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SBS 캡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이 영훈초등학교에 재학 중일 때 컴퓨터 40대를 기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훈초는 얼마 전 이 부회장의 아들이 사회적 배려 대상자로 입학해 논란을 일으킨 국제중과 같은 재단 소속이다.

김문수 서울시의원(민주통합당)이 26일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영훈초등학교에서 삼성전자로붙터 물품을 기증받은 사실여부 및 내역’에는 이 부회장이 개인 명의로 2009년 4월 1일 영훈초에 4800만원 상당의 삼성전자 개인용 컴퓨터 40대를 기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이날 오전 교육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김형태 교육위원은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에게 삼성에서 영훈초에 컴퓨터 기증한 구체적인 사실 확인을 요청, 이 부회장의 아들의 국제중 입학에 문제제기를 했다.

이와 관련, 김형태 교육위원은 ‘go발뉴스’에 “컴퓨터 기증이 직간접적으로 이번 국제중 입학에 영향을 끼쳤을 거라 본다”며 “하지만 삼성이 겨우 손자에게 컴퓨터 40대만 주었겠냐는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그 동안 교육청에서도 삼성이어서 그런지 굉장히 미분적으로 움직였다”며 “시간을 미루거나 허위 보고를 하는 등 부실한 감사에 오늘 중으로 교육청에 강력히 이야기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영훈학원에서 운영하는 학교의 한 학부모는 <경향신문>에 “영훈초·중·고 중에 영훈초가 시설이 제일 좋고, 영훈고가 제일 낙후돼 있다”며 “영훈초에 깔려 있는 잔디도 이 부회장이 아들 때문에 해줬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영훈초에 컴퓨터를 기증하며 물품기탁서를 작성해 주지 않아 학교 쪽이 이를 정식 학교발전기금으로 처리하지 못한 사실도 밝혀졌다.

김문수 의원이 공개한 문서에서 영훈초는 “기증 당시 ‘개인자격으로 기부하는 것’이라며 물품기탁서 작성을 거부해 학교발전기금으로 접수하지 않고 물품대장에만 등재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규성 시교육청 예산정보담당관은 <한겨레>에 “기탁자가 서명한 학교발전기금 기탁서가 없으면 물품을 학교발전기금으로 접수하지 못한다”며 “학교발전기금으로 넣지 못하면 물품을 받지 말아야 하는데 학교가 규정을 위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서기관은 “이 부회장이 기부 사실이 드러나길 원하지 않아 물품기탁서를 써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형태 위원은 “(이 부회장)본인은 조용히 주려고 했는데 모른다. 선의였는지…”라며 “법에 걸리지는 않게 했을 것이다. 사배자 전형도 엄밀히 따지면 법에는 아무 하자 없지 않나. 국민들의 정서로 받아들이기 어려워서 그렇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