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때문에 국내 언론 관심에서 멀어진 ‘탄저균’…“위험성 여전”
[기사보강 : 2015-06-08 16:21:00]
국내 언론의 관심이 온통 메르스로 쏠린 사이, 미군의 탄저균 표본 배달 사고는 어느 덧 언론의 관심에서 점점 잊혀지고 있다.
생물학무기로 쓰이는 탄저균은 사람이나 동물의 체내에 침입하면 독소를 생성해 혈액 내의 면역 세포를 손상해 쇼크를 유발하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하는 치명적 병균이다.
메르스 바이러스보다 사망 위험성이 두 배 이상 높은 이 탄저균 샘플 배달사고에 대해 미국 언론이 비중 있게 다뤄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달 29일(현지시각) 미국 폭스뉴스는 “이 탄저균 샘플에 22명이 노출 됐을 가능성이 있어 치료 중”이라며 “이는 선제적, 예방적 차원의 치료”라고 보도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치료를 받고 있는 22명은 미 공군 5명과, 미 육군 10명, 정부계약근로자 3명, 시민 4명으로 알려졌다. 폭스 뉴스는 이날 미 국방부 대변인 스티브 워렌의 “탄저균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은 없다”는 발표를 보도했다.
그러면서도 폭스 뉴스는 “국방부는 이 탄저균 표본은 일반대중에게는 문제가 없지만, 그 위험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전했다.
한편, 워싱턴 포스트도 그보다 하루 앞선 28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근무하던 22명의 직원이 탄저균에 노출돼 응급격리시설에서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이 탄저균 표본은 미 국방부의 발표에 따르면 유타 주의 군 연구소에서 활성상태의 탄저균 표본을 캘리포니아와 메릴랜드 등 9개 주로 보냈으며 이 가운데 1개의 표본이 오산의 주한 미군 합동위협인식연구소(ITRP)로 온 것이다.
한편, 탄저균 노출로 치료 중이던 22명에 대해 우리 군 당국은 "감염은 없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군당국의 조치나 향후 예방법에 대해 자세한 발표가 없었고, 국내 언론도 메르스 사태에 사실상 올인하면서 탄저균과 관련한 정확한 실태 파악은 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백군기 의원실 관계자는 8일 ‘go발뉴스’와 통화에서 “일부 생존 가능성이 있는 위험 물질의 반입이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 군 당국이 몰랐다는 것은 큰 문제”라며 “또 우리 검역당국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조사를 하지 못했다는 것도 문제다.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 아직 상임위 일정은 잡히지 않았지만 이번 6월 임시국회 국방위 회의에서 군당국에 강하게 책임을 묻고 질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디펜스21플러스> 김종대 편집장도 ‘go발뉴스’와 통화에서 “탄저균과 관련해 과도한 공포 조장도 문제지만, ‘감염자 없다’는 정부 발표 이후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정부의 시스템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 생명과 관련된 문제는 국가주권의 핵심인데, 사실상 이번 탄저균 배달 사고는 사실상 우리의 검역주권이 해제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미군기지에 대한 환경오염 조사도 못하고 있는 현실인데, 국민들은 관련 정보도 알지도 못하고 마냥 불안에 떨어야 하는게 큰 문제”라고 거듭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