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2011년 네이트와 싸이월드 개인정보 유출사태 피해자들이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회사 측에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서울고법 민사12부는 19일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2882명이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1심을 깨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앞서 1심에서 재판부는 SK컴즈 측의 배상 책임을 인정해 피해자들에게 각각 위자료 2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이를 뒤집고 회사 측에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회사가 법적·기술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했다면, 해킹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됐어도 이를 배상할 의무가 없다는 거다.

재판부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법령이 정한 바에 따라 준수해야 할 기술적 조치들을 이행해야 하는데, 이런 조치를 다 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률상·계약상 의무를 위반했다 보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 그간의 사법부 판례”라고 밝혔다.

▲ 2011년 7월 26일 SK커뮤니케이션즈가 발표한 개인정보 유출사태 사과문.

막대한 피해규모에도 불구하고 네이트·싸이월드 집단소송은 지금까지 대부분 패소했다. 이 소송만 1심에서 일부 승소 판결이 난 바 있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1심을 뒤집고 원고 패소 판결을 함에 따라 해당 사건 피해자들이 배상을 받는 사례는 나오지 않게 됐다.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재판부가 개인정보 유출의 책임을 져야 할 회사에게 엄격한 처벌을 묻지 않았다는 게 대다수 의견이다. 네티즌들은 “이제 국내 모든 사이트에서 개인정보 유출이 일어나도 운영회사는 마음 편하게 되었네요”(@gime***), “이러니깐 업체들이 보안 문제 터지면 개인에게 다 떠넘기는거지”(@pulp***), “은행도 해킹으로 털리면 고객책임?”(@noahk***)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