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사퇴에 대해 야당은 “대한민국 정치사에 치욕스런 날”이라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8일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오늘은 아시아에서 손꼽는 민주주의를 이루었다고 자부하는 대한민국 정치사에 치욕스런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같이 비난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 세력은 ‘배신자 유승민’을 쫓아내는데 성공했는지는 모르지만, 국민들은 국민 위에 군림하며 국민을 ‘핫바지’로 여기는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태도를 차갑게 지켜보고 있다”고 박 대통령과 친박들을 비판했다.

그는 “새누리당 원내사령탑의 부재로 국회가 원하지 않는 파행을 겪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말처럼 민생과 경제회복을 위해 중요한 시점에 새누리당의 내분으로 민의가 중단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모든 책임은 새누리당은 물론 무엇보다도 정쟁의 원인을 제공한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에 있다”고 꼬집었다.

▲ <사진제공 = 뉴시스>

문정은 정의당 대변인도 “유신시대로 돌아간 것 같다.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유정회 의원들인가”라며 “대통령이 오더를 내리면 사시나무 떨듯하며 받드는 꼴이 무척 볼썽사납다”고 질타했다.

문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이 아무리 국민들을 핍박해도 그 권력에 기대서 자신의 자리를 유지하겠다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얄팍한 정신상태가 오늘의 블랙코미디를 만들었다”며 “메르스 사태에도 요지부동이던 여당이 원내대표 한 명 몰아내는 일에는 이렇게나 사력을 다해 난리법석이다”고 꼬집었다.

그는 “오늘부터 새누리당이 말하는 ‘국민’이라는 단어는 정치적 수사 이외에는 그 어떤 것도 아닌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 이 사단을 보고 속이 시원하신가 모르겠다. 이렇게 지킨 권력 얼마나 가는지 두고 보겠다”고 경고했다.

청와대는 “여당 의원들의 총의로 결정된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유 원내대표의 사퇴 후 입장을 묻자 “특별히 할 이야기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앞으로는 당청 관계가 잘 되기를 희망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 원내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법과 원칙, 정의를 지키고 싶었다”는 사퇴의 변과 관련해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자신의 SNS 통해 “마시던 우물에 침 뱉는 격”이라고 비난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유 원내대표 퇴임사에 대해) 그럼 대다수 새누리 의원들은 원칙도 업소 정의롭지 못하단 말인가?”라며 “서운함은 이해하지만 평정심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