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성완종 리스트’가 발견되며 정치권을 흔들고 있는 가운데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엉뚱한 해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가지고 있던 메모 내용에는 박근혜 정권의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김기춘과 허태열 전 실장에게 각각 10만달러와 7억원을 전달했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성 전 회장은 이 메모지에 8명의 이름과 건넨 것으로 추정되는 돈의 액수를 적었는데 김기춘 전 실장의 이름 옆에 ‘10만달러(2006년 9월 26일)’이라고 적어 눈길을 끌었다.

이에 김기춘 전 실장은 “황당무계한 소설 같은 이야기”라며 “9월26일엔 독일에 있었고 23일에 이미 출국했다”고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그러나 성 전 회장이 메모에 적은 ‘9월26일’이 돈은 건넨 날짜가 아니라 김 전 실장의 당시 위치 및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는 <경향신문>의 보도가 나오며 김 전 실장의 ‘엉뚱한 해명’이 주목을 끌고 있다.

<경향>은 성 전 회장과의 50분간 인터뷰에서 “2006년 9월에 김 실장이 VIP(박근혜 대통령) 모시고 벨기에·독일 갔잖아요. 제가 갈 때 10만달러를 바꿔서 줬다”며 “9월26일자 조선일보 사진에 김 실장이 거기서 (박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는 게 나오는데 이 부장도 확인해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박 대통령과 김 전 실장이 벨기에·독일에 함께 갔었다는 상황을 전하기 위해 ‘9월 26일’자 보도를 찾아보고 집을 나선 셈이다.

<경향>의 이같은 보도는 김 전 실장이 해당 날짜를 돈을 전달한 날짜로 오독한 것으로 성 전 회장이 적시한 의도와는 다른 해명을 내놓은 것이다.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들을 보였다.

이들은 “날짜가 틀리다고 각 언론사에 해명하더니 너무 서둘렀군”(kmjg****), “김기춘 26일 외국에 나갔다고 변명했는데 헛다리 짚었네”(dong****), “끝까지 파고 들어가봐라. 검찰의 능력을 봐야 겠구만”(maga****), “검찰, 이름에 올라와있는 사람 철저히 수사해야된다”(ad89****), “후속보도가 기대 되네”(sh47****) 등의 반응들을 보였다.

한편,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측근이 성 전 회장으로부터 1억을 수수한 것을 사실상 시인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파문이 거세게 일고 있다.

앞서 성 전 회장은 한나라당 대표경선이 한창이던 2011월 6월쯤 홍 지사 측 캠프에서 일했던 유력인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1억을 전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유력인사는 <경향>과의 통화에서 “(성 전 회장이 돈을 줬다고) 말씀하신 마당에 (내가) 틀리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느냐”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