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중동 순방 호평으로 일관.. “MB 때 맺은 MOU도 성사된 게 없어”
박근혜 대통령 중동 순방에 대해 대다수 언론이 홍보성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주요 성과로 꼽힌 보건·의료 분야 사우디아라비아 진출 실적이 실제로는 구체적 근거가 없다는 언론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지난 4일 정부는 두 나라가 보건·의료 분야 협력 확대 소식을 전하며 2000억원 규모의 한-사우디 제약기업 간 의약품 수출 계약 2건과 제약공장 진출을 비롯한 3건의 양해각서 교환 등을 주요 근거로 “21세기에는 한국 보건·의료가 제2의 중동 붐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대다수 언론들은 이를 받아쓰기에 급급했을 뿐 이번 중동 순방의 경제적 실효성에 대해 최소한 검증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
<동아일보>는 한국과 쿠웨이트가 보건의료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는 소식에 “박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중동과 에너지, 건설 분야 중심에서 보건의료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의료 한류’의 확산을 꾀하겠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서울신문> 역시 “건설·플랜트 등 기존 경협사업에 이어 보건의료·ICT 등 신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로 협력 범위를 넓힌 점에 의의를 두었다”며 “‘보건의료 협력 양해각서’를 통해 쿠웨이트가 ‘ICT 혁신 5개년 계획’ 아래 도입을 추진 중인 정보네트워크, e헬스 시스템 등에서 협력의 공간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일보>는 “중동은 딱 40년 전인 1975년부터 박정희 전 대통령이 경제개발의 시드머니 확보를 위해 진력한 생생한 역사의 현장”이라며 “선친인 박 전 대통령이 70년대 오일쇼크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출구로 찾았던 중동을 박 대통령이 40년의 세월을 격해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다. 쿠웨이트만을 가로지르는 해상교량 건설현장에서 땀 흘리는 우리 근로자들을 격려하며 박 대통령은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언론의 이같은 보도와 관련해 일각에선 지난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의 문제점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교훈을 얻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한겨레>는 9일 이번 박 대통령 중동 순방 효과로 꼽힌 보건·의료 분야에서 구체적 성과가 없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정부는 박 대통령 중동 방문 일정에 맞춰 국내 제약사가 사우디 쪽과 의약품 수출 계약 및 제약공장 진출 양해각서(MOU) 체결 등으로 총 2000억 원 규모의 성과를 올렸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중 의약품 수출 예상액 500억 원에 대해서는 수출 계약을 맺었을 뿐 구체적인 수량과 납품 가격은 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수출 규모가 정해지지 않아 전체 금액이 얼마나 될지 현재로써는 전혀 알 수 없는데 정부가 구체적 근거도 없이 500억이라 명시한 것이다.
또 정부가 1500억 원짜리라고 주장하는 ‘수액공장 건설사업’ 역시 사우디 측과 양해각서를 주고받았지만 제약산업은 다른 분야와 달리 현지 규정과 법률이 까다로워 정식 계약이 아니라면 얼마든지 금액 등 합의 내용이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네티즌들도 “G20개최 경제유발효과 400조 원이라 떠벌이던 이명박 정권이나 중동순방하고 500억 수출효과라는 박근혜 정권이나 구체적 근거 없기는 마찬가지 아닐까?”(@1st****), “박통이 중동순방에 32조네, 100조네 하며 계약을 체결했다느니, 합의를 했다느니 하며 난리친다. 죄다 MOU이고 MB도 맺은 MOU에서 성사된 게 한 개도 없다”(@bos****),
“대체 중동순방 성과 뉴스는 그 내용을 모르겠다. 명확하게 뭘 해냈다는 내용은 없고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는 느낌. 아마도 논의만 했는데 그걸 실적으로 알려야 하는 현실과의 거리 때문일 듯. 기사에 의도가 섞여서야!”(@ota****)라며 일부 언론의 보도 행태를 지적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