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침신문 1면은?

이른바 ‘김영란법’이 타결됐다는 소식이 일제히 1면에 실렸습니다. 짧게 정리해 드리면, 여야는 금품수수 시 공직자의 신고를 의무화한 법 적용 대상 가족 범위를 배우자로 한정했습니다. 논란이 됐던 법 적용 대상 공직 범위에 언론사 종사자와 사립학교 교원을 포함하기로 했습니다. 정무위안을 그대로 유지한 셈입니다.

공직자가 동일인으로부터 직무 관계 여부와 상관없이 1회 100만원, 1년 300만원 이상 금품을 수수하면 형사처벌하기로 했습니다. 직무와 관련되는 금품수수의 경우는 1회 100만원 이하, 1년 300만원 이하라도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김영란법’이 오늘(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9월경부터 본격 시행됩니다.

1-1. 신문들마다 온도차가 조금씩 있네.

조선일보는 <‘세월호’에 여론 악화되자…원안에 없던 사립교원·언론인 끼워넣어>(3면)에서 “내년 총선을 의식한 여야가 4년여 논란 끝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총선을 의식한 정치적인 결정이라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동아일보는 “국민 대다수가 김영란법에 찬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총선을 의식한 행보”라고 평가했는데요, 하지만 사설에서 “위헌소지 명백한 김영란법에 김영란도 황당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한겨레는 <‘김영란법’ 오늘 처리…우리 사회 접대문화 바뀐다>(1면)에서 “공직자와 가족들의 도덕성을 높이고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각종 청탁·접대 문화에 대대적인 변화가 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언론인과 사립교원이 포함되면서 검경의 권한비대와 ‘비판언론’에 대한 보복성 길들이기 등 수사기관의 법악용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1-2. 1면 사진은 좀 어떤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삼성전자 ‘갤럭시 S6.’ 대다수 신문이 박근혜 대통령이 쿠웨이트 건설현장을 방문한 사진을 싣거나 알 사바 국왕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는 사진을 1면에 담았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한 축이라면 다른 한축은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6’입니다. 비중의 차이는 있지만 큰 의미는 없습니다. 둘 중 하나를 싣거나, 두 사진 모두 기사와 함께 실은 신문이 대부분입니다.

▲ 국민일보 2015년 3월3일자 1면

특히 동아일보와 세계일보는 각각 <세계가 놀란 갤럭시 S6> <“와∼우” 삼성전자 갤럭시 S6·S6엣지에 지구촌 매료>(1면)라며 ‘갤럭시 S6’를 극찬하는 기사를 1면에 배치했습니다. 중앙일보는 ‘젊은’ 김종필과 ‘젊은’ 박정희를 1면에 실었습니다. 유일하게 두 사진 모두를 싣지 않은 곳은 한겨레였습니다.

▲ 동아일보 2015년 3월3일자 1면

2. 홍용표 통일부 장관 후보자 부인이 위장전입을 시인 했다고.

한겨레 1면 보도입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 후보자 부인이 아파트 분양을 받으려고 위장전입을 했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아내 임아무개(47)씨는 1999년 4월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의 한 아파트로 홀로 전입했습니다. 이 아파트는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의 집인데요, 서 장관의 아내가 바로 홍 후보자의 누나입니다. 홍 후보자 쪽이 위장전입한 성남 지역은 당시 판교지구 새도시 개발사업이 사실상 확정 단계에 이르며 투기 열풍이 불던 곳입니다.

홍 후보자 측은 “(아파트 분양을 위한) 주택청약 자격을 얻기 위해 주소지를 옮겼다”고 했습니다. 홍 후보자 측은 “투기 목적은 아니었다. 분양을 받지 못해 결과적으로 아무 이득도 얻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앞서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도 자녀 교육 등을 이유로 가족들이 각각 두 차례 위장전입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는데요, 장관후보 세명이 모두 위장전입 ‘전력’ 있는 셈입니다.

3. 야당의 유력 의원에 대해서도 1000만원 수뢰 의혹이 제기됐다.

한국일보 1면 보도입니다. 야당의 고위인사 A 의원이 취업 청탁 명목의 불법 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는 내용입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는 “부동산개발업체 C사 대표 장모씨가 2009년 조카의 대기업 취업 청탁과 함께 A 의원에게 두 차례에 걸쳐, 1000만원을 건넸다”는 첩보를 입수해서 조사 중인데요, 하지만 해당 의원은 “그런 사실 없다”며 부인하고 있습니다. 아직 첩보수준이라 정확한 사실관계 여부는 확인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4.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이 출범 100일을 맞았다고.

경향신문이 1면에서 보도하고 있습니다. 출범 100일을 맞은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그간 전·현직 군 관계자 등 23명을 기소하고 이 중 16명을 구속했습니다. 구속기소된 장성 출신은 예편 계급 기준으로 대장 1명과 중장 2명, 준장 2명 등 5명이라고 합니다. 이명박 정부의 이른바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산)’ 비리 가운데 가장 먼저 수사가 펼쳐진 방위사업 비리 수사가 시작된 지 100일 만에 구속된 ‘별’ 숫자만 12개에 이릅니다.

방위사업 비리의 중심에는 군피아가 있었습니다. 납품업체가 장성 또는 영관급 출신 예비역 장교를 영입한 뒤 군 관계자들에게 사업 수주 로비를 하거나 비리 감찰을 무마하는 식입니다. 합수단이 그간 밝혀낸 비리 규모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639억원 가량이라고 하네요.

5. 의정보고서를 보니까 레임덕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국민일보가 새누리당 소속 지역구 국회의원 131명 중 올 초부터 지난 1일까지 발간을 완료한 96명의 의정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했습니다. 이 중 절반 이상인 52명(54.1%)의 의정보고서에서 박 대통령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단 한 장의 사진도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선거의 여왕’ 박근혜 대통령이 사라졌다는 얘기입니다.

사진이 들어간 44명의 의정보고서에서도 박 대통령 모습은 옹색합니다. 대부분 박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책자 중간쯤 여러 장의 사진 속에 함께 배치했습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박근혜 지우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6. 이통3사 ‘통신자료’ 게출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동아일보 1면 보도입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그동안 수사기관 요청에 임의로 응해 왔던 ‘통신자료’ 제출을 사실상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이통3사는 법원이 발부한 영장 없이 검찰과 경찰, 국가정보원 등 수사기관이 요청하면 이통사가 관련법에 따라 임의로 제공해 왔는데요 이걸 이제 안하겠다는 거죠.

통신사들의 통신자료 제공 중단 움직임은 최근 법원 판결 때문으로 보입니다. 서모 씨 등 3명이 “수사기관이 내 정보를 받아갔는지 이통사가 알려주지 않는다”며 이통 3사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 청구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서울고법은 1월 19일 “이통사들은 수사기관의 정보 열람 여부를 알려주고 위자료 20만∼3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수사기관들이 당혹해 하고 있다고 하는데 과연 이통사들의 이런 기조가 얼마나 갈까요?

7. 소규모 식당들이 헌법소원을 낸 이유는?

한국일보 1면 보도입니다. 소규모 음식점 업주들이 정부의 금연정책이 위헌이라며 정면으로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소형 음식점 업주들은 개정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이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인 직업수행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업주들은 또 단란주점과 유흥주점에는 흡연을 허용하고, 주류를 판매할 수 있는 일반음식점에는 금연을 강요하는 것은 법률 적용에 있어 차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헌재의 결정이 주목되는군요. 

8. 등록금 못 냈다고 교실서 학생을 내쫓은 학교는 어딘가?

대구시 남구 대명동 경북예술고(교장 장경옥)입니다. 사립 특수목적고인 경북예고는 2일 오전 9시부터 하루 동안 등록금을 안 낸 이 학교 3학년 학생 3명을 수업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한 뒤 학교 도서관에서 자습을 하도록 했습니다. 한겨레가 9면에서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학교 등록금이 비싸네요. 1분기 등록금이 110만원에다 매달 내는 레슨비 15만~25만원, 급식비 6만원 등을 합치면 연간 납부금이 1000만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비교육적인 처사”라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대구시교육청 쪽은 “경북예고한테서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9. 김수창 전 지검장이 변호사 등록을 사실상 거부 당했다고.

동아일보 12면 보도입니다. 길거리 음란 행위로 물의를 빚었던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53)이 서울지방변호사회에 변호사 등록 신청을 냈다가 사실상 거부당했다고 합니다. 서울변호사회는 2일 심사위원회를 열고 지난달 26일 변호사 등록을 신청한 김 전 지검장의 입회 여부에 대해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부적절’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다만, 서울변호사회 심사위는 김 전 지검장의 치료 여부 및 의사의 치료 완료 확인서, 기타 소명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추가 제출 서류를 검토한 뒤 심사를 속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민동기의 신문비평’은 CBS <뉴스로 여는 아침 김덕기입니다>(매주 월요일~토요일 오전 6시 10분부터 7시까지 / 98.1 MHz)에서 방송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