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여야 대표가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자 새정치민주연합은 “박근혜 대통령이 2012년 후보경선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유은혜 대변인은 30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새누리당은 2012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당원명부 유출파문이 일자 그 방지책으로 가상의 전화번호를 활용한 바 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당 주류로 있던 시절 안심번호 제도를 사용한 것”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어 “오늘 청와대의 주장대로라면 박 대통령은 민심을 왜곡하고 조직을 동원하는 경선에서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었다는 말인가”라고 반박했다.

▲ <사진제공=뉴시스>

<뉴시스> 등에 따르면,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는 우려스러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민심왜곡, 조직선거, 세금공천 등 5가지 문제점을 조목조목 언급해 사실상 박 대통령의 뜻을 전달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유 대변인은 “가뜩이나 총선 공천을 놓고 여당 내에서 친박-비박 주도권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라며 “새누리당 의원총회를 앞두고 청와대가 집안 단속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살 법하다”고 꼬집었다.

박지원 의원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청와대가 삼라만상을 참견하면 안 됩니다”라고 지적하면서 “안심번호제 저도 반대지만 이런 것까지 청와대가 나설 정도로 할 일이 없는가요. 고위층이 누구십니까. 실명으로 하고 싶다면 하세요. 한심 합니다”라고 질타했다.

한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측은 ‘김 대표가 대통령 순방 중에 공천 문제를 야당과 합의했다’는 친박의 반발에 대해 “거꾸로 대통령께서 앞으로 이 문제까지도 관여를 해가지고 내년도 새누리당의 공천방식을 대통령의 뜻에 의해서 결정되어져야 하느냐”고 반박했다.

김 대표 측근으로 통하는 김성태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청와대의 개입을 막기 위해 오픈프라이머리를 하려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대선 정치 분야 공약 중 가장 첫 번째 공약이 바로 국민공천제를 앞으로 법제화하겠다는 공약이었다”며 “그게 사실상 오픈프라이머리”라고 말했다.

김성태 의원은 “어느 누구도 공천에 사심이 개입될 수 없는 그런 법률적인, 제도적인 장치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한 분이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거듭 밝히면 박 대통령이 오픈프라이머의 선구자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측근, 지근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대통령 본인의 의지를 가지고 지난 대선 때 우리 새누리당 후보로서 정치 공약 제1번으로 (오픈프라이머리를)그렇게 올려놓은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데, 지금 와서 대통령 공약을 충실히 실행하고 이행하자는 입장에 대해 주눅 들게 하고 잘못됐다고 하면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가자는 건지 납득이 안 된다”며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