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 천안함 5주기를 앞두고 탈북단체들이 대북 전단 살포를 예고하자 북한 당국이 강력 대응을 경고하며 민통선 주변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자유북한운동연합과 국민행동본부,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 등은 천안함 사건 5주기인 오는 26일을 전후해 북한에 대북전단 50만 장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대북전단 속에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암살을 소재로 다룬 영화 ‘인터뷰’ 편집분이 담긴 USB와 DVD도 5천 개씩 살포하겠다고 예고했다.

북한 당국은 강하게 반발하며 모든 화기를 동원해 무차별 타격하겠다고 위협한 가운데 탈북단체들은 전단 살포를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민통선 주변 주민들에 대한 안전문제가 예상되지만 정부는 이에 대한 적극적 입장을 취하고 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합동참모본부는 22일 북한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무력 대응에 대해 “만약 북측이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를 빌미로 군사분계선(MDL) 이남으로 도발적 행동을 감행할 경우, 우리 군은 강력하고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어 “민간단체의 전단살포는 국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에 해당되며, 이를 강제적으로 규제할 수 없고 민간이 자율적으로 판단해 시행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명백히 밝힌다”고 덧붙였다.

▲ ⓒ KBS

통일부 역시 지난 20일 대변인 브리핑에서 “기본적으로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는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에 속하는 사안으로 법적 근거 없이 강제적으로 규율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가 그동안 쭉 견지해 온 기본입장”이라며 그간의 입장만 되풀이 했다.

다만 “우리 해당지역 주민들의 신변안전에 위험을 발생시킬 현실적인 가능성도 있고 하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필요한 조치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주민 안전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방관자적인 입장’을 취하며 적극적 조치를 취하지 않자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를 강하게 규탄하고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도 무슨 일이 벌어지게 해 선거에 이용할 나쁜 속셈이 아니라면 대북전단 살포를 강력히 단속해야 한다”며 “접경지 주민의 생명에 위해를 가하고 남북간 군사적 충돌로 이어지는 무모한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또 “몇 안되는 사람들의 전단 살포를 통제하지 못해 온 나라를 혼란스럽게 하고 접경지 주민의 안전을 해치고 남북관계를 긴장 속에 몰아넣는 게 벌써 몇 번째인가. 나라의 질서 유지와 안보의 양면에서 무능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 ⓒ 민중의 소리

특히 네티즌들은 대북전단을 ‘표현의 자유’라며 사실상 방치하면서, 최근 전국에 뿌려진 박근혜 대통령 비판 전단 살포는 엄단겠다는 정부의 이중적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대북 삐라는 표현의 자유라면서 박근혜 대통령 발언을 삐라로 만들어 뿌리는 건 왜 자유가 아닌 거냐?”(@kza****), “남북관계를 경색시키는 대북전단 살포는 방치하면서, 박근혜 정권의 민낯을 고발하는 전단 살포는 엄정 처벌한단다. 일관성도 없고, 염치도 없다”(@zar****)라며 비판했다.

또 “그간 관변단체 대북 전단 살포엔 마땅한 처벌규정 없다며 표현의 자유 운운하더니 박근혜 비판 전단지살포자는 현행범으로 처벌하라는 경찰 내부문건이 공개됐다. 정당한 비판에 대해 국민 입 틀어막겠다는 전형적인 독재자 모습이다”(@hal****), “박근혜 비판전단은 목숨 걸고 수사하고, 국민들 목숨이 달린 대북전단엔 표현의 자유라니!”(@css****), “대북전단 살포가 뭔 기본권이고 표현의 자유야. 가령 일본 우익이 박근혜 비방하는 전단 날리면 그거 표현의 자유로 인정하고 놔둘 건가?(@mak****)라는 반응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