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근, ‘굴뚝농성’ 101일 만에 땅 밟는다

“90일쯤부터 농성해제 생각”.. 원활한 노사 교섭 위해 결단

이창근 전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책실장이 23일 굴뚝농성을 해제한다하고 밝혔다. 농성 101일만이다.

이 실장은 농성 100일째인 22일 오후 7시 24분 자신의 페이스북에 “(농성) 101일째 되는 오늘 오전 10시30분 땅을 밟겠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굴뚝에 올랐던 마음처럼 최종식 사장님과 중역 그리고 사무관리직, 현장직 옛 동료만 믿고 내려갑니다”라고 농성 해제에 대한 자신의 심정을 전했다.

이 실장은 “100일 동안 단 1초도 허투루 쓰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교섭은 잘 진행 중이고 그 가운데 제가 굴뚝에 올라 있는 것이 자칫 교섭 진행에 걸림돌이 되지 않나 싶어서 90일쯤부터 내려갈 생각을 갖고 있었으나 여건이 계속 엉켰다”고 밝혔다.

앞서 이 실장은 지난해 12월 13일 김정욱 쌍용차지부 사무국장과 함께 쌍용차 평택공장 70m 굴뚝에 올랐다. 사측에 187명의 해고자 명예회복과 복직 문제를 요구하기 위해서였다.

이창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책실장 페이스북 화면 캡처
이창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책실장 페이스북 화면 캡처
그러나 김 사무국장은 농성 89일째인 지난 11일 먼저 내려왔다. 장기간 농성에 따른 건강악화로 먼저 내려왔다. 평택경찰서는 업무 방해 및 주거침입 혐의로 김 사무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이 실장은 101일 동안 자신을 응원해준 옛 동료들과 가족, 시민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또 오는 24일 열리는 쌍용차 주주총회에 대해 “굴뚝에 올라 있는 저로 인해 그분들이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그것이 작든 크든 모두 해고자들에게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글의 말미에는 “빛나는 결과 교섭자리에서 만들어 더 이상 서로가 상처내지 않길 소망하고 그러실거라 확신한다”며 “굴뚝사용료 땅 밟는 즉시 체크아웃하고 죄 있다면 받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쌍용차 평택공장 앞에서 굴뚝농성 해체와 관련, 쌍용차지부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정운 쌍용차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지난 1월 29일 첫 교섭을 시작으로 6차례 노사 실무교섭과 2차례 노사 대표교섭을 병행했지만 아직까지 큰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며 “굴뚝 농성 해제에 따라 해고자 명예회복과 복직에 대한 타결을 사측에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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