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공무원연금안’이 오늘 새벽 국회를 통과했지?

국회는 29일 새벽 본회의를 열어 재직 중 연금보험료를 더 내고, 퇴직 후 덜 받는 것을 골자로 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습니다. 246명이 참여해 찬성 233명, 반대 0명, 기권 13명으로 통과했습니다. 논란이 됐던 세월호법 시행령에 대한 이견조정은 일단 6월 국회로 넘기기로 했습니다.

개정안은 공무원이 받는 연금액의 비율을 의미하는 지급률을 20년에 걸쳐 현행 1.90%에서 1.70%로 내리고, 공무원이 내는 보험료율인 기여율은 5년에 걸쳐 7.0%에서 9.0%로 높이도록 했습니다. 연금 지급액을 5년간 동결하고, 연금 지급 시작 연령을 2010년 이전 임용자도 60세에서 65세로 늦췄습니다.

1. 아침신문 1면은?

키워드는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교원노조’입니다. 그런데 오늘 새벽에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오늘 대다수 조간들이 1면에 ‘막판까지 처리에 진통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구문이 됐습니다. 한국일보만 오늘 1면에서 ‘공무원 연금법’이 극적으로 타결이 됐고 국회를 통과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2. 해직교사 가입을 제한한 교원노조법이 ‘합헌’이라는 결정도 많은 조간들이 1면에서 다루고 있지.

헌법재판소가 ‘교원노조법 제2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사건에서 재판관 8 대 1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습니다. 이 조항은 조합원 자격을 현직 교원으로 제한하되, 해고된 교원은 중앙노동위원회 재심 판정이 있을 때까지만 교원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만들며 근거로 내세운 법 조항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헌재가 결정한 겁니다.

신문들의 평가는 완전히 나뉩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교원의 노동자성과 노동3권을 부정하던 1980년대식 논리를 부활시켰다”면서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는 시대착오적 판단”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한겨레도 사설에서 “조합원 자격은 노조 스스로 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국제사회에 확립된 기준”이라면서 “헌재는 우리 헌법의 가치와 위상을 국제 기준에 한참 미달하는 후진적인 수준으로 떨어뜨렸다”고 지적했습니다.

▲ 지난 26일 전교조는 헌재 결정을 앞두고 헌재 앞에서 상식적인 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 전교조 홈페이지.

2-1. 이번 결정을 옹호하는 신문도 있지.

동아·중앙일보 등 보수신문은 헌재 결정을 지지했습니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전교조가 법외노조가 되는 것은 자업자득”이라면서 “전교조에서 전임으로 일하고 있는 교사들은 학교로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중앙일보도 “한때 10만 명이던 회원 수가 반 토막 난 것은 참교육을 잊고 과도한 정치투쟁과 이념편향에만 몰두한 결과”라면서 “교단의 권위주의 추방과 교육 민주화, 부패 척결 의지를 다졌던 참교육 정신도 되새기길 바란다”고 지적했습니다.

3. 오늘 ‘탄저균’과 관련한 기사도 많다.

주한미군은 최근 주한 미군 오산 공군기지에 살아있는 탄저균 표본이 배달돼 22명의 실험 요원이 수일간 노출되는 일이 발생했다고 28일 밝혔습니다. 주한 미군은 그동안 탄저균 테러에 대비해 죽은 탄저균을 미국 본토의 유타주 군 연구소로부터 받아 훈련을 실시해왔습니다. 하지만 군 연구소 측의 부주의로 살아있는 탄저균이 오산 기지에 배달됐다고 합니다. 미군은 이를 수일 동안 별도의 조치 없이 보관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생물학 무기로 사용되는 병균인 탄저균은 사람이나 동물 체내에 침입하면 독소를 생성해 혈액 내 면역 세포를 파괴합니다.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병균입니다. 질병관리본부는 28일 오산기지로 인력을 급파해 역학조사에 들어갔습니다.

▲ <사진제공=뉴시스>

4. 이른바 ‘메르스 파문’도 오늘 사회면에 많이 배치됐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증세를 보이다 중국으로 출국한 회사원이 중국 보건당국에 의해 감염자로 28일 잠정 확인됐습니다. 지난 20일 국내에서 최초 환자가 발생한 이후 여덟 번째 환자입니다. 문제는 이 환자가 최초 환자와 같은 병실(2인실)에 입원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세 번째 환자(76)의 아들이라는 점입니다. 지난 16일 아버지 병실에 왔다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덟 번째 환자가 지난 26일 홍콩을 거쳐 중국으로 가기까지 국내에서 접촉한 사람은 회사 동료, 병원 의료진, 항공기 승무원 등 수백 명입니다. 질병관리본부가 파악한 격리 대상자만 100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5. 경향은 황교안 총리 후보자와 관련한 기사를 실었네.

지난달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애국가를 4절까지 완창하지 못한 검사들을 향해 “헌법 가치 수호의 출발은 애국가”라며 훈계했다고 합니다. 그는 본래 준비한 원고대로 축사를 읽어내려가다 검사에게 필요한 덕목 3가지 중 하나로 ‘헌법 가치 수호’를 꼽으면서 원고에 없던 말을 덧붙였습니다. “헌법 가치 수호는 나라 사랑에서 출발하고 나라 사랑의 출발은 애국가”라면서 “기본이 애국가인데 다 잘 부를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신임 검사들과 선배 검사들 얼굴이 하얘졌다고 합니다. 앞서 애국가 1절 연주 때만 해도 우렁차게 합창하던 목소리가 2,3,4절로 넘어갈수록 점점 작아졌기 때문입니다. 황 후보자가 장관으로 부임한 이후 법무부 주관 행사에서는 대부분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도록 하고 있습니다.

6. 청소노동자에게 무서운 각서를 쓰게 한 공공기관은 어디?

한국언론진흥재단입니다. ‘청소 업무 중 알게 된 일체의 내용이 직무상 기밀 사항임을 인정한다 … 국가안전보장 및 국가이익에 위해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하여 … 기밀누설 시에는 어떠한 처벌 및 불이익도 감수한다’는 등의 보안서약서를 청소노동자들에게 요구해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청소 용역업체는 청소노동자들에게 이 각서에 서명을 받은 뒤 언론진흥재단에 전달하려 했지만 일부 노동자들은 서명을 거부하기로 했습니다.

정부 부처와 산하 기관들의 보완업무를 기획 조정하는 국정원의 지침에 따른 거라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도한 수준의 보안서약서라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한겨레 보도입니다.

7. 도로의 차선까지 부실한 세상인가?

그렇습니다. 서울시내 도로의 차선을 부실하게 도색하고 돈을 빼돌린 건설업자와 건설 브로커 등 137명이 검거됐습니다. 특수 도료를 아예 사용하지 않거나, 일반 도료를 섞어 차선을 칠하면 밤이나 비가 왔을 때 차선이 잘 보이지 않아 교통사고의 원인이 됩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서울시 6개 도로사업소와 25개 구청이 발주한 차선도색 공사에서 부실 시공을 하고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로 업체 대표 이모씨(48) 등 137명을 검거했습니다. 경찰은 이들 중 하청업체 대표 유모씨(49)를 구속하고, 건설 브로커 박모씨(43)는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8. 한겨레는 ‘수학포기자’와 관련한 기사를 실었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사교육걱정)이 미국·일본·싱가포르·영국·독일·핀란드와 한국의 초·중학교 수학 교육과정 및 교과서를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한국의 초등·중학생이 유럽·미국·일본 등에 견줘 수학을 적은 시간에 많이 배워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같은 항목이라도 이들 나라보다 대체로 이른 시기에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수학 항목 68개 가운데 한국이 6개국보다 빨리 배우는 항목은 평균 23.2개였습니다. 중학교 수학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싱가포르를 제외한 나머지 5개국에 비해 배우는 시기가 이르고 양도 많았습니다. ‘수포자’(수학포기자)를 줄이고 수학 교육을 정상화하려면 초·중·고 수학의 내용을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9. 맞벌이 부부가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일이 한층 수월해진다고.

보건복지부는 맞벌이 부부의 자녀가 어린이집에 입소할 때 최우선으로 뽑힐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어린이집 입소 우선순위를 개선했다고 28일 밝혔습니다. 취업준비생이나 대학원생도 맞벌이로 인정됩니다. 지금까지는 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 가구, 차상위계층, 다자녀 가구, 다문화 가구, 맞벌이 가구 등을 모두 어린이집 입소 1순위로 분류해 항목당 100점을 부여했습니다.

복지부는 맞벌이 가구의 배점을 기존 100점에서 200점으로 높이기로 했습니다. 현재 어린이집 입소 대기자 가운데 맞벌이 가구 비율은 36.7%로 가장 높습니다. 입소자 중에도 맞벌이 가구 자녀가 가장 높은 25.3%였습니다.

※ 이 글은 CBS <뉴스로 여는 아침 김덕기입니다>(매주 월요일~토요일 오전 6시 5분부터 7시까지 / 98.1 MHz)에서 방송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