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주현 법무부 차관이 3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룸에서 사법시험 존치여부에 관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김 차관은 '당초 2017년까지 예정됐던 사법시험 폐지를 2021년까지 4년간 유예하고, 로스쿨 제도 개선 및 폐지에 따른 대한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뉴시스>

‘사법시험 존치’ 찬반 논란과 관련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7일 “로스쿨은 ‘음서제’이기에 ‘계층상승의 사다리’가 사라진다는 비판은 사실과 전혀 무관한 공격”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조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로스쿨 개선해야 할 점 있지만 왜곡된 비판은 바로 잡혀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조 교수는 “법무부는 이를 잘 알고 있으면서도, 로스쿨을 고사시키는 선택을 했다”며 “로스쿨은 ‘법률귀족’들에 의하여 구박과 설움을 겪어야 했던 ‘고졸 법률가’ 노무현 대통령이 결단한 사법개혁의 일환이었던 바, 박근혜 정부는 이를 없애고 싶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관련해 조 교수는 ‘3년간 총 650만원을 낸 서울대 로스쿨 학생의 글’과 “‘희망의 사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통계”라며 내일신문 기사를 소개했다.

3일 자퇴서를 냈다는 서울대 로스쿨 학생 ‘행복을***’는 4일 네이트판에서 “로스쿨이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판에 할 말을 잃었다”며 “중고등학교 내내 4인 가족 건보료가 3만원을 넘어가지 못하던 가정에서 자랐다”고 어려운 가정임을 밝혔다.

이어 그는 “국민 여러분. 제발 속지 말아 달라, 없는 집에서 무슨 수로 사시를 보나”라며 “법조인이 되는 길을 공교육에 넣지 않으면 없는 집 자식들은 절대 법조인이 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학비 이야기를 하는데, 저 3년 간 정확히 650만원 낸다”며 “학비보다 감사한 건, 생활비까지 대출이 된다는 거고, 3년으로 시한이 정해져 있어서 그걸 갚을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는 것”이라고 로스쿨 운영 시스템을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낸 2년간의 등록금 납입액 인증샷을 올리고 “극소수 사례 아니냐고 묻는데 저보다 장학금 많이 받는 학생들 명수 직접 확인한 것만 20% 넘는다”고 밝혔다.

법무부의 사시 폐지 4년 유예 발표 배경과 관련 그는 “변호사협회에서 노리던 것”은 “포화상태인 법조시장 유지를 위해 기성세대가 생각해낸 가장 좋은 방법이 청년의 시장 신규진입을 막는 것이다. 기득권을 지키고 싶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사시와 로스쿨 병행’ 의견에 대해서도 그는 “지금까지의 법조계는, 사법연수원 성적이 평생 따라다니는 곳이었다. 그 성적대로 판사 법원 지역까지 정해지는 곳”이라며 “로스쿨 이류 꼬리표를 붙이고 일을 하라는 건 일제시대에 조선인임을 이마에 써 붙이고 일하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반대했다.

관련해 지난 6월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가 발표한 18개 로스쿨의 ‘학생선발과 장학제도 현황’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경제적·사회적 취약계층으로 특별전형을 통해 로스쿨에 입학한 인원은 778명이었다.

이중 315명이 합격해 판·검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제4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중 기초생활수급자 61명, 국가유공자·농어촌지역 출신자 4명, 장애인 10명이 경제·사회·신체적 배려자로 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비와 관련 사시생들은 월 평균 140만원 이상, 5년 수험기간에 80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로스쿨은 24개교 5700명 정원 중 3476명(61%)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이 중 기초생활수급자 261명(4.6%), 가구 연소득 4500만원 이하 1823명(32%)에게 전액 장학금과 생활비를 지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국 교수의 주장에 대해 사법고시를 4년여간 준비했다가 현재 학원 강사를 하고 있다는 이모씨는 go발뉴스에 “저소득층이 사실 진입하기 쉽지 않다, 로스쿨 자체에 못 들어간다”며 “SKY만 들어간다”고 반박했다.

이 씨는 “부유층들이 법쪽 진출을 용이하게 하려는 만든 수단이다”며 “졸업 후 취업할 때도 부유층, 특권층 위주로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대 로스쿨 나온 사람이 수학 과외를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실력도 없고 돈도 많이 들고 취직도 안 되는 백해무익한 로스쿨은 장기적으로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대 로스쿨 학생들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청와대, 여의도 국회, 서초동 대법원 등의 지역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앞서 로스쿨 학생들은 법무부 방침에 반발해 지난 4일 재학 인원 480명 중 464명이 집단으로 자퇴서를 제출했다.

로스쿨 협의체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4일 긴급총회를 열고 “25개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들은 법무부가 주관하여 2016년 1월 시행되는 사법시험 및 변호사시험의 출제를 비롯하여 모든 업무에 협조하지 않는다”고 결의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 단체인 한국법학전문대학원법조인협의회는 6일 “법무부는 사시폐지 유예입장을 즉각 철회하라”라며 김현웅 법무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