 PD에 대한 해고는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아 무효”이며, 웹툰을 그리게 됐던 직접적인 원인인 비제작부서(경인지사)로의 인사발령 조치 역시 “회사의 권리 남용에 해당하므로 무효” 라고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번 판결에 대해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조능희 본부장은 <미디어스>에 “지금까지 판난 게 오늘까지 34건이다. 그런데 이겨도 소용이 없다”면서 “이상호 기자는 대법에서 무효판결 받아 복직 했지만 또 징계(정직6개월)를 해서 현재 회사를 다니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 본부장은 이어 “그리고 나머지 해고자 사건(7명)은 고등법원에 올라가 있다. 1‧2심에서 모두 징계가 부당하다고 난 사건은 대법원에 가 있다”면서 “무법천지 공영방송 경영행위를 언제까지 무단 방치할 것인지 한심스럽다”고 개탄했다.

MBC본부는 권성민 PD 재판에서 ‘부당전보’ 기각 판결에 주목했다. 조 본부장은 “노사 모두 부당전보를 더욱 중요하게 봤다”면서 “경영진은 인사권과 경영권으로 사원들을 탄압하고 있는데, 오늘 법원의 판결은 인사권 또한 적법하게 쓰라고 주문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판결은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MBC본부는 또 성명을 내고 사측에 “권성민 PD를 당장 원직복귀 시키라”면서 더불어 “부당전보를 은폐하려는 직종폐지 사규개정을 당장 취소하고, 부당 해고, 부당 징계, 부당 전보의 위법경영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MBC는 법원의 무죄 판결에 유감을 표명, 상고 의사를 밝혔다.

MBC는 자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최근까지도 계속해서 정치적 편향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권성민과의 근로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번 2심 판결에도 불구하고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인하고 경영권과 인사권의 정당한 행사를 지켜내기 위해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권성민 PD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권력이 집중된 곳을 더 까칠하게 노려보고 조금이라도 위험한 부분을 앞서 지적하는 것은 편향이 아니라 언론의 본질이라고 부른다”면서 “언론학 학부과정부터 다시 배우셔야 할 분들이 많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