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위원 “철저 악용, 정작 필요한 아이들 기회 빼앗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아들이 ‘사회적 배려 대상자’ 로 입학해 논란을 일으켰던 영훈 국제중에 비경제적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의 합격생 중 절반가량이 부유층 자녀인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김형태 서울시 교육의원이 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3학년도 영훈국제중 전형별 학부모 직업 현황’에는 비경제적 사배자 합격자 16명 가운데 7명이 의사·변호사·사업가의 자녀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모의 직업이 의사인 합격자는 2명, 법무법인 대표 변호사의 자녀 1명, 이 부회장과 연매출 500억원이 넘는 중소기업의 대표 등 사업가 자녀가 4명이었다.
합격자 16명 중 다자녀 가정 출신이 9명이고 한 부모 가정 자녀 4명, 다문화 가정 2명, 경찰관 자녀 1명이었다. 국제중의 입학 전형에 명시된 소년소녀가장이나 새터민, 환경미화원 자녀 등 실질적으로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자녀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사배자 전형은 지난 2008년 국제중 도입 당시 비싼 학비 때문에 ‘귀족학교’라는 논란이 일자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해 시작됐고, 2011년에 이 전형을 경제적·비경제적으로 나누어 선발했다.
이에 대해 김형태 교육위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2011년 사배자를 경제적·비경제적으로 나누면서 부유층들이 사배자 자격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슬그머니 길을 열어놓았다”며 “누가 봐도 꼼수고 사배자 전형을 악용한 거다”고 비난했다.
김 위원은 “물론 법적으로 문제 없다고 하지만 사배자 전형 취지를 철저히 악용한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진짜 사배자, 장애인이나 아동복지시설의 아동, 환경미화원 자녀 등 이 아이들에게 결국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또한 “영훈초 출신에게 특혜가 있지 않았을까. 이런 의혹이 제기 된다”며 “학교에 기증하거나 기여한 게 있는 가를 밝혀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박범이 회장은 ‘go발뉴스’에 “사후약방문”이라며 “애초에 국제중 자체가 부유층을 위한 학교로 설립 허가를 내지 말았어야 한다”고 일침을 날렸다.
박 회장은 “당연히 높은 교육비로 비경제적 사배자 전형을 충족 못 시킬 거라 예상 했다”며 “감사를 한다는 게 당연하지만 한번 감사한다 해서 근본적인 문제는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회장은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컴퓨터 기증 논란에 대해서도 “일반 학부모들은 겨우(40대 기증) 그거 가지고 문제 삼냐 하겠지만 그 기증만 있다고 누가 보장할 수 있겠냐”며 “(국제중의)다른 학부모들도 유사 행동이 있었을 것이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국제중의 사배자 전형 운영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지속되자 특별감사를 벌이기로 했다. 27일 열린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조승현 서울시교육청 감사관은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철저히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