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이병기 현 국가정보원장을 청와대 신임 비서실장으로 내정한 것에 대해 여야가 극명한 입장차를 보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청와대의 인사에 대해 “음지에서 일하는 정보기관의 수장을 국정운영 중심에 임명한 것은 사상 유례 없는 잘못된 인사”라고 맹비난했다.

김영록 새정치연합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인사혁신을 통해 국정운영기조를 바꾸라는 국민의 요구를 거부한 불통 인사이며, 국민 소통과 거리가 먼 숨 막히는 회전문 인사”라고 질타했다.

▲ ⓒ go발뉴스

김 수석대변인은 “소통과 국민 통합에 매진해야 할 비서실장에 현직 국정원장을 임명해서 정보정치, 공안정치의 망령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며 “특보단 인사도 국민의 목소리를 직언할 인사로 구성되길 기대했으나 친박 친위부대가 대거 포진된 점도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정의당 김종민 대변인도 “이병기 비서실장 내정자는 지난 1997년 북풍공작의 주범, 2002년 차떼기로 돈 상자를 실어나른 주범”이라며 “대선 개입 댓글로 민주주의를 무너뜨린 국정원에 취임해 어떤 개혁도 추진하지 못한 수장을 비서실장에 앉힌다는 것은 국가권력의 불법선거 개입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라고 꼬집었다.

반면, 새누리당은 “적재적소의 인사”라고 평가하며 청와대 인선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권은희 새누리당 대변인은 “외교와 정무 경험이 풍부한 정보통으로서, ‘왕 실장’으로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지향형 실무 비서실장으로 청와대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권 대변인은 “국회와의 소통강화에 힘쓰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라며 “새누리당 주요 의원들이 특보로 활동함으로써 당청 관계가 훨씬 더 원활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박 대통령은 청와대 비서실장에 이병기 현 국정원장을 임명하고, 이 국정원장의 내정으로 공석이 된 자리에는 이병호 전 국가안전기획부 제2차장을 내정했다.

청와대 홍보수석으로는 김성우 현 대통령 사회문화특보를, 신설된 대통령 정무특보에는 새누리당 주호영, 김재원, 윤상현 의원을, 홍보특보에는 김경재 전 새누리당 의원을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