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10년 전보다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노동연구원 김복순 책임연구원이 통계청 자료를 분석해 내놓은 ‘사업체 규모별 임금·근로 조건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 직원의 월평균 임금은 대기업 직원의 56.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직원 임금이 100일 때 중소기업 직원 임금은 56.7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또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간 대기업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238만원에서 359만 8000원으로 51.2% 상승하는 동안 중소기업 근로자는 142만 3000원에서 204만원으로 43.4% 오르는데 그쳤다.

특히 중소기업 정규직이 대기업 비정규직보다 임금을 적게 받고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소정 근로시간을 고려한 시간당 평균임금을 사업체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정규직이 시간당 2만1568원, 대기업 비정규직 1만4257원, 중소기업 정규직 1만 2828원, 중소기업 비정규직 8779원 순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정규직 임금을 100이라고 봤을 때 대기업 비정규직은 66.1, 중소기업 정규직은 59.4,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40.7을 받고 있는 셈이다.

▲ ⓒ 한국노동연구원

기업 노조 유무를 고려하면 임금 격차는 더 커졌다. 노조가 없는 중소기업 비정규직 근로자의 임금 수준은 노조가 있는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의 38.6%에 불과했다. 이는 10년 전 44%보다 격차가 더 벌어진 결과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복순 책임연구원은 “최근 중소규모 사업체 고용증가세가 4년 동안 이어지고 있지만 중소규모 사업체의 임금수준이나 사회보험가입률, 노조 조직률은 대규모 사업체에 비해 열악하다는 사실을 재확인 했다”며 “일자리의 ‘질’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 지표인 ‘임금’을 기준으로 볼 때 사업체 규모별 임금격차는 10년 전에 비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나 고용증가세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소규모 사업체에 대한 지원과 더불어 중소규모·대규모 사업체의 비정규직 근로자의 처우개선을 위한 현실적인 정책수단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사업체 규모에 따른 차별에다 근로형태에 따른 차별까지 가중된 구조를 보이고 있어, 이에 따른 양극화를 해소하려는 정책적인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