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혁신처가 공무원 면접시험에서 ‘애국가 완창’을 묻는 질문이 알려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잘못된 애국심 마게팅’이라고 꼬집었다.

8일 정용천 전국공무원노조 대변인은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박근혜 대통령이 가끔 큰 행사에서 불타는 애국심을 이야기 하다 보니 잘못된 애국심 마케팅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대통령의 잘못된 행동을 (정부도) 맹목적으로 따르고 있어 심각하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애국심을 미리 정해진 형식에 맞춰서 표현하도록 모두에게 강요하고 답변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공격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며 “국가 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밝혔다.

▲ 한국 vs 브라질 경기에 앞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는 선수들. <사진제공 = 뉴시스>

그는 ‘애국가 완창’ 질문과 관련해서 주변 공무원들은 “대부분 황당하다는 반응”이라며 “국가에 대한 개인의 맹목적 희생을 강요했던 전체주의를 연상하게 된다는 그런 분위기다. 옛날로 돌아갔다는 느낌이 들고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또한 “군사정권 시절이나 저희 선배들 때는 이런 것이 강요되고 평가기준이 됐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 대변인은 이어 “공무원에 대한 평가는 공직을 수행하면서 자긍심과 공정성, 민주성, 합법성, 전문성 등이 주된 자질이 되어야 한다”며 “이런 다양한 가치를 인사혁신처는 애국심 하나로 획일화시킨다는 건데 특히 헌법과 법을 존중하고 정직하고 일관성 있게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공직자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황교안 국무총리가 법무부장관 시절 애국가 4절을 완창 못하는 신임검사를 질타한 데 대해서도 “그렇다고해서 이분들이 애국심이 결코 없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분들이야말로 우리나라를 바로 세우겠다는 동기가 부여돼서 지원을 했을 텐데 이는 애국심을 빌미로 삼아 국가가 아닌 개인과 단체에 맹종하도록 강요하는 수단으로 될 수 있다”며 “‘정치검찰’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들리는데 애국심이 그것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본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